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렌 헤이즈는 지금 머리끝까지 차오른 분노를 참는 중이었다.
"이거, 일단 게임은 맞지? 인간 고문 프로그램이라든가 그런 건 아니고?"
"...이전에 만든 시리즈의 두 번째 타이틀이 역사에 남을 인간 고문을 했다고는 들었는데. 이번 건 나도 잘 모르겠네."
대검 기사 몬스터의 내려찍기에 납작해진 셀렌의 캐릭터를 보고 빙글거리면서 스틸레토는 자신의 캐릭터가 든 도끼로 방금 셀렌을 때려눕힌 몬스터를 똑같이 납작하게 만들었다.
/
"게임?"
"네. BFF의 신규 사업 중 하나로, 팍스 이후 거의 생산되지 않았던 휴대형 게임 콘솔의 재생산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릴리엄은 들고 온 종이 가방 안에서 네모진 상자를 하나 꺼냈다.
"하지만 게임 타이틀은 아직 개발이 가능한 부서가 없기에 과거의 타이틀 중 하나를 복원해서 조정 중입니다. 개발진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만..."
"...아, 이거 나 아는데."
쿠키를 바삭거리던 스틸레토가 끼어들며 릴리엄이 같이 꺼낸 게임 메모리를 가리켰다.
셀렌이 게임 메모리를 집어 앞뒤로 뒤집어보며 물었다.
"그래서, 이걸 플레이해 보라?"
"네. 다른 곳에도 여러 군데 테스트를 맡긴 상태니 소감만 남겨 주시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정식 의뢰서의 발주도 준비 중입니다만..."
"아니 뭐,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이고 난 무보수라도 괜찮아. 이럴 때 친구 찬스 쓰는 거지."
"...나도 오랜만에 좀 해 보고 싶은데, 게임 콘솔 더 있어?"
"그럴까 싶어 여러분들의 인원수대로 준비했습니다."
릴리엄의 말과 더불어 선글라스와 긴 머리 수행원이 상자 몇 개를 더 들고 들어왔다.
/
그리고 시간이 흘러, 겨우 둘이서 튜토리얼 보스인 대검 기사를 때려눕히는 데 성공하고 두 명의 캐릭터는 동굴을 빠져나와 유적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스틸레토. 게임이란 건 다 이렇게 어려운 거냐?"
"...이것보다 더 어려운 것도, 쉬운 것도 많았어. BFF의 안목은 좀 궁금해지는데...왜 하필 이걸 골랐을까? 수상쩍네."
둘이 플레이하는 게임은 소위 말하는 검과 마법이 나오는 판타지 액션 RPG였다. 스틸레토의 말에 따르면 비교적 난이도가 있고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선뜻 손을 대는 것은 추천하기 어렵다는 모양이었다.
셀렌의 캐릭터는 창을 장비하고 갑옷을 입은 기사였고, 스틸레토는 도끼를 들고 반쯤 웃통을 벗어제낀 힘이 세 보이는 캐릭터를 조종하고 있었다.
휴식처에서 캐릭터를 일으키며 게임 미경험자인 셀렌이 푸념했다.
"옛날 젊은 친구들에게 AMS 적성이 있었다면 지구 정복은 시간 문제였겠군."
"...소문이긴 한데, 한때 팍스가 MT 조종사를 로봇 게임 성적으로 뽑았다는 썰도 있더라구."
"그럴 만하다. 이런 걸 좋다고 플레이하는 놈들이라면 MT로 AC 정도는 잡겠지. 아니면 노멀로 넥스트를 잡거나."
"...푸히히히."
허무맹랑한 가능성을 내뱉으며 전진한 두 사람은 유적을 빠져나온 뒤 눈 앞에 펼쳐진 녹지를 바라보며 다음 목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스틸레토, 이 게임 말인데...적의 약점이라든가 그런 건 있나?"
"...음...잘 모르겠는데? 난 예전에 하던 대로만 플레이하는 중이라. 일단 무기부터 찾으러 갈 생각."
"흠...튜토리얼대로라면 기습이나 선제공격을 우선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 같은데. 일단 나도 연습을 좀 해 보고 싶군."
"이번엔 또 무슨 희한한 일을 받아오신 겁니까?"
운동을 마친 에이 플이 귀가하며 각자 휴대 콘솔을 쥐고 카우치에 드러누운 두 명을 멀뚱히 내려봤다.
"왔나. 너 혹시 게임 같은 거 해 본 적 있냐?"
"부끄럽지만 취미에 쓸 돈이 없었어서 말이죠..."
"...에이쨩도 해 볼래? 릴리쨩이 사람 수만큼 주고 갔는데."
"조금 관심이 생기는데요. 감사합니다."
에이 플은 옆에 놓여 있던 종이 상자 중 하나를 집어 열기 시작했다.
/
그 종이 상자는 에이 플에게 있어 끔찍한 미믹이었던 것 같다.
"으아악! 사, 살려 주세요!"
