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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네펠트 교수가 죽었습니다.


오늘, 아니면 어제.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게 남아있는 곳이라곤야 한 줌의 부스러진 뼛가루와 으스러진 책임감, 그리고 형언할수 없는 공포뿐이니까요.


그 남자, 예르네펠트 교수는 저의 모든 것을 떠안고 생의 저편으로 가버린 것입니다.
정말로, 비겁하게도.

그 남자가 떠나고 난 흔적 뒤에 남은 이들의 몸부림은 추악했습니다.


매일같이 시위가 벌어지고, 사람들이 사람들을 짖밟았습니다.


결국 그 발길질에 치어나가는 이들이 자신들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한채로 말입니다.
교수의 보좌관이었던 에밀 구스타프, 그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그의 행동이 죽어버린 그 남자에 대한 분노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코앞까지 들이닥친 파멸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콜로니의 모두가 예측할 수 있었던 파멸의 앞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던것은, 그도 저와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개인에게 의존하던 집단의 말로란 이미 수많은 자들의 전철로서 알고 있을 터인데, 우리는 그저 책임을 지기 싫어서란 이유로 그것을 무시하고, 또 회피했습니다.


지금의 파멸은 그런 우리들에게 내려진 벌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는 무의미한 발버둥만이 남았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들의 발버둥은 파멸이 찾아온 지금에서 시작하고, 그리고 머지않아 끝날 것이겠지요.

허나 저는 그것을 알면서도 발버둥을 쳐보려 합니다.

무력하게 파멸을 기다리는 짓거리는, 이미 지금까지 해온 참이였으니까요.

저는 지금 이 글을 아나톨리아 콜로니의 외곽, 어느 빈민촌에서 쓰고 있습니다.


유일한 해결책이었던 용병업의 초석이 될 어떤 남자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라스트 레이븐, 그는 세간에서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인간.


시대에 쓰려져버린, 나약한 전사라고 손가락질 받고있는 인간입니다.


강자의 편에도 약자의 편에도 들지 않은 그가 우리의 손길을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기도해보려고 합니다.

부디, 이곳이 그의 안식처가 될 수 있기를.


부디, 이곳이 그를 구원할 수 있기를.


그리고 부디, 그가 이곳을 구원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20xx/x/xx
피오나 예르네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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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글이 원하는대로 안 띄어써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