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대가 글로벌 기준에서 초일류 대학이 되어야 하고, 조만간 선택과 결단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본다.

 

서울대에 놓여진 결정은 향후 국립대학들 전체 차원에서 지거국들과 서로 역할분담을 해야 하고, 주요 사립대들에 대해서는 국립대가 맡기에 적합한 분야에 좀 더 치중하고 사립대가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하게 넘겨서 국립대 본연의 역할을 더 잘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서울대에는 오랜동안 깊숙이 각인된 사고방식이 있는 것 같다.

모든 분야에서 서울대가 뒤지는 분야가 있으면 안되고 서울대가 국내 최고여야 한다는 어찌보면 강박관념.

 

1. 전파천문대(KVN) 사업

 

전파천문대 사업은 남한 지역 3곳에 전파망원경을 설치하는 사업이었고 지역은 서울, 울산, 제주였다. 이렇게 위치를 잡은 것은 남한 지역에 전파망원경 3개를 적절한 위치에 세우면 남한 전체면적 만한 크기의 전파망원경의 효과(초장기선 간섭 관측법)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통일 후에 북한 지역 2곳에 전파망원경을 세우면 한반도 면적만한 전파망원경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서울지역에서는 연세대 신촌캠, 서울대 관악캠, 경희대가 공모에 응했고 최종적으로 연세대가 선정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서울대 평창캠퍼스에도 네번째 전파망원경이 설치, 완료되었다.

공모절차가 있다는 어떤 소식도 들어본 적이 없다.

애당초 남한 지역에는 3곳에 전파망원경을 세우면 남한 면적의 전파망원경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과연 서울대 평창캠퍼스에 전파천문대를 세우는게 꼭 필요한 일이었는지 의문이다. 필요했으면 처음부터 4곳에 세우기로 했을 것이다.

 

2. 부산 기장군 중입자치료센터

 

중입자치료센터는 원래 부산 기장군에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이 국내 최초로 추진하였다.

그러다 투자비용 마련이 난관에 부딪혀 공전되다가 연세대에서 추진하여 지난 2023년 먼저 중입자치료센터가 개원하였다.

그러자 다급해진 부산 중입자치료센터 추진단은 예산문제를 해결하고 서울대 병원을 협력기관으로 끌어들였다.

아마도 연세의료원이 가진 브랜드 파워에 대응하기 위해 저 멀리 있는 서울대 병원을 선택한게 아닌가 한다.

 

부산대 의대나 병원도 충분히 훌륭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2류의 이미지가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여기서 과연 서울대 병원은 꼭 저 멀리 부산에 있는 중입자치료센터의 협력기관을 수락해야 했을까

의료계 최대의 경쟁관계인 연세대가 중입자치료센터를 최초 설립하고, 반면 서울대 병원이 당장 설립하기에는 예산 등 해결이 난망하니 부산대에게 맡겨도 좋을 일에 무리해서 참여한 것이 아닐까 한다.

 

3. 시흥시-서울대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

 

세계최고의 아일랜드 NIBRT 프로그램을 도입한 K-NIBRT 사업이 전국 공모에 붙여져 지자체-대학 컨소시엄 간 치열한 경쟁 끝에 송도의 바이오산업 기반을 강점으로 연세대-인천시가 선정되었고 송도캠퍼스에 현재 완공되었으며 연간 2천명의 전문인력이 배출될 전망이다.

경기도 시흥시-서울대 컨소시엄 역시 공모에 참여했으나 최종 탈락했고 결과에 관계없이 시흥시와 서울대는 자체적인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를 설립했다. 배출인력은 연 1,500명이라고 한다.

 

물론 시설규모는 연세대가 2천평인데 반해 서울대는 447평 규모이고 프로그램 질에 있어서는 연세대와 비교가 안된다.

연세대의 K-NIBRT 프로그램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문인력 양성 과정이다.

 

서울대가 송도캠 입주를 신청했으나 연세대가 먼저 55만평의 토지를 선점하고 남아있는 토지가 서울대가 희망하는 규모에는 훨씬 못미치자 서울대는 과감하게 송도를 포기한다. 그리고 이때 경기도 시흥시는 서울대와 시흥캠퍼스 협약을 맺게 된 것이다. 역시 서울대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여 지역 발전에 활용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4. 나의 개인적인 느낌 - 서울대의 탐욕인가, 오만인가, 아니면 서울대의 브랜드파워를 이용하려는 지자체에 희생되는 것인가

 

위의 세가지 사업에서 서울대의 결정을 보면 뭔가 서울대가 자체 발전전략에 따라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경쟁 대학이 최초, 최고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는 것에 대해 서울대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오기일 수도 있고, 오만일 수도 있으며 혹은 이를 이용하려는 지자체에 희생 당하는 모습이 언뜻 보이기도 한다.

 

서두에 쓴대로 서울대는 이제 최고 국립대로서 자신들이 해야 할 기능과 역할을 고민하고 보다 정밀한 발전전략을 수립해서 우왕좌왕 하지 말고 글로벌 초일류 대학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