"...푸히히히히히..."
"너무 가까이 붙지 마라.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잡아먹는 타입인 것 같으니."
"아, 아니! 게가! 달려서 쫓아오는데! 어떻게!"
세 명은 호숫가에서 커다란 게 한 마리를 놓고 우격다짐을 벌이는 중이었다.
슬프게도 에이 플은 자신이 말한 그대로 취미생활에 거의 문외한이었기에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고, 나머지 둘이 약간 고생하더라도 어렵지는 않게 클리어한 튜토리얼 보스마저 쓰러뜨리지 못해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조작 미스로 인해 지팡이를 허리춤에 메고 나무방패를 양손으로 든 채 부리나케 도망가는 마술사 에이 플을 뒤로 하고, 앞서 잠깐 아이템 회수를 다녀온 스틸레토가 자기 캐릭터보다 큰 칼로 거대 게의 머리를 반으로 쪼개 놓았다. 이후 세 명은 회복 아이템인 노란색 돌멩이를 바닥에 던져 HP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아이템 조합 메뉴에서 독기름과 투척 독 나이프를 만들던 셀렌이 스틸레토에게 물었다.
"너, 그럼 이 게임을 클리어한 적이 있는 거냐?"
"...나도 초반부 말곤 기억 안 나. 하도 오래 돼서. 나름 꽤 플레이한 거 같긴 한데 클리어는 못 했어."
"무, 무슨 몬스터가 이렇게 징그럽게들 생겼습니까? 매번 놀라서 아무 것도 못 하겠는데요..."
"...나도 처음에 그랬었지. 옛날 생각 나네."
갑자기 에이 플의 캐릭터가 조작 미스로 멋대로 마법 주문을 하나 시전했고, 하필 그 소리를 들은 다른 거대 게가 두 마리 더 나타났다.
"...에이쨩."
"에이 플."
"죄송합니다아..."
어쩔 수 없다는 듯 스틸레토와 셀렌은 에이 플을 보호하듯 앞서서 삶은 새우를 하나씩 쥐어뜯으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
"그래서, 저녁 식사도 안 하고 게임을 하고 계셨다?"
"""네에..."""
세 명은 결국 쭉 이어진 게임 플레이 때문에 식사 시간을 놓쳤고, 귀가한 윈 D의 설교를 들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라면을 먹던 윈 D가 차가운 시선으로 세 명을 내려다봤다.
"뭐, 이런 날도 있는 법이다마는. 게임이란 것 따위에게 정신이 팔리다니 해이해졌군."
"게임 따위라니.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구."
"...취미인데, 존중해 주면 안 될까?"
"뭐, 그래 봐야 별볼일 없는 시간 때우기에 불과할 것 같다만."
다 먹은 라면 용기를 정리하며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윈 D를 보고, 의외로 간만에 셀렌과 스틸레토가 눈을 마주치며 의기투합했다.
"헤에, 천하의 황금의 기사님도 못 하는 게 있나 보구만."
"무슨 의도냐, 카스미 스미카."
"...별 거 아냐. 말 그대로 윈디쨩도 에이쨩처럼 사생활 따위 없는 재미없는 여자인가 싶어서."
"스틸레토. 너 말이다..."
한 소리 늘어놓으려던 윈 D와 스틸레토 사이에 에이 플이 끼어들었다.
"그, 저...즐기기에 나쁘진 않으니, 시간 나면 해 보는 것도 어떨까요...?"
두 명에게는 예상 외였지만, 생각 이상으로 푹 빠져서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졌던 에이 플의 지원 사격이 나머지 두 명의 도발보다 더 깊이 윈 D 팬션에게 닿았다. 익히 에이 플을 잘 알기에 윈 D 역시 이제야 새로 재미붙일 거리를 찾아낸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그시 바라보던 윈 D가 어깨의 힘을 놓았다.
"그런가...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일단 받아는 두지. 어떻게 조작하는지만 알려 다오, 에이 플."
"우리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네."
"...뭐 그렇지."
셀렌과 스틸레토는 주린 배를 채울 라면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이 자식들, 이것밖에 안 되나? 보스가 에이 플 쪽을 보고 있잖나!"
"...윈디쨩도 너무 앞서나가진 말렴?"
"자, 잠깐만요. 다음 주문 위치가..."
"슬슬 독에 걸릴 때가 됐는데."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렇게 바보가 한 명 늘었다.
이상한 지팡이를 큰 칼처럼 휘두르면서 빛나는 단검을 던져대는 늙은이처럼 생긴 보스를 네 명이서 맞아가면서 다구리놓는 모습은 가히 단두대로의 행진에 준하는 장관이었다.
"이 보스, 여기에 배치하는 거 분명 틀렸다고 생각하는데...스틸레토, 너 이 보스 클리어했었나?"
"...이 친구 포기하고 다른 길로 샜지."
"주문이 왜 안 나가죠?"
"집중력이 떨어졌겠지. 회복약은 없나?"
