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갤에 썼던 글인데 아코가 주제인 글은 아니지만 아머드 코어 특히 6계에 대한 언급이 비중 있는 글이라 여기도 올려 봄
흔히 수성의 마녀(이하 수마)에 대한 비판이 아머드 코어식 밀리터리 피폐물 노선으로 갔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순한맛 맹탕으로 끝나서 망했다 이거지
또 실제로 건덕후들이나 로봇물 덕후들의 취향이 대체적으로 아머드 코어와 은하영웅전설의 섞어찌개라는 일본식 워해머40k 에픽 스토리를 원하는 그런 쪽이기도 하고 (일본 로봇물에서 은근히 저런 스케일 큰 에픽 스토리가 잘 안 나오기도 해서 더욱 그것에 대한 수요가 간절함)
마침 아머드 코어 6이 수마에 그런 스토리를 기대했다가 실망한 사람들을 딱 만족시켜주는 본격적인 사이버펑크 기업전쟁 스토리를 전개해서 흥했기도 하고
그리고 수마가 그런 건덕들과 로봇물 덕후들의 취향에서 매우 어긋난 전개와 어긋난 결말로 스토리를 말아 먹은 것도 사실이고
근데 실제로 수마가 그렇게 아머드 코어 은영전 섞어찌개 일본식 워해머 노선으로 갔으면 더 흥했을까?
이게 참 어려운 질문인게, 수마 자체가 "우리 세대는 건담을 몰라요" 하는 뉴비들이 많을 정도로 서양이나 중국에 비해 로봇물의 인기가 뚝 떨어진 현 일본의 상황 아래에서, 뉴비 유입용으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단 거임
근데 뉴비들에게 아머드 코어 은영전 섞어찌개 일본식 워해머를 들이대면 과연 흥했을 지 참 모르겠다
애초에 저 아머드 코어 은영전 섞어찌개 일본식 워해머라는 그 장르 코드가 일본에서는 레알 건덕후들처럼 밀덕후 역덕후 같은 걸 겸하는 나이 많은 올드씹덕들이나 물고 빠는 거거든
진지하고 어두운 중2병 그림다크 스토리(이런 스토리를 특히 잘 그려내는 회사가 아머드 코어를 만들기도 한 프롬이기도 함)를 여전히 좋아하는 서양이나 중국에서는 아직도 대중적인 코드이고... 특히 중국 애들이 매우 물고 빠는 코드이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인 상황임 수마 제작진도 이걸 알아서 일부러 결말에서도 악당들에 대한 확실한 단죄를 하지 않는 등 그림다크함을 좀 빼려 했다는 투로 인터뷰에서 의도를 밝히기도 했고
그리고 수마는 세계 시장도 세계 시장이지만 그 이전에 일본 내수 시장에서 로봇물을 잘 모르는 뉴씹덕들을 건담으로 입문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었으니
의도적이었던 아니면 어른의 사정 때문이었던 스토리가 망가지는 건 필연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스토리의 완성도가 건덕후의 입장에서 높게 나오면 그걸 뉴비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장담을 못 할 거이니
아머드 코어 6이 수마와 정반대 노선 스토리=우리들이 수마에 원래 원했었던 노선의 스토리를 전개해서 흥했긴 한데, 얘는 애초부터 기존 메카물 덕후들 노리고 출시된 거지 요즘 젊은 애들이 플레이할 걸 상정하고 만들었던 건 아니라 반다이 입장에선 참고하기 좀 애매할 듯
뭣보다도 건덕후들이나 로봇물 덕후들이 수마 최종화에 대해서 간지나는 전투씬 뽕이 없잖아 하고 비판을 할 때, 정작 요즘 젊은 애들은 스토리 자체의 헛점을 지적했지 간지나는 전투씬 뽕이 없다는 로봇물로서의 근본적 문제라던가 그런 장르적 요소에 대한 지적은 별로 없었다는 거에서부터(애초에 요즘 젊은 애들 머릿속에 로봇물의 장르적 요소에 대한 이해 자체가 있을 리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지만) 반다이에게 수마가 고민거리를 좀 안겨 줬을 거 같긴 하다
수마가 어마무시하게 흥행 성적을 올리고 뉴비들을 많이 끌어 모은 것도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요즘 젊은 애들은 지금까지의 건덕후들이나 로봇물 덕후들과는 애니를 보는 관점 자체가 아예 달라 버린다는 것도 증명되어 버렸기 때문이지
일단 일본 내수 시장의 요구하고 서양 시장이나 중국 시장의 요구가 서로 전혀 쌩판 다를 수 있다는 것부터 인지를 해야 하게 생겼고
또 요즘 세대 씹덕들의 애니 보는 관점이 지금까지의 건덕후들이나 로봇물 덕후들과는 완전히 달라 버려서 작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차이가 난다는 걸 고려해야 하게 생김
그냥 노선이전에 떡밥탈을쓴 개잡주로 기대감은 잔뜩 올려놓고 끝에서 말아먹은 게 문제임
유입이라고 그냥 헤헤 뇌빼고 그냥 보지비비니 좋다~ 하는사람만 있는것도 아니고 유입취향 vs 틀니취향 구도는 별로 의미는 없는거같음
근데 그것도 예견된 참사였던 게, 본문에서 언급한 요즘 젊은 세대는 로봇물의 기본 공식도 모른단 소리는 일본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만이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해당되는 소리거든 요즘 일본 애니업계 애니메이터들은 진짜로 로봇물의 장르적 기본 공식 같은 거 하나도 모르는 놈들 태반이고, 선라이즈의 수마 제작진도 예외는 아니었던 거지 애니업계와 게임업계라는 업종의 차이 때문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프롬이 참 특이했어
옛날식으로 만들면 옛날식으로만 빨림 타겟팅을 누구로 하느냐 문젠데 수마는 솔직히 건담이나 로봇물 오타쿠 타겟팅은 그리 세게 안 했다고 생각해...
오히려 수마 같이 어중간하게 섞은게 문제라 봄 옛날 작품과 다르게 주어진 분량도 길지 않는데 학원물 장르에 건담식 요소까지 막판에 집어넣으려고 해서 마무리가 그꼴 난거라 생각 차라리 계속 순한맛으로 밀고가고 후속작이나 외전에서 확장했으면 모르는데 욕심이 컸어
메카물 장르적 이해나 관심 이전에, 수마의 어필 요소는 메카물로서의 액션은 적어도 스토리, 인물로 밀고간다는 점이었음 오히려 후반부에 건담식 요소를 무리하게 끼워 넣으려다 기존 장점도 어그러지니 스토리 쪽에 비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함
수마는 떡밥 풀기는 존나 풀었는데 거기서 그걸 회수해야할 오코우치 저점이 터진거 같다고 봐서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