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 고작 한번 나갔다 왔다고 도로 도크행입니까?"
"예산과 시설과 시간과 기술자가 다 없는데 어떡하겠냐?"
그리드 086의 사건으로부터 일주일 뒤.
정오의 햇살이 비치는 가운데 BAWS 제 2공창은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코랄 전쟁 당시까지만 해도 공창의 주된 업무는 MT나 범용 병기의 생산. 해방전선에 납품할 BASHO 프레임과 AC용 무장. 그리고 그 탄약의 생산 정도였지만 전후의 공창은 다소 사정이 달라졌다.
원래도 루비콘 3 최대의 공업 시설이라는 소리를 듣던 마당에 전쟁이 끝나면서 집권한 신정부 - 엄밀히 말해 아직은 수립 준비 중이라지만 - 에 의해「벽」과 함께 전후 부흥을 위한 중요 거점으로 지목되어.
이제 와선 단순한 군수 공장이 아닌 병기의 종합 개발 거점으로써 발람이나 아르카부스 같은 외성기업이나 구 PCA의 병기들을 멀쩡한 것 박살난 것 가리지 않고 끌어모아 복원, 분석, 개발하는 곳이 되었다.
그리고 플로리안이 내려다 보고 있는 건 지난번의 강습함「섬 돌마얀」호였다.
본래 아르카부스가 노획해 카르만 라인의 전투에 투입했다가 함교가 파괴당해 바다에 가라앉았던 구 PCA의 강습함을 도저들이 인양해 BAWS에 팔아넘긴 것으로 동형함인「인덱스 더넘」호와 함께 최근에야 복원한 것이다.
하지만, 말했듯이 고작 한번 나갔다 왔다고 저 꼴이다.
그리드 086에서 둘을 구조하고 나서 회항하던 도중. 제너레이터 고장만 6번을 일으켜 하마터면 지상에 격돌할 뻔 했고, 어찌어찌 기적적으로 제 2공창에 입항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대로 도크에 들어가 오버홀 중.
"....공주님 쪽은 어떱니까?"
행거의 2층 난간에 몸을 기대고 도크 쪽을 보던 플로리안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포토맥 반장에게 물었다.
"큰 공주님? 아니면 작은 공주님."
"둘 다죠."
스노우 화이트와 935를 말하는거다. 그 사건 이래 그럭저럭 명성이 드높아져 AC나 파일럿이나 둘 다 공주님 취급. 크기의 차이로만 구분하게 되었다.
"먼저 큰 쪽은 말이다...."
포토맥 반장은 없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뒤편을 가리켰다. 스노우 화이트는 외장을 떼어내고 새 장갑판을 다는 작업이 한참이었다. 손상이 심해 아예 새로 다는 쪽이 싸게 먹힌다나. 내장 부품은 천운으로 고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작은 쪽은 병실에서 조정 중. 가보지 그러냐?"
"그게, 지난번 일 이후로는 묘하게 차가워져서 말입니다. 사춘기라도 온 걸까요."
그러자 포토맥 반장은 눈으로 욕을 하며 플로리안의 등짝을 장갑 낀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악!"
분명 맨손으로 후린건데도 몽키스패너로 얻어맞는 듯한 대미지. 플로리안은 100% 멍이 들었으리라 확신하곤 이마의 상처를 만지작거리며 행거에서 몸을 뺐다.
"....나도 일단은 다쳤는데. 젠장."
935가 조정을 받고 있는 곳은 C구역. 아까의 행거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코랄 관련물 일체가 모여있는 곳이다.
구세대형 강화인간으로 머리에 뇌 심부 코랄 관리 디바이스를 심은 이상 935도 예외는 아니었고, 플로리안은 그녀가 있는 병실을 찾아 문을 두드렸다.
"935, 있어?"
"들어오셔도 괜찮습니다. 아키텍트."