"어? 집중력도 회복약을 먹으면 되나요?ㅡ으와아아악!"
보스 바로 앞에 서서 회복약을 힘차게 드링킹하던 에이 플이 나가떨어지고, 나머지 3명이 아직도 HP가 절반 이상 남은 보스를 상대해야 했다.
"스틸레토. 네놈 캐릭터는 믿음 수치가 있지 않나? 회복 주문이라도 써라."
"...미안해, 윈디쨩. 나 버프 걸려고 찍은 거라 집중력 없어."
"이봐, 이 노인네 이제 망치를 휘두르는데. 이거 괜찮은 거 맞냐?"
"으으...먼저 죽어버려서 죄송합니다..."
궁상맞게 납작해진 에이 플의 시체를 넘어 스틸레토가 점프 공격을 넣었으나, 늙은이 보스의 기세 좋은 풀 스윙에...HP가 꽤 남아 있던 스틸레토가 아닌, 옆에서 자검으로 공격하던 윈 D가 한 방에 즉사했다.
깜짝 놀라 조작을 잠깐 멈춘 셀렌이 의문을 표했다.
"? 뭐냐, 이 게임은 이런 초반 보스가 즉사공격도 하나?"
"...윈디쨩, 생명력 스탯 얼마야?"
"11이다만."
"초기 수치에서 안 올린 거냐...?"
"안 맞고 때리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진 다 피해서 쓰러뜨리긴 했다만, 이 보스는 쉽지 않군..."
"...잘도 튜토리얼 동굴 보스를 한 번에 잡았네. 윈디쨩 아마 지구력이랑 기량만 무지막지하게 올렸을 걸?"
그 이후, 연속 공격을 얻어맞으면서도 데굴데굴하며 어떻게 치명상만은 피한 스틸레토를 미끼삼아 셀렌이 단검으로 마구 공격한 결과 출혈과 독으로 인해 중간 보스를 겨우겨우 쓰러뜨리고, 수십 번의 도전 끝에 기진맥진한 넷은 이제야 첫 던전인 성 문 앞에 설 수 있었다.
꽤 잘 빠진 은색 갑옷을 입고 검과 방패를 든 릴리엄의 캐릭터가 거의 망자 몰골인 그녀들을 맞이했다.
"도착하셨군요."
"죽는 줄 알았다..."
"저는 꽤 많이 죽었습니다만..."
"굴하지 않는 정신이 있다면 진 게 아니다. 클리어했으니 자신을 가져라, 에이 플."
"...사실 중간까진 쟤가 마법으로 딜 다 하긴 했는데. 앞에 설 사람이 없더라...?"
스틸레토의 말을 마지막으로, 네 명은 릴리엄의 멀쩡한 갑옷을 갖춘 캐릭터와 그녀의 그다지 크지 않은 중형 방패를 바라보았다.
/
도끼창을 든 기사 몬스터가 거센 회오리바람을 일으켰고, 곧 노도의 정수리 내려치기가 폭풍에 튕겨나가 넘어진 릴리엄의 캐릭터 위로 쏟아졌다.
"너, 너무하시는 것 아니신지요 여러분?"
"...하지만 지금 방패 든 사람 릴리쨩밖에 없는걸. 자자, 앞장서시라구."
그리고 이후 그녀들은 릴리엄...정확하게는 그 갑옷과 중형 방패를 파비스삼아 앞세웠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아무리 갑옷을 껴입고 방패를 들었다고는 해도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다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고, 릴리엄이 마구 얻어터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다굴을 놓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안타깝게도 릴리엄 역시 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잘 몰랐기에, 허우대만은 멀쩡한 그녀의 상대적 고레벨 캐릭터는 모든 스테이터스가 똑같은 수치였다. 즉슨 검이나 방패와는 관계가 없는 지성이나 믿음마저 레벨업할 때마다 꼬박꼬박 하나씩 올려 놓은 셈이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군. 미안하다, 릴리엄."
"타, 탄막 열심히 치겠습니다..."
"무보수라고는 했지만, 봐준다고는 안 했다구. 마구 굴려먹어 주지."
"...릴리쨩, 레벨은 높은데 왜 이렇게 캐릭터가 약하지? 혹시 스탯 아무거나 찍었니?"
"무릇 군주된 자 허점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죠...! 꺄악! 개, 개가 어디서!?"
"...그러고보니 이 회사 게임에 나오는 멍멍이랑 할아범은 조심하라고 했던가?"
기사와 병사들이 지키는 성에 웬 들개가 이렇게 많은가 같은 시덥잖지만 당장 매우 중요한 의문을 애써 뒤로 하고, 넝마꼴이 된 다섯 명은 다음 체크포인트에 도착해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가지려고 했는데...
"음? 이거 사용이 안 되는데."
"프로그램상 결함인가?"
"아, 아뇨...이미 발매되었던 타이틀이라 이런 중대한 결함이 있을 리는..."
"끄엑!"
