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판결로 들끓는 의료계 앞에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다. 비의료인의 문신·반영구화장 시술을 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를 진행 중이다.

대법원은 사안이 재판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거나 종전 판시에 대한 의견 변경 필요성이 있는 경우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 이번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관련 판결도 전원합의체 판결로 기존 판례가 변경됐다.

비의료인 문신 시술 행위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1992년 이후 30년간 보건위생상 위해를 이유로 의료법 위반이란 입장을 고수해왔다. 헌법재판소도 비의료인 문신 시술 행위를 처벌하는 의료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법학계와 법조계는 최근 정부·입법부 동향과 사회적 추세가 문신·반영구화장 관련 판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신설한 규제심판회의 7개 대상 중 하나로 '비의료인 반영구화장'을 선정하고 민간전문가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22대 민생입법과제에는 '타투합법화법'이라는 이름으로 문신·반영구화장 관련 법안이 포함됐다.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중 가장 최근 발의된 '문신사·반영구화장사법' 제정안은 여당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내놨다. 강 의원은 "법 체계와 현실에 괴리가 있다"면서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백경희 교수는 최근 한국의료법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문신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국민 공감대가 변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문신사 법안이 발의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2022년 3월 헌재 결정에서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은 5인이었고) 다른 4인이 위헌 의견을 제시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청주지방법원에서 눈썹 문신 시술을 해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미용사가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법조계는 청주지법처럼 '앞서간' 판결이 등장하고 대법원이 관련 사건을 전원합의체 판결에 부치면서 문신 시술에도 시대적 흐름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는 "이번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판결처럼 문신에 대해서도 기존 판례를 변경하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변호사는 "반영구화장 등이 침습적 행위로서 (무면허자가 하면) 의료법 위반이냐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침습적 행위에 대해 시대적 흐름을 감안한 해석을 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A변호사는 "문신을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이제 일부라고 치부하기엔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 외) 무면허 의료행위 영역에 남겨두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양성화에 면허를 주고 통제해 문제를 방지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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