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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짜로 일을 시킨다니, 용병에 대한 존중이 하나도 없잖아. 내가 아니면 누굴 시킬려고 그랬는데?"
짜증을 내고는 있지만 결국 나타난 이구아수의 모습을 보고서 에어는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느꼈다.
"이구아수를 보고 싶어."
시작은
언제나처럼 시뮬레이션 훈련을 마치고 모의 콕핏에서 나온 621의 한 마디였다. 처음에 에어는 말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레이븐은 이구아수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이를 숨기지도 않았나? 하지만 예정된 아이스웜 공략전 이후로는 이 관계가 그대로
끝날수도 있었다. 앞으로 PCA를 구실로 서로 만나는 일은 없어지고 모든 세력들은 집적 코랄 도달을 위한 레이스를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구아수도 레이븐도 기술연구도시 어딘가를 해메다가 서로 영영 엇갈릴 수 있다. 만날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
마지막이었다.
그럼에도 에어는 월터가 항상 레이븐도 지인이라는 것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따라서 에어는 만약 이구아수가 레이븐의 지인이 된다면, 레이븐이 행복해져 에어도 행복해질테고 지인을 얻은 월터도 행복해질 것이라는 논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게다가 에어는 마침 위험 요소가 적지만 AC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소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엥게베르트 갱도가 PCA가 쓰던 시설인 건 맞긴 하지만, 중요한 정보는 거의 다 삭제되었을 꺼야. 무인MT나 갱도 구조 때문에 AC가 필요하긴 하지만, 2기씩이나 끌고 다닐 필요는 없어."
- 그렇다면 두 분이서 같이 타시는 건가요?
"뭐?!"
"나는 괜찮은데."
헤드 브링어에 레이븐이 올라탄다는 생각만으로 이구아수는 구역질이 났지만 레이븐이 거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당황스러웠다.
"물론 이구아수 네가 뒷자리에 앉아야지. 누가 AC 조종을 잘하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아니.... 너 같이 감으로 조종하는 여자한테 목숨을 맡기고 싶진 않은데? 그럴꺼면 그냥 갱도 입구에서 있다가 데이터 받아보는 게 낫겠다."
- 하지만 갱도가 워낙 깊어서 로그 전송은 힘들껄요? 게다가 계약은 수집한 정보를 환금한다는 내용이라서 직접 수집하지 않으면 보수는 안 나온답니다.
이구아수의 직감이 이 앞에 함정이 있다는 알림을 울려댔다. 하지만 그 미친 브루트가 남긴 말은 더욱 위험한 사건을 예고하고 있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지금 이구아수가 코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레이븐의 도움이 필요했다.
"좋아.... 그럼 소지품 검사는 따로 필요 없겠지? 루비콘 랭커들을 하룻밤에 몰살시킨 레이븐님과 같이 있으려면 나도 권총 한 자루는 있어야될 거 같거든."
621는 대답 없이 로더 4에 올라탔다.
「목소리」를 보게 된 뒤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갈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
그녀는 평소처럼 은혜를 누리던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라면 용서하지 않았을 텐데」
나는 그리 대답하면서도 새삼 자신의 기만이 부끄러워졌다.
"돌마얀이라는 녀석은 여친하고 사귄 일기장을 MT 안에 숨겨둔거야? 이상한 인간이네. 게다가 은혜라는 표현이라니.... 어지간히도 부자하고 사귀었나봐."
"이구아수, 너는 가난한 사람은 싫어하나?"
"아르카부스 같이 재수없는 녀석들하고 난 다르지. 레드건에서 범죄자 아닌 사람 찾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같이 있다보면 좋은 사람들이야."
"전쟁을 양식으로 삼고 있는데 좋은 사람이라고?"
"야, 레드건도 돌아갈 집이 있는 사람들이야. 나도 언젠가는 발람 경제권으로 돌아와서 내가 살던 그리드 최상층을 사고서 은퇴생활을 즐길거라고. 너도 이 지긋지긋한 폐성에서 평생 살 건 아니잖아?"
"....그래, 나도 루비콘에서 얼른 나가고 싶어."
"넌 나갈 때도 밀항해야 하잖아. 너 같이 사기당하기 쉬운 타입은 브로커 잘 알아봐야 한다."
"내가?"
불시의 일격을 얻어맞은 621의 표정이 굳었다.