어느새 그녀들의 등 뒤에 나타난 시뻘건 사람이 재빠르게 에이 플의 모가지를 따고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헤에, 침입자네?"
"뭐?"
"다른 유저가 적대할 수도 있는 건가?"
"일단 그렇다고 알고는 있습니다만..."
살아남은 네 명은 침입자를 쫓아가며 길을 막은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무, 뭐냐 이건?"
"...한 명 더 있었구나?"
"젠장, 정보 없이 증원되는 적을 상대하라니..."
생명력 초기치의 윈 D가 어느 새 나타난 두 번째 침입자의 단검 한 방에 목이 달아나고 말았다.
"...스미쨩, 어떻게 생각해?"
"잘 쳐줘봐야 전멸이겠군..."
"큭, 군주된 자가 이런 무뢰한들에게 무릎꿇을 수는...꺅?"
은신 상태로 접근한 첫 번째 침입자가 다시 릴리엄의 캐릭터를 마구 공격해 쓰러뜨렸고, 이에 셀렌이 반격에 나섰으나...
퉁.
"뭐, 뭐냐 이건?"
"...아이고."
셀렌의 허우적대는 검을 소형 방패로 쳐낸 두 번째 침입자가 그대로 칼침을 놓고 셀렌의 캐릭터도 한 방에 삼도천을 건너고 말았다.
"...릴리쨩, 혹시나 싶어 물어보겠는데. 지금 무기 강화수치 얼마니?"
"일단 최대치입니다만..."
"...그럼 그렇지."
스틸레토는 높은 HP와 공격력으로 분투했지만, 중량이 무거워 구르기가 느려터진 그녀의 캐릭터로 2대 1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침입자들은 파티를 전멸시키고 유유히 떠나갔다.
/
"이번 파티는 쉬운데."
"......"
목적을 달성한 휠체어 남자와 소년은 작은 하이파이브를 마주 건넸다.
"하지만 첫 던전에 매칭되다니 이상한걸. 2회차 파티치고는 다들 HP가 낮았고...뭐, 사정이야 있겠지? 이 몸의 패링 실력도 녹슬진 않았구만."
"여보, 식사 준비 좀 해 주시겠어요?"
"기다려 자기! 금방 갈게!"
아내와 딸을 위해 주방으로 떠난 휠체어 남자를 잠깐 바라보던 소년은 혼자서 다시 침입 매칭을 시작했다.
휠체어 남자와 소년의 캐릭터는 이미 모든 아이템과 스테이터스를 완벽히 갖춘 상태였다.
/
엘X 링
8인+4인 심리스 코옵 가능
셀렌: 실전주의자. 독과 출혈의 존재를 알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그쪽으로 갈아탐. 각종 전투 기술과 제작 아이템을 매우 자주 사용함
스틸레토: 파티 내 유일한 게임 경험자. 일단 힘을 존1나2게 찍음. 그리고 뭘 하면 몹 머리통을 더 세게 때릴 수 있을지만을 연구함. 신앙은 자버프 걸려고 찍었기 때문에 힐을 기대하면 안 됨
에이 플: 게임 못하는 똥손. 그래서 안전한 원거리 공격이 될 것 같은 마법사를 골랐는데, 그 결과 완성된 것은 갈손 돌리면 익히 만날 수 있는 주문만 쓰다가 가장 먼저 쓰러지는 타입.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지력"만" 찍었기 때문에 딜은 잘 함
윈D: 구르기가 무적이라는 튜토리얼을 본 뒤부터 줄곧 HP의 존재가치에 의문을 품고 있으나...역시 게임초보. 높은 공격력 스탯과 더불어 타고난 피지컬로 잡몹은 잘 잡지만, 무기를 에스톡 한 자루만 쓰는 구평충인 데다가 생명력이 초기치 그대로기 때문에 보스 상대로는 승률이 낮음
릴리엄: 게임을 구해 온 장본인. 탐색 능력과 운이 좋아서 때깔 괜찮은 아이템을 구해서 차고는 있는데 일단은 얘도 게임고자. 젊어서 그런가 얘도 피지컬은 괜찮은 편이지만, 자기 낭만 그대로 스탯을 전부 균일하게 찍어버려서 겉보기보다 약해빠짐
목줄 & 용병 : 침입돌림. 이 세계의 X든 링은 심리스이며 파티로 동시 침입도 지원한다
마리 세실 칸델로로: 최근에 일이 없고 한가해서 최고회차 1렙노강 DLC까지 클리어함
"이거, 일단 게임은 맞지? 인간 고문 프로그램이라든가 그런 건 아니고?"
"...이전에 만든 시리즈의 두 번째 타이틀이 역사에 남을 인간 고문을 했다고는 들었는데. 이번 건 나도 잘 모르겠네."
대검 기사 몬스터의 내려찍기에 납작해진 셀렌의 캐릭터를 보고 빙글거리면서 스틸레토는 자신의 캐릭터가 든 도끼로 방금 셀렌을 때려눕힌 몬스터를 똑같이 납작하게 만들었다.
