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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는 통제할 수 없이 떨리는 손으로 월터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원인은 단순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아르카부스제 최면 어플을 구한 621가 월터 앞 최면을 작동시켰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월터 록스버그 주니어.... 나이는.... 올해로 56세...."

몇 가지 간단한 질문으로 최면이 정말로 걸렸다는 것을 확인한 621는 오랫동안 간직한 질문을 던졌다.

"....만약 모든 일이 끝나면, 우리 사이는 어떻게 되는거지?"

621가 바랬던 것은 단순하게 관계의 지속이었다. 이미 루비콘3에서는 종종 월터의 친척딸로 오해받곤 했었다. 그런 오해가 이어질 수만 있다면, 621는 만족할 수 있었다.

"너는.... 자유다.... 그 것이 내가 너에게 줄 마지막 일...."

본래라면 월터가 끝까지 숨겼을 대답이 621 바로 앞에서 흘러나오고 말았다. 주인인지 가족인지 모를 애매한 관계가 비즈니스로 결정나고 말았다.

결국 자신은 월터의 사냥개였을 뿐이었던걸까? 술라의 조롱이 621의 머릿 속에 맴돌다가 그 끝에 인간과 개의 관계에는 또다른 방식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월터.... 이제부터 나는 당신의 사냥개가 아니라 반려견인 거야...."

621가 몸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그 순간 월터의 저항이 시작되었다.

"621.... 거기 있는 것은.... 너냐....?"

621는 월터의 위에 올라타 강하게 신체를 구속시켰다.

"지워야만 한다.... 지인들의 사명의.... 방해물을...."

그러나 월터의 귀 속에 당신과 함께라면 코랄이라도 불 태울 수 있다는 말을 속삭이자 신기하게도 저항의 강도가 훨씬 줄어들었다.

"네가 번 돈이다.... 재수술을 받고.... 평범한 인생을...."

결국 최면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월터의 뇌는 사명을 위해 이미 목숨 바칠 각오를 했으니 자신의 몸을 내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말았다. 그런 몰락한 영애와 같이 자포자기한 표정이 다펑 훈련생을 사냥할 때의 621의 가학심을 자극한다는 것도 모른 채 그저 월터는 조용히 감내했다.

"코랄을 태우면.... 우리들의 일은 끝이다.... "







처음 느끼는 감각에 완전히 지친 621가 그대로 잠들었을 때 월터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이 망가진 마음으로 그녀의 품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621. 나를 속박하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