"못하겠으면 네 핸들러한테 맡기던가. 근데 플랜 B는 항상 있어야 될껄? 나중에 울면서 나한테 찾아오지나 말라고."
에어의 기억 속에 있는 평소의 레이븐이라면 기어오르려는 이구아수 상대로 지지 않으려 달려들었겠지만 어째선지 오늘의 레이븐은 '나중에'라는 말을 되내이며 할 말을 잃어버렸다. 이구아수도 흥미를 잃어서인지 더이상의 도발은 멈췄지만, 에어는 둘 사이가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게 아닌가하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 시간 여유는 많으니 천천히 탐사하도록 하죠....!
지금의 레이븐은 무인 해상 도시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자일럼에서 레이븐은 조금 더 함께 있고 싶다는 에어의 작은 부탁을 비웃는 대신 말 없이 도시의 여러 풍경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의 레이븐은, 이구아수의 헛소리에도 반응을 못할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저기 로그 또 하나 더 있다.... 근데 오늘 들개 자식 좀 조종이 이상한데?"
"그, 그럼 네가 로더 4를 몰겠다는 거야?"
"말까지 더듬는 거 보니 너 지금 상태 좀 많이 안 좋아보이는데. 레드건에서 이랬다가는 미시간한테 한 대 얻어맞고 바로 끌어내려졌을껄."
"...."
"나는 진짜 걱정되서 하는, 으악!"
이구아수의 걱정에 반박하듯이 로더 4는 전혀 위험하지 않은 무인 MT의 소구경 총탄을 화려한 퀵 부스트 기동으로 하나씩 피하기 시작했다. 안쪽의 이구아수는 비좁은 좌석 안에 이리저리 튕겨져 죽을 맛이었지만, 어쨌든 621는 평소보다 뻣뻣해진 조종 실력을 숨길 수 있었다.
겨우 갱도의 최심부에 도착한 로더 4는 아직 남아있는 잔해를 훑으며 데이터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한 차례 코랄 역류가 쓸고 지나간 자리임에도, 구시대 AC의 파편이 남아 오래된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었다.
제1 조수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명백히 연구에 홀려 있다.
C펄스로 인간의 지각을 증폭시킨다니
이론상 가능하다고 해서 용납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가능성이 사람을 광기에 빠지게 한다.
코랄은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부류다.
위험해, 코랄 조위가 비정상적인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이 공진은 상변이의...
계산하자, 유예는 어느 정도 남은 거지?
47시간 2분 16초.
아직 늦지 않았군.
아이비스를 출격시켜라!
"이 새끼가 하는 말에 따르면.... 코랄를 억제하려고 일으킨 짓이 대재해라는 거야?!"
- 아이비스의 불이 이런 뜻일 줄은....
브루트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증거를 마주하자 이구아수의 머리 속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떤 세력인지는 몰라도 코랄을 불태워 과거의 대재해를 재현하려고 한다면 우주 공항을 확보하지도 못한 레드건은 그대로 몰살당할 게 뻔했다. 자립하기 힘든 도저 세력을 후원하는 어떤 배후가 있겠지만 지금 레드건은 집적 코랄을 확보하는 일에만 신경쓰고 있었다. 스네일이라면 식민화를 노리고 들어왔을테니 감지하는 정보가 있겠지만, 기업용병인 레드건에게는 임무 완료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이라도 해방전선과 접촉을 해봐야 할까? 그러나 이미 레드건은 해방전선을 대상으로 한 작전을 너무 많이 진행했다. 그저 때리기만 하면 보급품과 정보를 내놓는 샌드백으로만 취급해온 것이다.
- 필요한 정보는 전부 수집한 것 같습니다만.... 이구아수 씨, 당신을 위해 준비한 로그가 하나 있습니다. 보수 대신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에어의 목소리가 이구아수의 머리를 식혔다. 전송된 데이터는 환금성은 전혀 없어 보수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이구아수에게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구아수, 미시간이 하는 말은 들어두라고.
그 인간은 본사의 멍청이들과는 달라.
망할 영감이지만 우릴 버리거나 하진 않거든.
이 작전을 생각한 쓰레기 자식은 죽여버리고 싶군.
넌 약삭빠르게 땡땡이쳤겠다? 나도...
이구아수가 행복해한다면 그때 레이븐이 모은 정보라는 것을 알려줘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 에어는 잡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통신을 기다리다가 그 잡음 소리가 훌쩍임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당황했다.
- 저, 이구아수 씨....?