/
"게임?"
"네. BFF의 신규 사업 중 하나로, 팍스 이후 거의 생산되지 않았던 휴대형 게임 콘솔의 재생산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릴리엄은 들고 온 종이 가방 안에서 네모진 상자를 하나 꺼냈다.
"하지만 게임 타이틀은 아직 개발이 가능한 부서가 없기에 과거의 타이틀 중 하나를 복원해서 조정 중입니다. 개발진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만..."
"...아, 이거 나 아는데."
쿠키를 바삭거리던 스틸레토가 끼어들며 릴리엄이 같이 꺼낸 게임 메모리를 가리켰다.
셀렌이 게임 메모리를 집어 앞뒤로 뒤집어보며 물었다.
"그래서, 이걸 플레이해 보라?"
"네. 다른 곳에도 여러 군데 테스트를 맡긴 상태니 소감만 남겨 주시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정식 의뢰서의 발주도 준비 중입니다만..."
"아니 뭐,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이고 난 무보수라도 괜찮아. 이럴 때 친구 찬스 쓰는 거지."
"...나도 오랜만에 좀 해 보고 싶은데, 게임 콘솔 더 있어?"
"그럴까 싶어 여러분들의 인원수대로 준비했습니다."
릴리엄의 말과 더불어 선글라스와 긴 머리 수행원이 상자 몇 개를 더 들고 들어왔다.
/
그리고 시간이 흘러, 겨우 둘이서 튜토리얼 보스인 대검 기사를 때려눕히는 데 성공하고 두 명의 캐릭터는 동굴을 빠져나와 유적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스틸레토. 게임이란 건 다 이렇게 어려운 거냐?"
"...이것보다 더 어려운 것도, 쉬운 것도 많았어. BFF의 안목은 좀 궁금해지는데...왜 하필 이걸 골랐을까? 수상쩍네."
둘이 플레이하는 게임은 소위 말하는 검과 마법이 나오는 판타지 액션 RPG였다. 스틸레토의 말에 따르면 비교적 난이도가 있고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선뜻 손을 대는 것은 추천하기 어렵다는 모양이었다.
셀렌의 캐릭터는 창을 장비하고 갑옷을 입은 기사였고, 스틸레토는 도끼를 들고 반쯤 웃통을 벗어제낀 힘이 세 보이는 캐릭터를 조종하고 있었다.
휴식처에서 캐릭터를 일으키며 게임 미경험자인 셀렌이 푸념했다.
"옛날 젊은 친구들에게 AMS 적성이 있었다면 지구 정복은 시간 문제였겠군."
"...소문이긴 한데, 한때 팍스가 MT 조종사를 로봇 게임 성적으로 뽑았다는 썰도 있더라구."
"그럴 만하다. 이런 걸 좋다고 플레이하는 놈들이라면 MT로 AC 정도는 잡겠지. 아니면 노멀로 넥스트를 잡거나."
"...푸히히히."
허무맹랑한 가능성을 내뱉으며 전진한 두 사람은 유적을 빠져나온 뒤 눈 앞에 펼쳐진 녹지를 바라보며 다음 목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스틸레토, 이 게임 말인데...적의 약점이라든가 그런 건 있나?"
"...음...잘 모르겠는데? 난 예전에 하던 대로만 플레이하는 중이라. 일단 무기부터 찾으러 갈 생각."
"흠...튜토리얼대로라면 기습이나 선제공격을 우선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 같은데. 일단 나도 연습을 좀 해 보고 싶군."
"이번엔 또 무슨 희한한 일을 받아오신 겁니까?"
운동을 마친 에이 플이 귀가하며 각자 휴대 콘솔을 쥐고 카우치에 드러누운 두 명을 멀뚱히 내려봤다.
"왔나. 너 혹시 게임 같은 거 해 본 적 있냐?"
"부끄럽지만 취미에 쓸 돈이 없었어서 말이죠..."
"...에이쨩도 해 볼래? 릴리쨩이 사람 수만큼 주고 갔는데."
"조금 관심이 생기는데요. 감사합니다."
에이 플은 옆에 놓여 있던 종이 상자 중 하나를 집어 열기 시작했다.
/
그 종이 상자는 에이 플에게 있어 끔찍한 미믹이었던 것 같다.
"으아악! 사, 살려 주세요!"
"...푸히히히히히..."
"너무 가까이 붙지 마라.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잡아먹는 타입인 것 같으니."
"아, 아니! 게가! 달려서 쫓아오는데! 어떻게!"
세 명은 호숫가에서 커다란 게 한 마리를 놓고 우격다짐을 벌이는 중이었다.
