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톨리아의 용병인가.”
수 없이 죽여왔다.
“꽤 한다고 들었다.”
늘 있는 소문이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다르지 않았다.
늘 같은 결과로 끝나기 마련이었다.
부디 가치 있는 투쟁을.
내 모든 걸 바칠 수 있을 투쟁을.
그리고 그 끝엔.
내 목숨마저 흩뿌려질 투쟁을.
양손에 그러쥔 달빛으로.
궤적을 그려낸다.
내 앞에 선 이 남자도.
그 길을 되짚으며 나를 쫓아온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속의 기동법.
가슴이 짓눌리고.
숨통이 막혀온다.
“훌륭하군.”
하지만.
이 남자는 내게서 단 한 순간도 멀어지지 않는다.
“재밌어.”
아름다워.
이게 ‘진짜’란 건가.
“이 감각….”
누구 하나 다르지 않았다.
늘 같은 결과로 끝나기 마련이었다.
“간다…!”
내가 달빛을 그려내고.
그 달빛에 모두가 찢어질 뿐이었다.
가치 있는 투쟁 따윈 없었다.
공허한 폭력만이 있었을 뿐.
내 모든 걸 바칠 수 있을 투쟁 따윈 없었다.
허망한 참극만이 남았을 뿐.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된 내 명운은.
지독히도 길게 이어졌다.
하지만.
이 남자와의 싸움은.
이 남자와의 투쟁은.
지금껏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내가, 간절히 꿈꿔왔던.
어느덧, 양손의 달빛이 사그라들었다.
“아슬아슬했지만.”
하지만, 어째서일까.
“네 승리인가.”
나를 내려보고 있는 저 남자의 모습은.
“차이는 일격(一擊), 어느 쪽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왠지 슬퍼 보였다.
“하지만, 투쟁의 결과는 운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니까.”
그에게선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웃음이 나왔다.
그토록 격렬하고.
그토록 잔혹하고.
그토록 치열하고.
그토록 아름답던 이가.
적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저렇게나 연민을 품을 수 있다니.
이번엔, 소문대로였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가치 있는 투쟁이었다.
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투쟁이었다.
내 목숨을 흩뿌리기에 부족함 없는 투쟁이었다.
그러니 이제 후회는 없다.
“자랑스럽게 여겨다오.”
“그게 전별(餞別)이 될 테니까.”
“안녕히, 레이븐.”
“언젠가 다시 한 번.”
“당신과 싸울 수 있길.”
AC6가 발표되고 커뮤니티가 여러 방향으로 활성화 되는 모습이 보여서 제 일처럼 뿌듯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미력하나마 AC4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소재로 짧게 글을 써보았습니다. 여유가 생긴다면 다른 내용도 이리저리 다뤄보고 싶네요.
안제의 대사는 인게임 대사 + 미사용 대사 + 임의로 적당히 넣은 대사가 5 : 1 : 1 정도로 섞여있습니다. 대사의 흐름을 따라 내용이 진행되는 느낌으로 연출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도가 잘 전해질지는 제가 워낙에 능력이 부족한지라 미지수입니다만 부디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매드무비를 글로 옮겨놓은 느낌이네 문학추
빨리 더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