"고마워, 에어. 정말.... 정말 고마워...."
- 레이븐, 서둘러 복귀하도록 하죠.... 이구아수 씨의 상태가....
이전과는
"잠깐, 에어.... 혹시 시간 괜찮다면 언제 한번.... 직접 만나봐도 괜찮을까?"
- 네? 제가요?
에어의 파형이 순수한 당황으로 흔들렸다.
"그러니까 에어, 넌 좋은 사람이잖냐. 볼타의 유언까지 따로 보관해줬으니까, 한번 정도는 제대로 만나서 대접해주고 싶어. 여기 거지 같은 루비콘에 있는 제대로 된 식당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아니, 너는 루비코니언이었지, 젠장.... 어쨌든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거라고. 너라면 밀웜이라도 한번 먹어볼 수 있을테니까...."
그제서야 에어는 자신으로 인해 감정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 저는.... 지금은.... 만나보기 힘들 것 같아요.... 아이스웜과의 결전도 앞두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스웜이 쓰러진다면.... 그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하긴.... 너무 갑작스럽긴 했지.... 미안하다. 그리고 레이븐, 너도 나름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못난 꼴을 보여준 거 용서해줘."
"....더 말해봤자 안 통할테니 갱도에 나올 때까지 닥치고 있어."
아이스웜 공략전은 이구아수에게 시시하게 느껴졌다. 발람이 먼저 가장 중요한 오버드 레일 캐논을 확보한 후 아르카부스에게 공동작전을 제안하면서 어려운 일은 모조리 아르카부스에게 떠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 깨나 들었을 스턴 니들 런처와 캐논 조준을 위한 선진개발국제 FCS를 삥 뜯어온 미시간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했다.
아르카부스는 아이스웜 타격조에 레이븐과 V4 러스티를 넣어 마지막 자존심을 챙겼지만, 덕분에 이구아수가 할 일은 아이스웜 견제로 줄어들어 더욱 편해졌다. 나름 현장지휘하겠다고 나온 V2라는 스네일이라는 인간이 자기보다 먼저 무력화된 건 좀 재밌었지만, 그 나이트폴의 움직임에 비하면 아이스웜은 느릿하게 꿈틀대는 벌레나 다름없었다.
"100, 110.... 115.... 레일 캐논 최대 출력. 이걸로 끝이다! 뒷일은 부탁할께, 전우."
"들개 자식한테 이게 어렵겠냐...."
러스티의 한심한 대사를 마지막으로 아이스웜이 쓰러지는 동시에, 이구아수에게 에어의 연락이 들어왔다.
- 코랄이.... 또 사라져가....
레이븐, 그리고 이구아수.... 당신들께.... 한 가지 전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코랄은.... 그들은.... 제 동포에요.
코랄이 만들어내는 조류.... 저는.... 거기서 생겨난 하나의 파형.... 실체를 가지지 않은, 루비코니언.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인지되지 못했었죠. 레이븐, 이구아수, 당신들만이....
"G4 이구아수! 오늘은 대단했다! 돌아가서 푹 쉬어라! 앞으로 일이 신나게 진행될테니까!"
이구아수는 그제서야 자신이 병신짓을 했고 모든 것을 망쳤다는 것을 알아챘다. 지금이라도 레이븐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레이븐은 이미 자신의 전용기에 올라타 전장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621는 에어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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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을 넣은 코랄문학을 보고 싶어서 직접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써버리고 말았다....
부끄럽지만 아직도 글쓰기에 자신감이 없어서 차라리 연재를 그만둘까 생각까지도 하다가 늦었다. 그치만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쓰는 거 보고서 뉘우쳤음.
여기까지가 3챕터였고 다음편부터는 4챕터임. 일부러 등장 안하고 있었던 러스티가 4챕터 보스다.
레일캐논 이구아나가 가져와서 그런가 RaD는 아이스웜 공략에 끼지도 않네 ㅋㅋㅋㅋㅋ
621과 다니면서 기량이 원작보다 늘었는지 스네일보다 나중에 가네 - dc App
어째 분위기가 굉장히 불온하게 돌아간다..?
제목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이거 데이트해본다고 나온 거에 딴 년이 무자각으로 꼬리쳤더니 남자가 그대로 넘어간 상황이냐? 좆됐네..
어 마지막 문장이...?
엣
어어 마지막 문장이 왜그러냐
어어 이런식의 레이븐의 불은 안 된다
허걱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