슬프게도 에이 플은 자신이 말한 그대로 취미생활에 거의 문외한이었기에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고, 나머지 둘이 약간 고생하더라도 어렵지는 않게 클리어한 튜토리얼 보스마저 쓰러뜨리지 못해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조작 미스로 인해 지팡이를 허리춤에 메고 나무방패를 양손으로 든 채 부리나케 도망가는 마술사 에이 플을 뒤로 하고, 앞서 잠깐 아이템 회수를 다녀온 스틸레토가 자기 캐릭터보다 큰 칼로 거대 게의 머리를 반으로 쪼개 놓았다. 이후 세 명은 회복 아이템인 노란색 돌멩이를 바닥에 던져 HP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아이템 조합 메뉴에서 독기름과 투척 독 나이프를 만들던 셀렌이 스틸레토에게 물었다.
"너, 그럼 이 게임을 클리어한 적이 있는 거냐?"
"...나도 초반부 말곤 기억 안 나. 하도 오래 돼서. 나름 꽤 플레이한 거 같긴 한데 클리어는 못 했어."
"무, 무슨 몬스터가 이렇게 징그럽게들 생겼습니까? 매번 놀라서 아무 것도 못 하겠는데요..."
"...나도 처음에 그랬었지. 옛날 생각 나네."
갑자기 에이 플의 캐릭터가 조작 미스로 멋대로 마법 주문을 하나 시전했고, 하필 그 소리를 들은 다른 거대 게가 두 마리 더 나타났다.
"...에이쨩."
"에이 플."
"죄송합니다아..."
어쩔 수 없다는 듯 스틸레토와 셀렌은 에이 플을 보호하듯 앞서서 삶은 새우를 하나씩 쥐어뜯으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
"그래서, 저녁 식사도 안 하고 게임을 하고 계셨다?"
"""네에..."""
세 명은 결국 쭉 이어진 게임 플레이 때문에 식사 시간을 놓쳤고, 귀가한 윈 D의 설교를 들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라면을 먹던 윈 D가 차가운 시선으로 세 명을 내려다봤다.
"뭐, 이런 날도 있는 법이다마는. 게임이란 것 따위에게 정신이 팔리다니 해이해졌군."
"게임 따위라니.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구."
"...취미인데, 존중해 주면 안 될까?"
"뭐, 그래 봐야 별볼일 없는 시간 때우기에 불과할 것 같다만."
다 먹은 라면 용기를 정리하며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윈 D를 보고, 의외로 간만에 셀렌과 스틸레토가 눈을 마주치며 의기투합했다.
"헤에, 천하의 황금의 기사님도 못 하는 게 있나 보구만."
"무슨 의도냐, 카스미 스미카."
"...별 거 아냐. 말 그대로 윈디쨩도 에이쨩처럼 사생활 따위 없는 재미없는 여자인가 싶어서."
"스틸레토. 너 말이다..."
한 소리 늘어놓으려던 윈 D와 스틸레토 사이에 에이 플이 끼어들었다.
"그, 저...즐기기에 나쁘진 않으니, 시간 나면 해 보는 것도 어떨까요...?"
두 명에게는 예상 외였지만, 생각 이상으로 푹 빠져서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졌던 에이 플의 지원 사격이 나머지 두 명의 도발보다 더 깊이 윈 D 팬션에게 닿았다. 익히 에이 플을 잘 알기에 윈 D 역시 이제야 새로 재미붙일 거리를 찾아낸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그시 바라보던 윈 D가 어깨의 힘을 놓았다.
"그런가...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일단 받아는 두지. 어떻게 조작하는지만 알려 다오, 에이 플."
"우리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네."
"...뭐 그렇지."
셀렌과 스틸레토는 주린 배를 채울 라면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이 자식들, 이것밖에 안 되나? 보스가 에이 플 쪽을 보고 있잖나!"
"...윈디쨩도 너무 앞서나가진 말렴?"
"자, 잠깐만요. 다음 주문 위치가..."
"슬슬 독에 걸릴 때가 됐는데."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렇게 바보가 한 명 늘었다.
이상한 지팡이를 큰 칼처럼 휘두르면서 빛나는 단검을 던져대는 늙은이처럼 생긴 보스를 네 명이서 맞아가면서 다구리놓는 모습은 가히 단두대로의 행진에 준하는 장관이었다.
"이 보스, 여기에 배치하는 거 분명 틀렸다고 생각하는데...스틸레토, 너 이 보스 클리어했었나?"
"...이 친구 포기하고 다른 길로 샜지."
"주문이 왜 안 나가죠?"
"집중력이 떨어졌겠지. 회복약은 없나?"
"어? 집중력도 회복약을 먹으면 되나요?ㅡ으와아아악!"
보스 바로 앞에 서서 회복약을 힘차게 드링킹하던 에이 플이 나가떨어지고, 나머지 3명이 아직도 HP가 절반 이상 남은 보스를 상대해야 했다.
"스틸레토. 네놈 캐릭터는 믿음 수치가 있지 않나? 회복 주문이라도 써라."
"...미안해, 윈디쨩. 나 버프 걸려고 찍은 거라 집중력 없어."
"이봐, 이 노인네 이제 망치를 휘두르는데. 이거 괜찮은 거 맞냐?"
