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코랄문학) 해방 이후의 이야기
· 코랄문학) 해방 이후의 이야기 -20-





[“불씨가 사라지지 않는 한, 모든 생명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자격을 얻습니다.

허나, 그저 이유 없이, 단순한 악의만으로 불씨를 꺼트리려 하는 자들은, 개인의 생사여탈권을 자기들 멋대로 앗아가는 자들은!

막아야만 합니다.

우리들은, 그저 살고 싶었을 뿐입니다.

되찾은 평화 속에서, 힘 모아서 그 평화를 되찾은 이들과 함께.

루비코니언 여러분.

우리는, 저희는,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제 이름은 아실.

그저, 이 땅에서 살아가고 싶은, 한 명의 인간입니다.”]



비상 회선 너머로 들려오는 아실의 목소리는 어느새 힘을 잃어 괴로운 신음을 흘리면서 물기에 축축하게 젖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변해갔다. 루비콘 해방 전선의 일원이 아닌, 이 행성에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 되어간 그의 목소리는 그간 억눌리듯 짊어지고 왔던 책임감을 내다버렸지만 해방되지 않은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실.. 살아 있었네요…」



“..다행이야.”



적어도, 늦지 않았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레이븐은 헤드기어를 착용하고도 마스크 너머로 희미하게나마 미소를 띄울 수 있었다. 그래, 실패는 곧 패배가 아니야. 실패했다면 다시 도전하면 된다. 완전히 패배하기 전까지, 몇 번이고 도전해서,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면 되는 거다.


그리드 135, 강화 인간 C4-621 시절에 처음으로 마주했던 루비콘 3의 시설, 그 시설은 이제 없었다. 도저라고 부르기도 아까울 정도로 가증스러운 악이 들어찬 말벌집으로 변모해버린 괴이한 요새 뿐.



[“이야, 정문으로 걸어가서 노크하기도 힘들겠는데?”]



철저히 요새화된 그리드 135의 광경을 본 프로이트가 신랄하게 한 평가대로, 중장형 4각 MT 다수와 어디서 뜯어왔을지 모를 레일건 포탑, 미사일 포탑이 다수 설치된 요새 정면은 그 어떤 미치광이라 한들, 그 어떤 실력자라 한들 무턱대고 들이닥치는 자살행위는 할 수 없어보였다.



[“저 시설에 사용된 물자들은... 다펑이 만든 물건들이 몇몇 보이는군.”]



[“그리드 135는 한때 다펑의 요충지였으니... 맞을 겁니다.”]



세인트의 통찰이 맞다고 해주는 레드의 말에 레이븐은 일부러 침묵하며 말을 아꼈다. 지난 일이라고는 해도 그 요충지를 박살냈던게 본인이었으니 말이다.


흥미가 동했는지, 세인트는 유시계 너머로 보이는 요새화된 입구를 보더니 에덴에게 지시를 내렸다.



[“불꽃놀이의 시간이다. 놈들에게 집중호우가 뭔지 보여줘라!”]



[“설마, 저 입구를 파괴하는 용도로 쓰시려는 겁니까?”]



그건 너무 낭비가 아니냐는 투로 물어오는 에덴에게 세인트는 코웃음을 치더니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를 논하듯 입을 열었다. 분위기만 조금 가라앉힌다면, 오랜 세월을 살아온 노인이 젊은 청년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하는 것 같겠지만.



[“말벌집이 발견되면, 그걸 어떻게 제거하는지 알고 있나?

말벌은 땅 속에 집을 짓지, 벌들이 들락날락하는 구멍을 부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냐, 땅을 다 들어내야 한다고.”]



즐겁게 불꽃놀이를 논하던 이 노인의 말은, 입구를 날려버리는 목적이 아니라 그리드 135의 천장을 날려버리겠다는 의미였기에 에덴을 제외한 모두는 조용히 경악했다.


