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르 노인들, 회식 정찬같은 배부른 소리도 오늘까지다. 나에게는 혼밥이 어울린다 하면서 여느 때처럼 고로시장이나 다름없던 오메르 회식장에서 부르는걸 씹고 직접 밥해먹는 오츠달바도 웃길거 같은데
입맛은 까다롭다고 알려져있던 오츠달바였지만 그건 당연히 컨셉용이고 실상은 이미 시궁창같았던 어린 시절 때문에 정크푸드건 웰빙푸드건 입에 들어가는건 상관하지 않고 잘 챙겨먹었기 때문에 전투식량도 말 없이 쳐먹긴 했지만 2주 내내 그걸 쳐먹다가 변비에 걸렸던 전적이 있었기에 몸이 그것을 거부하였으나, 이미 오메르계 크레이들에서 열리는 회식도 씹은 상태라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바로 지상으로 내려가는거지
결국 오늘이 마침 회의가 있는 날이었지 하며 지상에 있는 얼마 없는 청정구역에 세워진 컬러드 회의장으로 가서는 정기 회의가 끝날때마다 링크스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 주방에 들어가서 지금 식사를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는데 사용인이 조금 난처하다는 듯 이 시설을 관리하는 릴리엄 월콧 님께서 앞으로 오츠달바님께는 규정된 식사 시간 외에는 절대 식사를 내드리지 말라고 지시하셨다는 말에 호오, 월콧이 그랬단 말이지 하면서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속으로 왕 샤오롱 그 씨발 노인네가 진짜 릴리방패세우면 내가 못움직이는건 어떻게알고 하면서 욕을 하는거지
사실 툭하면 결식하며 흡연장으로 쏘다니다가 남들 밥 안먹을때 따로 기어들어가서 밥 따로먹는 오츠달바를 조금이라도 식당에 붙들어 놓아서 얼굴 좀 오래 보고 싶었던 릴리엄이 이렇게 하면 오츠달바님도 왕 대인께서 하신 줄 아시겠지 하는 능구렁이같은 속셈으로 저지른 독단이었다는 것은 모르는 채로, 씨발, 또 전식 쳐먹어야 하나? 하면서 고민하던 오츠달바는 문득 '식사'를 제공하지 말라고 했겠다, 왕 대인? 하면서
잠깐 재료 좀 빌려 써도 되겠느냐, 어차피 그 재료 전부 안 쓰는건 이몸도 잘 알고 있다 하면서 컨셉질 할때 특유의 그 표정과 체격으로 불쌍한 사용인들을 '설득'하며 결국 저희가 드렸다고는 말 하지 말아주십쇼 하는 사용인들에게 버터 몇조각, 빵 몇조각이랑 계란과 베이컨 몇줄, 그리고 식후에 조질 사과 한개 정도 징발해내면서 사용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의외로 능숙하게 요리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대충 데운 접시에 방금 구운것들 담아내고는 실례했다 월콧에게는 내 독단이라고 전해라 하며 다시 주방 밖으로 튀어나가는 오츠달바를 보고 저 저 천재새끼 설거지는 기대도 안했다 하면서도 의외로 팬 하나만 써서 설거지거리는 그거 하나 말고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차려가는거 보고 재미있는걸 봤다는듯 쑥덕이는 사용인들도 상상되지 않냐
비록 그 메뉴는 버터에 구운 빵, 베이컨, 반숙으로 빠르게 구운 계란에 후식용 사과 한개 정도로 상당히 조촐한 메뉴였지만 탕비실에서 대충 믹스 커피 말아서 같이 조지니까 오메르 회식장에 끌려가서 포크질 잘못 했다고 온갖 고로시를 쳐맞으면서 먹는 고오급 코셔푸드보다는 차라리 이게 마음에 안정이 된다고 편한 표정으로 밥 먹는 오츠달바는 존나 웃음벨 아니냐?
그러다가 사용인들에게 다른 지시를 내리려고 마찬가지로 몇시간 일찍 도착한 릴리엄이 자기가 지금 보는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간다는 투로 이 광경을 보게 되고 오츠달바는 바로 신나게 들던 포크를 멈칫 하며 정적이 흘렀다고...
빵 구우면서 "겉면이 완전히 타버렸다고?노렸는가 프라이펜!" "계란이 완숙이라니.인정할수없어 이런것!"ㅇㅈㄹ할거같은데
베이컨 기름에 피탄당했다고!? 하필이면 흰옷 입었는데...! 안돼, 계란이 눌러붙었다! 이런 것이 내 점심이란 말이냐!