"으으...먼저 죽어버려서 죄송합니다..."
궁상맞게 납작해진 에이 플의 시체를 넘어 스틸레토가 점프 공격을 넣었으나, 늙은이 보스의 기세 좋은 풀 스윙에...HP가 꽤 남아 있던 스틸레토가 아닌, 옆에서 자검으로 공격하던 윈 D가 한 방에 즉사했다.
깜짝 놀라 조작을 잠깐 멈춘 셀렌이 의문을 표했다.
"? 뭐냐, 이 게임은 이런 초반 보스가 즉사공격도 하나?"
"...윈디쨩, 생명력 스탯 얼마야?"
"11이다만."
"초기 수치에서 안 올린 거냐...?"
"안 맞고 때리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진 다 피해서 쓰러뜨리긴 했다만, 이 보스는 쉽지 않군..."
"...잘도 튜토리얼 동굴 보스를 한 번에 잡았네. 윈디쨩 아마 지구력이랑 기량만 무지막지하게 올렸을 걸?"
그 이후, 연속 공격을 얻어맞으면서도 데굴데굴하며 어떻게 치명상만은 피한 스틸레토를 미끼삼아 셀렌이 단검으로 마구 공격한 결과 출혈과 독으로 인해 중간 보스를 겨우겨우 쓰러뜨리고, 수십 번의 도전 끝에 기진맥진한 넷은 이제야 첫 던전인 성 문 앞에 설 수 있었다.
꽤 잘 빠진 은색 갑옷을 입고 검과 방패를 든 릴리엄의 캐릭터가 거의 망자 몰골인 그녀들을 맞이했다.
"도착하셨군요."
"죽는 줄 알았다..."
"저는 꽤 많이 죽었습니다만..."
"굴하지 않는 정신이 있다면 진 게 아니다. 클리어했으니 자신을 가져라, 에이 플."
"...사실 중간까진 쟤가 마법으로 딜 다 하긴 했는데. 앞에 설 사람이 없더라...?"
스틸레토의 말을 마지막으로, 네 명은 릴리엄의 멀쩡한 갑옷을 갖춘 캐릭터와 그녀의 그다지 크지 않은 중형 방패를 바라보았다.
/
도끼창을 든 기사 몬스터가 거센 회오리바람을 일으켰고, 곧 노도의 정수리 내려치기가 폭풍에 튕겨나가 넘어진 릴리엄의 캐릭터 위로 쏟아졌다.
"너, 너무하시는 것 아니신지요 여러분?"
"...하지만 지금 방패 든 사람 릴리쨩밖에 없는걸. 자자, 앞장서시라구."
그리고 이후 그녀들은 릴리엄...정확하게는 그 갑옷과 중형 방패를 파비스삼아 앞세웠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아무리 갑옷을 껴입고 방패를 들었다고는 해도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다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고, 릴리엄이 마구 얻어터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다굴을 놓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안타깝게도 릴리엄 역시 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잘 몰랐기에, 허우대만은 멀쩡한 그녀의 상대적 고레벨 캐릭터는 모든 스테이터스가 똑같은 수치였다. 즉슨 검이나 방패와는 관계가 없는 지성이나 믿음마저 레벨업할 때마다 꼬박꼬박 하나씩 올려 놓은 셈이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군. 미안하다, 릴리엄."
"타, 탄막 열심히 치겠습니다..."
"무보수라고는 했지만, 봐준다고는 안 했다구. 마구 굴려먹어 주지."
"...릴리쨩, 레벨은 높은데 왜 이렇게 캐릭터가 약하지? 혹시 스탯 아무거나 찍었니?"
"무릇 군주된 자 허점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죠...! 꺄악! 개, 개가 어디서!?"
"...그러고보니 이 회사 게임에 나오는 멍멍이랑 할아범은 조심하라고 했던가?"
기사와 병사들이 지키는 성에 웬 들개가 이렇게 많은가 같은 시덥잖지만 당장 매우 중요한 의문을 애써 뒤로 하고, 넝마꼴이 된 다섯 명은 다음 체크포인트에 도착해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가지려고 했는데...
"음? 이거 사용이 안 되는데."
"프로그램상 결함인가?"
"아, 아뇨...이미 발매되었던 타이틀이라 이런 중대한 결함이 있을 리는..."
"끄엑!"
어느새 그녀들의 등 뒤에 나타난 시뻘건 사람이 재빠르게 에이 플의 모가지를 따고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헤에, 침입자네?"
"뭐?"
"다른 유저가 적대할 수도 있는 건가?"
"일단 그렇다고 알고는 있습니다만..."
살아남은 네 명은 침입자를 쫓아가며 길을 막은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무, 뭐냐 이건?"
"...한 명 더 있었구나?"
"젠장, 정보 없이 증원되는 적을 상대하라니..."
생명력 초기치의 윈 D가 어느 새 나타난 두 번째 침입자의 단검 한 방에 목이 달아나고 말았다.
