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사람인 주명여는 \"책을 쌓아만 놓고 읽지 않는다면 물건을 마구 버리는 짓이나 다름없다. 또한 여러 분야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은 이곳저곳을 한가롭게 돌아다니며 노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위진남북조 시대 제나라 사람 왕승건은 자식들에게 훈계하기를 \"왕년에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삼국지』를 얻어다 책상머리에 백일 동안 놓아두었다. 그러나 다른 책을 보느라 그 책에 담긴 내용을 분별하지 못했다. 이것은 종일토록 자신을 기만하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짓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결코 너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송나라 사람인 황산곡은 단돈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반고가 지은 『한서』는 독서하기에 가장 좋은 책이다. 그러나 모름지기 권수와 차례의 순서에 따라 한 자 한 자 읽어 나가야 한다.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이 자신의 가슴속에 들어오도록 해야 반고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사마온공은 \"독서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권의 책을 끝까지 다 읽고 그만두는 경우가 적다.\"고 했다.

송나라 사람인 하섭은 책상 위에 오로지 한 책만을 놓고, 그 책을 끝까지 모두 보기 전에는 다른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명나라의 왕구산은 독서할 때마다 책의 첫머리부터 끝부분까지 꼼꼼히 읽었는데, 수백 권 속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글자로 쓴 주해나 주석까지 한 글자도 함부로 보아 넘기지 않았다.

그는 \"독서란 입신(立身)의 이치와 같다. 모름지기 그 시작과 끝이 분명해야 하고 구차하게 끝맺어서는 안 된다. 지금 시렁 위에 몇 권의 책이 있다고 치자. 대충 훑어보고 즉시 싫증을 내어 내팽개쳐 버린다면 어리석고 거칠어 갈팡질팡 헤매게 될 것이다. 또 앞에서는 잊어버리고 뒤에서는 잃을 것이므로, 학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물건 구경하는 재미에 정신이 팔려 뜻과 눈만 해치는 꼴이 되고 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