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영어실력을 키워 준 것은 팔할이 성문종합영어였다. 
 그와 더불어 영문해석1200제도 든든한 나의 우군이 되었었다.

고등학교 일학년때 영어선생님의 추천으로 시작된 성문 시리즈와의 만남.
영문과에 재학중이던 친구 누나의 소개로 알게된 1200제.

하루가 다르게 무럭 무럭 커나가는 사춘기 시절의 몸처럼 ,
이들 교재에 대한 회독수가 점차 증가하자 나의 영어 실력 또한 급상승 하기 시작하였고
대학입학시험에서도 영어 만큼은 좋은 성적이 나왔었다.

대학 입학 이후로는 잊혀져 버린 이 고마운 친구들을
이제 23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본다. 

그 책으로 공부하던 학생은 이제 사십대 초반의 중년으로 변했건만
성문과 1200제는 세월이 흐른 후에도  한결 같은 마음으로 고전의 향기를 뿜어내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표지가 약간 세련되게 변한 것 말고는 내용은 옛날 그대로인것 같다. 수능이 시작 되면서 문제의 구성과
독해지문이 변한 것 같기도 하지만, 단문독해와 장문독해의 위압감은 아직도 여전하다. 어린 시절 나를 기겁하게 만들었던 그 한자의 위용이란 !!

아직도 성문과 1200제는  지금도 대학의 노교수들이 강의 하시는 전공서적의 개론서나 입문서의 분위기 처럼 고풍스럽고 학구적인 느낌을 풍기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이런 느낌이 비주얼에 민감한 요즘 세대에는  거부감으로 다가 오고 변화된 시대에 순응 하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출판 마케팅으로 인식 될 수 있겠지만,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책들의 위상을 고려해 보면 이는 작은 흠에 불과할 것이다.

극단적인 것은 나쁘다.
극좌나 극우 그리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 같이 도그마에 빠져 허우적 대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극단주의자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영어교재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기 과거에 성문종합영어로 좋은 결실을 거뒀다해서 아버지가 자식에게 삼촌이 조카에게
강압적으로 성문을 권유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마치 성문종합영어가  영어공부 방법론의 전부 인 것
마냥 호도하며 성문이 최고이고  성문종합영어가 아닌 다른 교재로 공부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사람도 있다.

한편 성문종합영어를 일본식 영어의 폐해의 주범이니 회화교육을 망친 주원인이니 하며 공격하는 사람도 있고 , 성문과 1200제의 숙명인 구시대적인 편집과 구성방식을 비판하며  시대에 뒤 떨어진 책이라 비판하는 사람도 있으며 심지어는  발전된 교수법과 언어학의 성과로 인하여 이젠 절대 공부 해서는 안되는 교재라고 호되게 질책하는 이도 있다.

이들 두 견해는 각자의 개인적인 정당성과 그 개개의 논리적 근거는 있을 지언정 결국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표출한다면 설사 그것이 권유나 충고의 형태로 포장되어 있더라도 결국 앙극단의 어느 한 유형에 불과할 것이다.

성문종합영어와 1200제는 수많은 교재중에 불과한 것 뿐이다.
책중의 최고도 아니요 반대로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골방의 노인네도 아니다.
그냥 개인의 수준과 취향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영어 교재에 불과한 것이다.
이들 책은 고전문학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논리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흥 하던지 퇴출 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영어 전문가도 아니고 영어실력도 하수에 불과하지만 한때 성문을 공부해 본 사람으로서
성문이나 영문해석 1200제 대한 대략적인 접근 방법은 이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초학자나 비주얼을 중시하거나 지루한 편집방식에 쉽게 실증을 느끼는 사람은
보기가 힘든 책이라 생각합니다. 성문이나 1200제의 경우 문법은 무미건조하게 나열되어 있고 자습서가 있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독하기 에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독해의 경우 한글로 해석된 내용을 보더라도 석학들의 글들이 많은 관계로 어느 정도 인생을 경험 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해가 쉽게 되는 않죠. 그리고 토익을 현실적인 이유로 단시간에 끝내려는 분들도 맞지 않은 책이겠죠. 왜냐면 성문은 엉덩이 무겁게 해서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보는 책이기 때문이죠. 물론 모든 학문을 하는 사람의 자세이겠죠.

이런 이유 때문에 초학자들은 성문을 보는 것 보다 다른 입문서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것 같습니다. 요즘은  보기에도 편하게 편집되고 구성된 더구나 예쁘기까지한 문법교재가 얼마나 많습니까 !  어쩌면 제가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성문을 보지 않았을수도 있었겠죠.