"...스미쨩, 어떻게 생각해?"
"잘 쳐줘봐야 전멸이겠군..."
"큭, 군주된 자가 이런 무뢰한들에게 무릎꿇을 수는...꺅?"
은신 상태로 접근한 첫 번째 침입자가 다시 릴리엄의 캐릭터를 마구 공격해 쓰러뜨렸고, 이에 셀렌이 반격에 나섰으나...
퉁.
"뭐, 뭐냐 이건?"
"...아이고."
셀렌의 허우적대는 검을 소형 방패로 쳐낸 두 번째 침입자가 그대로 칼침을 놓고 셀렌의 캐릭터도 한 방에 삼도천을 건너고 말았다.
"...릴리쨩, 혹시나 싶어 물어보겠는데. 지금 무기 강화수치 얼마니?"
"일단 최대치입니다만..."
"...그럼 그렇지."
스틸레토는 높은 HP와 공격력으로 분투했지만, 중량이 무거워 구르기가 느려터진 그녀의 캐릭터로 2대 1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침입자들은 파티를 전멸시키고 유유히 떠나갔다.
/
"이번 파티는 쉬운데."
"......"
목적을 달성한 휠체어 남자와 소년은 작은 하이파이브를 마주 건넸다.
"하지만 첫 던전에 매칭되다니 이상한걸. 2회차 파티치고는 다들 HP가 낮았고...뭐, 사정이야 있겠지? 이 몸의 패링 실력도 녹슬진 않았구만."
"여보, 식사 준비 좀 해 주시겠어요?"
"기다려 자기! 금방 갈게!"
아내와 딸을 위해 주방으로 떠난 휠체어 남자를 잠깐 바라보던 소년은 혼자서 다시 침입 매칭을 시작했다.
휠체어 남자와 소년의 캐릭터는 이미 모든 아이템과 스테이터스를 완벽히 갖춘 상태였다.
/
엘X 링
8인+4인 심리스 코옵 가능
셀렌: 실전주의자. 독과 출혈의 존재를 알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그쪽으로 갈아탐. 각종 전투 기술과 제작 아이템을 매우 자주 사용함
스틸레토: 파티 내 유일한 게임 경험자. 일단 힘을 존1나2게 찍음. 그리고 뭘 하면 몹 머리통을 더 세게 때릴 수 있을지만을 연구함. 신앙은 자버프 걸려고 찍었기 때문에 힐을 기대하면 안 됨
에이 플: 게임 못하는 똥손. 그래서 안전한 원거리 공격이 될 것 같은 마법사를 골랐는데, 그 결과 완성된 것은 갈손 돌리면 익히 만날 수 있는 주문만 쓰다가 가장 먼저 쓰러지는 타입.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지력"만" 찍었기 때문에 딜은 잘 함
윈D: 구르기가 무적이라는 튜토리얼을 본 뒤부터 줄곧 HP의 존재가치에 의문을 품고 있으나...역시 게임초보. 높은 공격력 스탯과 더불어 타고난 피지컬로 잡몹은 잘 잡지만, 무기를 에스톡 한 자루만 쓰는 구평충인 데다가 생명력이 초기치 그대로기 때문에 보스 상대로는 승률이 낮음
릴리엄: 게임을 구해 온 장본인. 탐색 능력과 운이 좋아서 때깔 괜찮은 아이템을 구해서 차고는 있는데 일단은 얘도 게임고자. 젊어서 그런가 얘도 피지컬은 괜찮은 편이지만, 자기 낭만 그대로 스탯을 전부 균일하게 찍어버려서 겉보기보다 약해빠짐
목줄 & 용병 : 침입돌림. 이 세계의 X든 링은 심리스이며 파티로 동시 침입도 지원한다
마리 세실 칸델로로: 최근에 일이 없고 한가해서 최고회차 1렙노강 DLC까지 클리어함
라레도 시키자
스트레스로 입원할 걸?
로또캐논달린 보라돌이에게 대가리가 깨져버린 ww
-두 번째 타이틀- 저 저 이레귤러쉑들 사람 조지는 맛으로 게임하는거 저 봐라 저
랜디오턴 보고나니까 로디 같은 사람이 의외로 게임 잘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음
그 문제의 두 번째 타이틀을 초회차 돌아보고 '음 이건 이렇게 하면 되려나' 하면서 2회차에서 노뎃노톳클 해버리는 미친 양반이 되는거임?
의외로 근성가이인데다 능력도 있는 편이니 퍼즐게임 하듯이 이 구간에 이걸로 하면 되겠다는 루틴을 엄청 빠르게 짜는 거지 노뎃은 몰라도 노톳은 금방 할거같음
셀렌은 마술사 누님일줄 알았건만
다음에는 나브를 시켜보는건 어떠냐 구세대 노멀들의 전투학습 시뮬레이터라고 이빨털고.
셀렌이 자신과 파티원들을 PK 한 자가 목줄이란 걸 알게 된 순간 어떻케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