짧은 대답에 플로리안이 병실의 문을 열자. 반라의 차림으로 침대에 기대앉은 935와, 그녀의 경추, 척추, 뇌 심부 코랄 관리 디바이스 등과 연결되어 있는 커다란 메인테넌스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2m 가량의 가림막이 될 수 있었던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입구 반대편에 놓여 있었지만.
"...."
그 장면이 플로리안의 뇌에 전달된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박사 놈. 애를 저렇게 만들어 두고 어디로 간거지?」두 번째로 드는 생각은「지금이라도 빨리 나가야 하나」였다. 제3자에게 들킨다면 사회적인 죽음이다.
아무리 935가 50년 전에 냉동 수면되었다가 깨어난 강화인간이라 해도 사내에서의 취급은 10대 후반에서 잘해야 20대 초반. 그 반라를 봐버렸다는 게 들킨 순간 BASHO 4기에 사지가 묶여 거열형에 처해질 것이다.
"....아키텍트? 무슨 문제라도."
935는 그 와중에도 뭐가 잘못된 지 모르는 듯. 고개를 약간 갸웃하며, 멍하니 서 있는 플로리안에게 말을 걸었다. 한 줌의 수치심도 비치지 않는 눈을 마주치며.
플로리안은 두세번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큼큼, 별 건 아니고. 이불이라도 덮고 있어. 내일까진 조정이 끝나지? ALBA의 시뮬레이터도 곧 완성된다니까 보러 오고."
메인테넌스 디바이스와의 연결 때문인지. 935는 평소보다도 작은 동작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이불을 골반 위까지 끌어당겼다. 얇은 천 아래로 사라지는 흰 다리와 검은 섬유 조각에 플로리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 반, 아쉬움 반을 담은 한숨을.
이거면 됐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 순간, 어깨에 손이 올라오지 않았더라면.
"....박사?"
답변은 없다. 어깨에 올려진 엘카노제 의수가 출력을 올려 어깨를 꾸득꾸득 으깨려든다. 망할 아줌마가.
통칭「박사」본명은 모른다. 알고 있는 건 엘카노 파운드리의 연구원이라는 것. V.IV 러스티의 강화인간 시술을 이 인간이 집도했다는 것. 그리고 지금에 와선 BAWS에 파견되어 강화인간 케어를 맡고 있다는 정도다.
"아. 오셨습니까, 박사."
침상 위의 소녀는 이 상황의 위험성을 모르는지 - 아니, 당연히 모르겠지만 - 박사를 향해 태연자약히 고개를 숙였다. 몸 이곳저곳에 붙은 전극과 플러그 탓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동작은 뻣뻣했다.
"후.... 후후후.... 공주님. 외간 남자는 막 들여서 속살을 보여주면 안되는 법에요오.... 왜 그러셨나요?"
935의 답변에 박사의 귀기 어린 목소리가 스친다.
"그 말씀은 기억하고 있지만. 저는 아키텍트와 동거 상태이기에, 신체를 보여도 정보 보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플로리안은 그 말을 듣자 숙연해졌다. 여기서 죽는군. 이름 하나 남기지도 못하고, 하지만 예상 외로 어깨를 붙잡은 의수의 출력은 점차 낮아져 이내 손을 떼었다. 뒤돌아보니, 박사는 기쁨과 환희가 가득한 표정이었다.
"어머어머어머 얘 좀 봐. 평상시의 반사 수치를 아득히 상회하는 의지 표출도! 강화인간 특유의 희미한 감정이 아닌 확실하게 타인에게 작용하고자 하는 감정!"
박사는 이제 파렴치한 외간 남자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제멋대로 광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플로리안만 간신히 눈치채고 있던 935의 불편한 기색이 더 강해졌다. 그 옆의 살짝 맛이 간 박사도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침을 튀기던 박사는 더더욱 강렬해진 감정의 색채에 반응해 침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지만, 이내「방해할 수는 없지」라며 싱글벙글 웃으며 사라졌다. 마치 폭풍과도 같은 인간이었다.