개인적으로는 중급정도 수준이 될때 성문종합영어나 1200제를 접근 해 본다면 상당한 실력이 향상됨을 느낄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이 책들의 강점은  구문독해인대  시중에 많은 구문독해집이 나와 있겠지만 옛날 책이라 해서 요즘 출판된 책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은 훌륭한 책입니다.

흔히 성문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성문에 문법적 오류와 현대영어의 어법에 부합하지 않은 표현이 있다고 하는대 , 일단 오류없는 책은 없으며  성문의 오류에 대하여는 성문으로 수업하시는 분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카페를 검색해 보면 정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성문을 비판하는 사람중에 영어 교수법의 눈부신 발전에 비해 성문은 너무 구식의 책이여서 보지 말아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영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영어교육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니 그분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죠.

그러나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영어를 만나는 영역은 결국 수험영어이거나 교양영어일 것입니다. 요즘의 트렌드는 리스닝이나 스피킹이지만 결국은 그것도 수험영어의 범주에 분류될수 있겠죠. 그렇다면 수험영어 영역에서 발달된 교수법이나 언어학의 성과가 반영된 최첨단의 수험서적이 무엇일까요 ? 저는 그 분야를 잘 모르지만  분명 좋은책들이 많겠죠. 하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교양영어를 하는 입장에서 현재 홍수 처럼 쏟아지는 최신의 책에 비하여 성문이 혹돈한 비판을 받아야 할 저급의 책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옛날 책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성문이나 1200제의 경우 망라된 문제들을 통해 문법과 작문 실력을 향상 시킬수 있고 특히 구문독해에 있어서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수준 높은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물론 구문독해의 경우에도 성문의 특성상 독해 지문을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시중의 다른 좋은 구문책으로 어느 정도 구문에 대한 이해를 거친 다음에 성문의 주옥같은 명문장들을 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 구문용 추천 책으로는  백만사의 유진 선생의 영어구문론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과거 제가 공부했던 구닥다리 책입니다. 그러니 저한테만 의미있는 책이죠.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시고 서점가서 직접 보셔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다면 공부 하시는 것도 좋을것입니다. 두번째 책은 프린시피아 영어구문독해를 추천합니다. 수험가에서는 고시나 공무원 준비하는 분들이 많이 보시는데 요즘은 토익 강세 때문에 주춤 한 것 같지만 훌륭한 책입니다. 약간 구식의 버전에 공부하기 많은 인내를 요하는 책입니다)

* 제가 다시 성문과 1200제를 구입하게 된 이유.

 얼마전에 우연히 기사를 검색 하다가 송성문 선생님이 이년전에 작고 하신 것을 알았습니다. 서로 얼굴도 뵌 적이 없지만  그래도 제 청춘 시절 책을 통하여 뵙게 된 은사님이라 할 수 있는대, 그 분을 추모하기 위하여 소장용으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1200제는 송성문 저는 아닙니다)

두번째는 고등학교 시절의 나와 대화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때 학원강의와 자습서를 통해 성문의 장문독해를 각개 전투로 하나씩 격파해 나가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손발이 오그라 드는 이야기지만 제가 실력이 향상됨을  몸으로 느껴가는 것이죠. 그런데 도저히 넘어갈수 없는 벽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고등학생의 인식수준과 미천한 경험으로 그 주옥같은 명문들의 의미를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는 것이죠. 물론 이거 이해 못한다고 영어점수에 전혀 영향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난 지금 제 자신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제 자신과  대화해 보고 싶습니다. 얼마전에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을 거의 25년만에 라디오 드라마로 들었습니다. 살기 힘든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모양입니다. 가장으로서 운수좋은날을 듣는데 고등학교대 절대로 느끼지 못했던 삶의 아픔과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존재감이  절실하게 다가왔죠. 그때 불현듯 성문종합영어의 독해지문들과 1200제의 어려운 구문독해들을 다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수험영어에서 해방 되었으니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인센티브 리딩을 해 볼 수 있겠죠.

* 써놓고 보니 일기가 되었습니다.  순간 글 올리지말까 하는 망설임 있었지만 그냥 올려 봅니다.
*  영어 전공자가 아니고 영어실력도 좋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성문의 좋은 점이나  공부방법론은 쓸게 없고 결국 제 이야기만 했습니다.

* 꿈을 향해 달려가며 영어를 공부 하시는 모든 분들이 좋은 결과 얻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