우리가 그 시절 정말 사랑했던, 유진우에 대하여
(진우야. 비록 19살 소년이 아니더라도 꼭 이렇게 너를
부르고 싶었어)

후반부의 피폐해진 진우도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지만,
오늘은 청량했던 그라나다 기차역의 유진우, 악몽이 그를 찾아오기 전의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하게 된 진우의
모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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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이상하지 않니?
작가도 초반에 반응이야 어느 정도 짐작하겠지만,
캐스팅 수준이 있는데 그랬겠지.
이 정도로 모두가 유진우와 단체로 사랑이 빠진 듯한
반응은 예상 못했을걸.
그렇잖아 자기 생각엔 설정상 흠결이 너무 많은
남잔데.
이혼 두 번에 성격도 너무 독선적인 면이 있고 그토록
끊임없이 나오는 여주와의 나이 차이까지.


돈 많으면, 잘 생기면 다 되는 걸로 착각했을지도 모르지.
맞지 뭐.
솔직히 다들 원하는 조건 아닌가.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라서 말이지.
진짜로 내가 반하게 된 지점들은 그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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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내가 작가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해.
고백하자면 작가의 전작 남주들도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느꼈던 나라서, 내가 왜 이 작가를 애증의 대상도 아니고
한번 안 보자고 결심했으면 그만이지, 어느날 우연히 남주에
발목 잡혀서 똑같은 일을 또 겪는 건가.
매저키스트도 아니고 말이지.

그래서 생각해 봤어 이유를.

초반에 작가 성별 모르고 보면 여성 작가 아닌거
같다는 글 봤는데, 맞아.
되게 건조하지 삭막할 정도로.
바싹 마른 세탁물 같아.
다른 잘 알려진 작가들 대사 톤이 물기 가득 배인
느낌이라면 말이야.

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선명해지지.
대조를 이루면서.
한쪽에서 장조 major 가 연주되는데 이쪽에서 갑자기
단조 음이 들린다면 낮은 그 소리에 더 집중하게 되고
잘 들리게 되는 효과랄까?

그러니까 그건 우리가 그동안 너무 많은 말들을 들어와서
때로는 침묵이 그리운 것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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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진우야 비지니스 하는 사람이고 회사 대표인데
말 그럴싸하게 하려고 하면 못 할 말이 뭐가 있겠어.
천사도 유혹하는 악마같은 매력을 가졌는데.

근데 희주 앞에선 생략된 진실이거나 침묵으로 상대한
적은 있어도 부러 거짓으로 대한 적은 없다고 생각해.

그녀를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게임 개발자의 누나, 미래의
중요한 사업 파트너가 될 여자로만 생각했던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야.
그녀의 도움을 받고 어떤 사람인지 알고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 후로는 사소한 거짓말도 한 적 없어.
그녀에게 상처가 되고 그래서 그것이 자기에게 불리하더라도
그냥 인정하고 솔직하게 팩트만 전달하지.
아니면 침묵하거나.

이건 그동안 유진우가 다른 사업 파트너를 대할 때 써왔던
방식과 전혀 다르고 그것으로 이미 희주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알 수 있지.
진우한테.

그때 계약서 작성할때 자기가 그동안 써왔던 진실을 다
말하지 않는 식으로 그녀를 속였던 것도 계속 후회로 남았을
거고 그래서 희주 질책에 그렇게 상처받은 모습이 되었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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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이게 아무리 로맨스가 아니라 장르물이라지만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남주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안 하는 드라마라니.


고백이 없어.
고작 한다는 게 희주에겐 전하지도 못한 독백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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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드라마라면 식당에서 밥 먹을 때도 분명히 한마디
대꾸라도 했을거야.

그런데 바로 그래서 더 절실해.

진짜 같고 보면서 마치 내가 희주인 것처럼 두근거리고.
그 남자의 숨겨진 진심이 뭔지 상상할 여지를 주거든.

신비롭기도 하고.
속을 모르겠으니까.

그리고 저기서 진우가 말주변이 없어서, 진짜 자기
감정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를 몰라서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초반 말 몇 마디로 상대를 반쯤 죽여 놓던
말발의 소유자 아니던가)
지난 일 년의 시간 동안 말이란게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아무 힘도 없는지를 너무 잘 알게 된 탓이
큰 것 같아서 너무 이해돼.
누구도 진실을 말해도 믿으려 하지 않을 때, 진우라면 어떤 말도 변명처럼 들리는 게 구차해서 차라리 침묵해 버릴
테니까.

사람들이 이제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지 아무런 관심도
없고 상관도 하지 않겠다고.

후반부에 작가는
그렇게 긍지 높고 고결한 진우에게 대체 무슨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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