정작 에덴은 알아들었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이 곳까지 끌고 온 상륙선의 컨테이너에 액세스, 몇 초 지나지 않아서 큼직한 컨테이너가 개방되더니 그 안에서 단순한 폭죽, 이라고 부르기에는 거대한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것을 보면서 레이븐은 과거 RaD의 대형 미사일을 떠올렸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펄롱의 이 미사일이 근소하게나마, 아니, 상당히 더 컸다는 정도.



「엄청난 크기의 폭죽..이네요…」



대형 미사일 발사 지원 당시, 그리드를 폭격하던 대형 미사일 3기의 나름 화려한 쇼를 보고 무미건조함과 즐거움을 저울질하는 목소리로 아름다운 불꽃놀이라고 평했던 에어조차 일순간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크기였다. 얼핏 봐도 AC 3기의 전고를 이어붙인 것보다 커보이는 크기라니.


프로이트와 레드는 멜란더 특유의 각진 헤드 파츠의 렌즈를 저 거대한 미사일에 고정한 채 아무런 말조차 꺼내지 못했고, 신비로운 경험은 어지간히 해봤다고 자부해도 될 레이븐조차 미사일의 크기가 가져다주는 위압감에 순간 움찔할 정도였다.



[“펄롱 다이내믹스의 신제품, 이 정도는 돼야 불꽃놀이에 걸맞지!”]



[“...자사의 대규모 거점 공략용 광역 섬멸 탄도 미사일.

공식 명칭 ‘헤비 레인’, 저희들은 공식 명칭대로 집중호우라는 별명으로 부릅니다.

뭐, 어쨌든간에 선단주님은 이걸로 그리드 135의 천장을 뜯어내란 지시입니다.”]



“미사일, 한 기로.... 그리드의, 천장을...?”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미사일 하나로 그게 가능하겠냐는 반응을 보이자 세인트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스스로 미사일의 트리거를 당겼고.


쿠르릉-


굉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대각선으로 날아간 미사일은 조그맣게 보일 때 까지 하늘로 솟구치다, 그리드 135의 위에서 멈춰섰다. 엔진의 불량? 그런 생각을 레이븐이 잠깐 했을 찰나, 무게 때문에 탄두가 바닥으로 기울어지는 순간 미사일의 외장이 분해되었다.



[“본디 탄도 미사일은 여러 개의 추진체를 통해 특정 궤도까지 진입 후 낙하하여 대상을 타격하는 무기지, 펄롱은 거기에 약간의 재미를 더했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다 알고 있기에 기대하고 있다는 듯, 세인트 로렌스는 이 상황을 유희에 가깝게 여기는지 큭큭 웃으며 부족한 설명을 덧붙였다.


미사일의 외장이 분리되자 그 안에서 튀어나온건 조금 작은 크기의 무유도 로켓, 세인트가 덧붙이기를 추진제 대신 폭죽을 더 채워넣은 거라고 하던가, 말 그대로인지 미사일에서 분리된 로켓들은 아주 약간의 엔진 분사로 추진력을 확보했다가, 그대로 자유낙하하는 질량병기로 변모할 터다.


과장을 조금 쳐줘서 AC 1기의 전고만큼 거대한 로켓들이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위력적일텐데, 집중호우라는 말을 연상시키듯, 로켓 자체의 외장이 분해되면서 무수히 많은 집속탄들이 전개되는 순간 레이븐은 그리드 135의 하늘을 시커멓게 뒤덮고 있을 집속탄 무리를 보며 어처구니 없는 광경에 소리 없이, 조용히 경악했다.



「화력으로 상부 구조물과 암반을 분쇄시키는게 아니에요.

저건, 구조물을 통째로 가라앉히려고 하는게 분명합니다..!」



에어의 말대로, 자유낙하하던 집속탄들은 지표면에 도달하기 직전 스스로 기폭, 그리드 135의 암반 지대를 박살내더니 뒤이어 낙하한 로켓과 미사일의 질량공격에 의해 육안으로 그리드 전체가 뒤흔들리는게 보일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다.







‘그리드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공격이라, 해방 전선의 힘....은 아니겠군요.