그렇게 박사가 문 밖으로 후다닥 뛰쳐나가며 흰 가운 자락이 휘날리는 걸 본 플로리안은 어깨를 어루만지며 눈 앞의 935에게 떨떠름하게 말했다.
"....조정 작업을 하러 온 게 아니었나. 그대로 가버렸네. 나도 이제 들어간다. 몸 조리 잘하고."
"감사합니다. 저, 그런데...."
소녀의 목소리는 주춤거리듯 말끝을 흐리다, 결심했는지 그 색을 또렷히 바꾸었다.
"ALBA 프레임의 시뮬레이터, 롤아웃 예정일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파일럿으로서 성실한 것인지, 아니면 소녀답게「그녀의 것」이 늘어난다는 것 자체가 기대되는 것인지. 935는 망설이면서도 재촉 비슷한 말을 입밖에 냈다. 장족의 발전이다. 박사가 봤다면 그 자리에서 기절했을지도.
"뭐.... 신조하는 것도 아니고 스틸 헤이즈 오르투스의 코어를 그대로 유용한 물건이니까. 일주일 전부터 이미 작업 들어간 걸 생각하면 내일 쯤이면 완성되겠네."
공교롭게도 이것도 카르만 라인에서 격추당해 바다에 추락한 뒤. 인양된 물건이었다.
대부분의 파츠는 C병기 같은 것에 당하고 고고도에서 착수한 여파로 박살이 나 있었지만 코어는 터미널 아머가 작동했는지 큰 손상이 없었기에 BAWS로 팔려왔고, 이제는 ALBA용의 시뮬레이터로 개조되는 중이다.
"그렇.... 습니까."
평소와 같은 목소리에 언제나처럼 예쁜 얼굴에 피어난 채인 무표정. 하지만 일상을 같이 보낸 보람이 있었는지, 플로리안은 그녀의 들뜬 기색을 눈치챌 수 있었다.
들뜬 기색이라곤 해도. 처음 보는 간편식의 맛을 기대할 때 정도의 흥분이었지만.
"그런 거야. 이제 진짜 간다."
이 기세로 서서히 한 걸음씩 나아가면 언젠가는 활짝 웃지 않을까. 플로리안은 그런 생각을 하며 그제서야 오는 도중 병문안 용으로 사온 수경재배 사과 바구니를 병상 옆에 내려두고, 손을 흔들며 나갔다.
935의 시선은 그 모습을 잠시 좇았다. 그가 방을 나선 다음에도, 전해지지 않을 눈길을 물끄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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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나온 플로리안은 미처 못 먹은 점심을 퍽퍽하기 그지없는 고형 단백질 바 - 까놓고 말해 밀윔 바지만, 그나마 요즘은 화학적인 첨가물 맛이라도 더해져서 먹을만해 졌다 - 를 씹으며 모노레일을 타고 행거로 복귀했다.
돌아와보니 어디서 새 AC - MELANDER C3 - 가 입고 되었는지 한창 작업자들이 발광봉과 메가폰, 무전기를 들고 이설형 포대를 개조한 자주 크레인을 유도 중이었고.
어째서인지 행거에 들어온 케이트가 그걸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보는 와중. 조금 떨어진 곳에서 스노우 화이트의 내장 수리 작업을 지휘하던 포토맥 반장이 다가왔다.
"공주님은 잘 보고 왔냐? 헤드 브링어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다고 다들 난리도 아니다."
"예 뭐. ....헤드 브링어라뇨?"
플로리안의 물음에 포토맥 반장은 마치 쓸모 없는 구더기를 떠올리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말을 이어나갔다.
"옛 레드건의 AC다. 원 주인은 G5 이구아수. 월벽에서 동료를 잃고 탈영했었는데, 주인은 어디 가고 기체만 돌아온건지 원."
