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아래와 같이 디씨인사이드에 글을 썼다. 평일 오전시간에 공원에서 뭔가 한다는 얘기가 있는 걸 보니, 무직 상태인것 같다. 이 사람의 인생과 세계관이 담긴 짧은 소설을 써봐라.


제목: 한국인이 영어 못하는 이유


다들 아파트나 원룸에 살아서 큰 소리를 내기 힘듬

지금 사람 아무도 없는 동네 공원에서 셀프로 연극하면서 느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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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동네 공원. 아침 햇살이 나무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고, 푸른 벤치와 나무 그늘이 어우러진 이곳은 한낮의 적막이 무색할 만큼 고요하다. 오늘도 A는 그 공원에 나와 있다. 주변엔 아무도 없다. 평일 오전 시간, 모두가 일터나 학교로 떠난 시간대에 이곳을 점유할 사람은 그뿐이다.


A는 무직이다. 직장 생활을 한 적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일에 흥미를 잃었다. 그에게 세상은 한없이 빠르고, 타인의 시선과 목적이 얽힌 이 사회는 불편했다. 그는 세상의 고속열차에서 내리듯 직장을 떠났고, 아침의 공원에서 홀로 무대를 세웠다. 그것은 연극을 가장한 그의 독백이었다.


“한국인은 영어를 왜 못할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또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한 말투로 그는 중얼거렸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힘들어하는 이유가 아파트 생활 때문이라는 깨달음을 떠올린 것도 바로 이곳에서였다. 방음벽 뒤에서 살고, 이웃과의 소음에 민감해진 사회. ‘조용히’,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수가 되어버린 나라에서 어떻게 큰 소리를 내며, 다른 언어를 연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공원의 작은 언덕 위에 섰다. 이제 자신만의 작은 연극을 펼칠 차례였다. 그는 손을 허공에 뻗으며, 상상 속 관객에게 자신만의 진실을 토해냈다.


“저기, 혼잣말이라도 영어로 말해볼까? Hello! How are you today?”


하지만 그 영어가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져, 금세 말끝을 흐리고 만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가 이내 다시 주저앉았다. 아무리 주변에 사람이 없다 해도, 그가 만들어낸 이 작은 독백의 무대가 사람들로 가득 찬 듯 긴장됐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염려가 잠시 스쳐갔다. 그런 생각조차 사치인 것을 알면서도 그는 여전히 눈치를 본다.


“결국 우리가 큰 소리로 무언가를 말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나?”


A는 스스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순간 공원 어디에선가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을 휘날렸다. 그 소리마저 A에겐 하나의 박수처럼 느껴졌다.


그는 오늘도 공원에서 잠깐 동안의 공연을 마친다. 누구도 보지 않는 무대지만, 그런 이유로 자유로운 무대. 돌아가는 길, A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내일은 좀 더 큰 소리로 말해볼까? 그래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