그렇다면 외성 기업? 설마, 해방 전선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외성 기업이 있다면 수정할 문제가 많아질 것 같습니다…’



엘카노제 경량 탱크 파츠가 장착된 황색의 AC에 탑승한 마른 체형의 남성은 일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격하게 흔들리는 그리드 135의 천장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만약 단순히 화력을 투사해서 벌집을 쑤시고 있는 것이 목적이라면 낭비라고, 여기를 점거하고 있는 세력, 붉은 늑대들은 어설프고 조잡할지언정 자신들에게 있어 유리한 공간을 일부러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음을 생각하며 지금 이곳을 두드리고 있는 이들이 많이 피곤해하고 있을거라 예상하며 조용히 웃었다.


콰직-


그 웃음이 멈추는데에 몇 초 걸리진 않았지만.



“천장이.... 그리드의 천장 구조물이, 붕괴한다고..?!”



웃음기가 싹 사라진 파일럿이 경악했다. 자신의 위에 있는 천장이 무너지려고 하자 급하게 안전지대를 스캔, 없는 다리 대신에 손을 바삐 움직여 스틱 레버를 조작하며 AC를 깔아뭉개려는 구조물에서 벗어난 다음 엄청난 양의 흙먼지와 탁한 눈발이 시야를 가리자 코어의 자세 제어 스러스터를 분사, 시야를 가리던 분진들을 훑어내고는 무너진 그리드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드 135가 지어진 암반지대의 중심 축이 손상되지는 않았기에 내부는 어느정도 버티고 있었으나 문제는 외곽, 짐승의 가죽과 살점이 벗겨져나가 뼈와 내장이 훤히 드러나듯이 그리드 135의 내부가 외부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방금 전 처럼 구조물을 붕괴시킬 과잉 화력이 한번 더 쏟아진다면 그리드 135 전체가 사라질 수 있을 정도로.


치직-



[“R... RaD의 주인, 우리를, 형제와 자매들을 도와줘라!”]



방금 전 까지, 오만한 광기에 물들어있던 목소리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거래로 맺어진 계약 관계라면 어느 정도는 유도리있게 도와줘도 될 일이었으나 레버를 쥔 파일럿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메마른 입술을 입 안으로 말아넣으며 잘근 씹던 그가 중얼거리듯 회선 너머로 들려왔던 말을 읊조리며 곱씹었다.



“악행의 굴레를... 스스로.. 굴리고 있다.. 그렇군, 그렇군요. 그렇습니까.”



고개를 숙인 파일럿은 어깨를, 팔을,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모터가 고장난 자동인형마냥 몸을 부들거리며 떨던 그는 일순간 흐느끼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 소리는 기이하게 변질되더니 애써 웃음을 참는 광대가 내는 소리가 되었다.


곧이어 고개를 뒤로 젖히듯 들어올린 파일럿은 딱딱한 헤드 시트에 정수리가 부딪혔음에도 아파하는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미친 듯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두 다리가 없는 만큼 몸무게가 가벼워진 탓일까, 약에 취한 중독자가 서슬 퍼런 광기를 스스로 이기지 못해 몸을 들썩이듯 미친듯이 움직이는 파일럿의 움직임에 따라 입은 RaD제 정비복 가슴에 핀으로 꽂힌 명찰 또한 미친듯이 흔들렸다.


명찰에 적힌 이름, 빌렘 메이스.


오버시어의 신더 칼라가 눈속임용으로 이끌었던 RaD가 공중분해되는 순간 갑자기 나타났다는 인재.



“그래요, 그래! 그렇습니다! 저 또한 악인이었군요. 악행의 굴레를 돌리는 데에 힘을 보탠 악인! 저 해방 전선의 젊은 청년이 원하는 평화 속에서, 그저 살아가고 싶었기에 내린 선택이 악을 도운 거였다니!”