빵 구울 때 물 살짝 묻혀서 구우려다가 놓쳐서 수몰당하는 옷쓰
화이트 브레드는 수몰, 계란후라이는 탄화, 그리고 베이컨은 마이야르 불명이라... 화려하게 저질렀군, 오츠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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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직접 밥을 차린 낭만을 중시하는 로맨티스트냐, 아니면 몇 안되는 나의 DIY 푸드에 생긴 결함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냐를 두고 갈등하던 오츠달바는 결국 다 차리고 나서도 심히 불편한 눈길로 계란후라이를 보다가 포크로 어떻게든 치우면 되지 않을까? 하며 퀵부스트 칠때보다 더 세심하게 움직이던 도중 삑나서 노른자를 터뜨리고 그만 황망하게 이런게 내 최후라는거냐... 하고 읊조렸다고
베이컨 굽고 나온 기름에 계란 굽고 남은 기름에 빵까지 올려서 구운거라면 완벽한데 팬 하나만 썼다면 남은 기름도 빵이 다 먹었겠다 키친타올로 한번 슥 닦고 물로 헹궈내면 될 일이었을테니 사용인들도 아니 저걸 저렇게 할수가 있는 양반이구나 하며 되게 신기한 동물 보는 시선으로 봤을것
이 새끼 꼴에 낭만 챙긴다고 빵 구울때는 특별히 버터를 녹여 썼다는게 함정 사실 버터 쓰더라도 키친타올로 닦아서 대충 물로 헹궈내기 전에 플레이팅 끝낸 오츠달바가 바로 싱크대로 향하자 오메르의 1위가 손에 물 묻힌다는 사실에 경악한 사용인들이 빠르게 오츠달바를 주방 밖으로 쫓아내지 않았을까
젠장 허영심 가득한 낭만이지만 녹은 버터 위에서 익은 빵은 존맛이라 어쩔수가 없군 컬러드 시절엔 뒷정리 우리가 할테니까 제발 그냥 가주십쇼오오오 하고 말 없이 압박받아서 약간의 찜찜함을 느꼈었더라면 오르카 여단으로 복귀하고 난 이후에는 조금 번거롭긴 해도 어쨌든 직접 뒷정리까지 말끔하게 할 수 있었다는거에 소소하지만 확실한 만족감을 느꼈겠지 훗 역시 정리는 먹은 놈이 직접 해야지 하는 허세 뿜어져나오는 소리도 혼자 중얼거리면서 말야
사용인들에게 분명 일러두었을텐데요 하는 릴리엄에게 확실히 그랬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식사의 제공이 금지,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을 막는다는 지시는 없었지. 그렇지 않은가? 월콧. 하며 계속 포크질을 하는 오츠달바를 보고 이 사람이 사용인들 실드 칠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요리를 직접 한다고? 하면서도 그 입맛 까탈스러운 오츠달바가 저런 조촐한 식단으로 점심을 때운다는 사실에 진짜 직접 요리를 하신걸까 의문을 가지고 바라봤기에 이후 컬러드 야유회에서 진짜 로디, 다리오와 함께 직접 고기 굽는 오츠달바를 실제로 보고 조금 놀라지 않았을까
거기다가 지고의 기사 나으리 젠들린을 사용인 부리듯 하며 열성적으로 완벽하게 굽고 있다면 더더욱 그때의 의심이 진짜인걸 확인한 이후에는 갖춰진 환경에서 저렇게 요리를 하는데 그러면 그때의 조리실에선 대체 어떻게 요리를 하고 있었던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던 릴리엄이라고 한다
어느 훗날에 쩐식을 먹다 못해 바로 직접 음식을 차리는 막붕이를 보고 나서야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밥만들때조차 특유의 완벽주의자 모드 튀어나오는구나
이미 컨셉잡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기질이라서 계속 튀어나오는건 어쩔수가 없었다고... 완벽주의자에 로맨티스트라는 모순된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다 컨셉질까지 들어가니 리자이아에게는 여간 띠꺼운게 아니었다더라
https://youtu.be/oaxXHIReXLs?si=EicIX1WoTEL5IV6_
수몰~ 수몰~ 수몰~ 테 르 미도 르 Whoo~! - dc App
배가 고파졌다. 좋아, 콜로니를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