"그렇.... 습니까."
자세히 물어봐야 좋을 게 없겠군. 전에 포토맥 반장이 레드건 출신이라는 건 들었다. 그리고 그 부하들도 적잖이 BAWS의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고, 그들에게 있어서 이래저래 씁쓸한 의미를 가진 기체일테지.
케이트가 왜 저기서 넋이 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인간, 최근에는 기분이 꽤 좋아보였는데. 남편이 이제 착실하게 돈 벌겠다고 선언했다지 않았나.
뭐, 알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플로리안은 그리 생각하며 원래 작업하던 ALBA용 시뮬레이터로 돌아갔다.
작업반의 회의 결과 역사적 가치 - 러스티 본인이 지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 를 감안해 재도색은 하지 않는 걸로 결정되어 견부에 아직 희미하게 입마개 풀린 늑대 엠블럼이 남아 있었고.
오늘 하루만 고생하면 완성될 터.
멀티툴을 허리춤의 공구용 파우치에서 꺼내려던 순간. 갖고 있던 휴대 단말이 진동했다.
확인해보니『모의전 플랜』이라는 압축 파일만이 와 있었다. 발신인은 BAWS 사 아키텍트반의 공유 계정.
뭐지, 혹시 포토맥 반장이 보낸건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반장은 전 아르카부스 출신의 말단을 인치 규격이 아닌 감히 흘러빠진 mm 규격의 렌치를 썼다며 몽키스패너로 두들기고 있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좀 더 윗쪽의 인간이 보낸 것일까.
플로리안은 반신반의하며 파일의 압축을 풀고 상세 내용을 열람해보았다.
....아무래도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할 듯 했다.
다음편에선 독립 용병들 셋을 고용해서 모의전을 열 예정인데
내가 일일히 창작하기도 귀찮으니 3명을 뽑겠다
댓글에 설정이랑 어셈 같이 달아주면 룰렛 돌릴거고
갤기장에서 붙어서 그 결과를 반영할거다
갤기장에서 935 역을 맡아줄 파일럿은 내가 아니라 따로 있음
유저 참여 컨텐츠 ㅋㅋㅋ
바쇼로 벌이는 거열형 ㅋㅋㅋ
적어도 말로 거열형 하는것보다 빠르게 끝나겠네 ㅋㅋ
사지가 찢기는 거보다 AB 분사에 불타죽는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지만
이제 2회차인 뉴비 받아주냐? 피빕 한번도 안해봄 - dc App
어차피 이쪽 파일럿도 개허접이라 괜찮음....
전신 NACHTREIHER시리즈 + 손에 할데만 2정 등에 짐머맨 2정 해서 고속경량근접 기체 설정은 아직 피빕 한번도 안해봤으니 고속경량기체에 환상잇는 응애파일럿 ㄱ - dc App
그냥 어셈 캡쳐하고 설정글을 써서 링크를 달아주셈....
밖인데 ㄱㄷ 집가서 글적음 - dc App
펑크내면 곤란하니까 갤기장에서 일정 정해놓는게 좋지 않을까요
ㅇㅇ 정해둬야 할듯
뭐지, 혹시 포토맥 반장이 보낸건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반장은 전 아르카부스 출신의 말단을 인치 규격이 아닌 감히 흘러빠진 mm 규격의 렌치를 썼다며 몽키스패너로 두들기고 있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거 보고 레드건 죽이러간다
미국인이 인치 쓰는게 뭐가 잘못됐지?
야드파운드법의 안락사... 유일한 희망...
케이트 점마는 이구아나하고 코 꿰인건지 왜저러지
날아만다니는데 제너레이터가 자폭하는거면 강습함이 아니라 플라잉 관짝 수준이잖아ㅋㅋㅋㅋㅋㅋ
루비콘의 저열한 항공우주기술이 문제다
퇴근하고 바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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