AC 파일럿, 빌렘 메이스. 그의 눈은 충혈되다 못해 실핏줄이 터져 흰자위 일부가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지금 그가 웃으면서 흘리는 눈물이 사실은 색 없는 혈루가 아니었을까? 지금 그의 웃음에 담긴 것은 스스로를 향한 조소와 제 성을 물려준 불행한 어린 소녀를 향한 죄책감이었다. 웃다 못해 사레가 들려 목을 부여잡고 무언가를 게워내듯 헛구역질하는 소리를 내던 빌렘은 떠올렸다. 어느 날 비상 연락 회선으로 들려온 슬픔을, 그 슬픔을 방출하던 어린 존재를.



[“R..RaD의 주인, 대체 무슨 소리를-”]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그릇된 선택을 했었다는 것을 이리 뒤늦게 깨닫도록 저의 눈을 친히 가려주시다니, 그 은혜를 어찌 해결해야 할지 드디어 떠올랐습니다!”



회선 너머로 섬찟함을 느낀 붉은 늑대가 말을 끝맺지도 못할 정도로, 흘리고 싶은 피눈물을 마음으로 흘려대던 빌렘은 광기의 우수에 젖어 외쳤다.



“오늘부터, RaD는 당신들과의 계약을 파기합니다! 그래요, 서류 하나 오가지 않은 구두 선언이지만 어쩌겠습니까?! 당신들의 발언에 행정력이 이용됩니까? 법적 효력이 있습니까! 아니죠, 아니죠, 아니에요!

독립 용병 로쿠몬센, 그리고 루비콘 해방 전선의 아실, 그 분들께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는 대신-”



흐느낌이 잦아들자 빌렘은 손을 움직여 레버를 조작했다. 구형 콕핏 특유의 계기판 스위치를 켜고, 그렇잖아도 굉음과 과열로 기술자인 그를 답답하게 만들던 제네레이터가 비명과 같은 포효를 내지르며 세차게 맥동하기 시작하자 AC의 매니퓰레이터는 등 뒤에 마운트 된 아타셰 두 자루를 집어들었다.



“빌드 마스터, 이 이름에 걸맞게 건축을 하려면 그 전에 철거가 필요하죠.

자아, 제 눈을 가리고 있던 것들을 치워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 대신 전해드립시다. 다리 한 쪽도 없는 만신창이인 몸이지만, 당신은 제 스텝에 맞춰 우아한 동작을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두 사람 분의 은혜는 붉은 늑대들, 당신들을 쳐 죽여버리면 해결되겠지요.

그리고 당신들이 제게 주신 은혜는, 붉은 늑대 당신들을 이 세상에서 죽음으로 해방시키는 것으로 갚겠습니다.”



쿠웅-!


황색인 AC, 빌드 마스터가 전투 모드를 가동하는 순간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검붉게 도장된 4각 중장 MT였다. 아마도 RaD의 물건이었음을 암시하듯 양 팔에 레이저 블레이드가 장착되어 있었고, 토이박스 MT에게 장착되어 있던 기관포를 세 자루씩 묶은 링크드 캐논이 코어 상부에 마운트 되어있는 모습을 보며 빌렘은 충혈된 눈으로 저 MT에게 측은한 시선을 보냈다.



[“이 무슨 몰염치한, 후안무치한, 금수와 같은 발언이라니!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다니, 그렇다면 네녀석이 RaD의 지도자인지 뭔지는 상관 없다. 우리들을 모욕하고, 적대시하려 한 죗값 역시 그 목숨으로 치르거라!”]



“...하아, 제가 만든 것을 직접 부숴야 한다니, 창작자로서 고통스럽습니다.

슬픕니다. 정말 슬픕니다.

그 MT를 만든 것은 저, 그러므로 모든 문제점도 다 알고 있는 제작자인 저에게 제 작품으로 싸움을 걸어오시다니, 그 패기만큼은 높이.... 사드리고 싶진 않군요.”



상대를 고평가하려고 해도 상대가, 상대가 속한 집단이 무슨 짓을 벌이고 다녔는지 알고 있었기에 혐오감이 들어 거부했다. 그럼에도 빌렘은 그들이 어떤 악행을 하는지 신경쓰려고 하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생존하려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것을 다시 일궈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라도 자신 주변에 평화가 드리워지고 모든 것이 평온하게 돌아간다면 되는 거였으니까.


