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재정 역량을 볼 수 있는 총량 지표는 연간 예산규모다.

어느 두 대학 간의 예산 규모가 완전히 다른 수준이고, 예산규모의 차이가 계속 누적되어 간다면 두 대학 간 경쟁은 볼 것도 없다.


이러한 연간 예산규모와 동전의 앞뒤처럼 연관된 좀더 근본적인 지표가 있다면 그것은 대학이 보유한 기금 규모다.

연간 예산규모가 유량변수(flow variable)라면, 대학이 보유한 대학기금은 저량변수(stock variable)다.


미국의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이 왜 전세계 최고 대학이고, 미국에서 왜 명문 사립대가 주립대들을 압도하고 있는가?

바로 미국의 명문 사립대들이 오랜기간 축적해서 이제는 넘사 수준이 되어버린 대학 보유 기금 덕분이다.


미국 명문사립대들의 기금 보유현황은 다음과 같다.(2023년 기준)


- 하버드 : 약 418~507억 달러

  • - 예일 : 약 311~423억 달러
  • - 스탠퍼드 : 약 289~353억 달러
  • - 프린스턴 : 약 259~358억 달러 
  • - MIT : 약 183~183억 달러 

미국의 주립대들은 물론 주정부에서 재정지원을 받는다.

캘리포니아나 미국 중서부 등의 인구 및 경제 규모가 큰 메이저 주들은 주립대의 대학운영비용으로 막대한 지원을 한다.

대신 주립대들의 등록금은 명문 사립대의 1/2, 혹은 1/3 수준이다.


반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의 명문 사립대들은 주립대와 달리 사립대의 자율성을 활용하여,

등록금도 자율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고,

특히, 동문이나 기업가들로부터 막대한 기부금을 받아오면서, 이것이 50년, 100년이 누적되면서,

이제는 위 자료와 같이 다른 주립대들과는 넘사 수준의 기금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비싼 등록금과 막대한 누적 기금을 통해서 명문 사립대들은 인프라나 연구 기금에서 넘사 수준이 되었고,

이러한 막강한 자금력은 오히려 재능은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다 충분한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미국의 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연구비는 사립과 주립을 가리지 않는다.

상위 20개 정도의 대학에 연구기금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제 우리나라 대학들도 대학기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일부 대학은 국내에서는 다른 여타 대학들에 비해 압도적이다.

그러나 글로벌 수준에서 미국 등의 명문대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연세대는 이미 꽤 오래전에 미국 대학들처럼 대학기금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최초 기금이 3,000억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어느 정도 수준으로 증가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쨋든 미국 대학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작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인 2025년도 연세대의 예산규모는 7조 5천억원 이었다.

현재 급격하게 예산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제는 대학기금에서도 폭발적인 증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의 최상위 사립대의 기금 규모가 300억달러, 한화로 하면 42조원이다.

연세대가 대학기금에서도 이 정도의 수준에 올랐을때 비로소 미국의 최상위 사립대와 진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대학규제, 소위 3불 정책도 폐기되어야 한다.

등록금 규제도 지금은 등록금 동결은 해제하되 이전 3개년간 물가상승율 평균의 1.5배로 제한하는데 

사립대에 대한 등록금 상한제는 타당한 근거가 없다.

제대로 여건도 안갖추고 등록금만 과도하게 올리는 대학은 수요자인 학생들이 지원을 안할 것이다.

그러니 등록금 제한을 풀어도 우려하는 바와 같은 등록금 폭증 사태는 없을 것이고,

오히려 정말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장학금과 생활비 지원이 보다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