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이 30대 후반

20살 때 그래도 열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 붙었다가

집 형편 때문에 졸업도 못 하고, 솔직히 말해서 20대 초반은 거의 거지처럼 보냈다.



20대 후반에 전문대 기계과 겨우 졸업하고

대기업 현장직 교대근무로 들어갔어.

그냥 평생 공장 바닥에서 살겠지 싶었는데,

운 좋게 외국계로 이직하면서 생산관리 주간직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환경 업무까지 같이 하게 되면서

회사에서 “환경공학 공부해라” 해서 야간대로 편입해서 학사까지 마쳤고.



그러다 결혼하면서 처가 쪽 지역으로 회사 옮기고,

기계 짬밥 + 생관 짬밥 + ESG 짬밥이 섞인 하이브리드 경력이 돼서

지금은 중견회사에서 기획 쪽 업무 하고 있다.



근데 이 지방 동네에서 이직해봐야 결국 거기서 거기라는 한계가 느껴지더라.

그래서 과장(진) 직급 달고 있는 지금, 내 돈 들여서라도 판을 좀 바꿔보려고 대학원 지원했고

지거국 AI 관련 대학원 한 군데는 이미 합격,

지방과기원 기술경영 쪽은 면접 기다리는 중이다.



사실 나, 돈 한 푼 없던 전문대 시절에

아침 9시부터 밤 10시 반 야간반 끝날 때까지 실습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지내면서

한 달 150 정도 벌던 학생이었다.



며칠 전에 그때 근로학생 담당하던 교수님께 안부 차 연락 드렸는데,

내가 석사 따면 강의할 자리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하시더라.

정말 될 거라고 기대까지 하진 않지만,

그 말 하나가 꽤 오래 마음에 남았다.



지금 힘든 애들 있을지 모르겠는데, 진짜 인생 모른다.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 나와도 추락할 수 있고,

전문대에서 근로장학생 하던 애가 나중에 교수님 얘기 들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그냥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거 하나씩, 끝까지 밀어붙여 봐라.

생각보다 인생이 길고,

꽤 뒤늦게 판이 뒤집히는 순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