어금니를 바득 소리 내어 갈았던 빌렘은, 조작 레버를 꽉 잡으며 중얼거렸다.



“킷, 바보같은 선택을 했던 아빠를 용서해 주세요.”











「레이븐, 다수의 열원 감지. 반응을 보아 MT로 추정됩니다.」



벌집이 공격받았으니 정신을 차린 벌들이 튀어나와 공격을 가한다. 그것은 야생에선 당연한 전개였고 야생에서 살아가는 짐승과도 같은, 어쩌면 짐승 이하의 존재들일 저 테러리스트들도 그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기에 그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흠, 어림잡아서 표준형 MT들이 100기는 넘겠군요.”]



[“잡다한 벌레들은 에덴과 내가 맡지, 묵직한 놈들이 있다면 너희들이 해결하라고.”]



귀찮다는 듯 평가를 하던 에덴의 말을 들은 세인트가 물량을 둘이서 담당하겠다 답하자 프로이트, 레드, 레이븐은 거기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에덴은 AC 풀 코트, 세인트 로렌스는 AC 파이어웍스.

분석 결과, AC 풀 코트는 그레네이드와 바주카를 통한 물량 제압과 컨테이너 미사일을 이용한 적 회피 통제를 주력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AC 파이어웍스는 다양한 각도로 발사되는 다수의 미사일들을 통한 전장 장악용 같네요.」



“...그렇다면, 저 둘을, 믿어야겠지.”



일 대 다수의 전투에 적합한 어셈블리를 지닌 AC의 파일럿들이 물량을 담당하겠다는데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어딨겠는가. 그런 생각을 한 것이 레이븐 뿐 아니라 프로이트와 레드도 마찬가지였기에, 모든 미사일 행거를 개방한 AC 파이어웍스가 적들의 MT 물량이 등장하는 타이밍에 맞춰 전탄 발사를 시작하는 순간 AC 텐더풋, AC 록스미스, AC 허밋은 일제히 어설트 부스트를 가동해 입구가 훤히 개방된 그리드 135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역시 상대들도 뇌가 있을 자리가 비어있는 얼간이들은 아닌지라 셋을 향해 견제를 시도했다. 대부분은 도탄에 그칠 정도로 무력한 견제였고, 온 몸으로 견제를 받으며 나아갈 생각도 없던 셋의 반격에 의해 하나씩 격추되는것으로 모자라 말 그대로 불꽃놀이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는 에덴과 세인트의 광역 제압에 의해 견제는 오래 가지 못하고 무서울 정도로 화력을 퍼붓고 있는 둘을 향해 총부리를 돌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쾅-!


투카앙-


프로이트의 AC 록스미스는 2각 MT를 각부로 걷어차고, 레드의 AC 허밋은 다른 MT의 코어에 영거리 코퀼렛 사격을 가했다. 그리고 레이븐은-



[“우리의 신을, 우리의 세상을 위-”]



콰지직!!!


AC 텐더풋의 펄스 블레이드로 달려드는 펀처 MT를 일도양단.



「스캔 확인, 적 MT의 숫자는 저번의 추격전과 비슷합니다.」



“...그래.”



모니터에 붉은 점으로 MT들의 위치가 강조 표시되기 시작했다.






그런 레이븐의 AC 곁으로 록스미스, 허밋이 나란히 서자, 레이븐은 입을 열었고.



“가자.”



3기의 AC는 그 짧은 한 마디가 끝나기 무섭게 승냥이 같은 MT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 한 마디를 제외한 추가 소통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이해하고, 움직였다.


해야 할 일을 위해.







건강 이슈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멘탈이 와장창 깨질 일이 생기면서 더 늦게 온 것 같다


이전 편들에서 잠시 나왔던 강화 인간 소녀가 말하던 아버지라는 인물도 나왔고


왠지 퀵슬좌를 닮은 것 같다면 어느정도 캐릭터 모티브를 땄으니까 닮은게 맞긴 하다


이번 글을 읽어준 모두에게 고맙다고 다시 말하고 싶다.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