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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점으로 발매 9주년을 맞이한 다크 소울 3

일본에서는 26일이지만 한국과 서양 기준으로는 블러드본의 발매 10주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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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방녀를 통수 치는 히든 엔딩, 이른바 화밟녀 엔딩 때문에 인격파탄자 밈이 생긴 걸 시작으로

이젠 쭀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다크 소울 3의 주인공, 재의 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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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스스로가 쏘아 올린 어설트 셀로 인해 코지마 입자로 오염되어 가는 지구를 떠나지도 못하고,

코지마로 돌아가는 아르테리아 시설에서 에너지를 공급받는 크레이들에 안주한 채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4계 세계관과 비슷하게


다크 소울 시리즈의 세계관은 태초의 불이 피어오르며 어둠이 끝나고 시작된 불의 시대로,

불이 꺼지려 할 때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강함을 지닌 존재가 스스로를 장작으로 태워 불을 유지하는 시스템

좋게 말하면 고귀한 희생이지만, 다르게 보면 주기적인 인신공양을 통해 익숙한 세상이 유지되는 것


이러한 희생을 통해 한 시대 동안 유지될 불을 지핀 이들을 장작의 왕이라 칭하고,

반대로 불을 계승하려 했으나 그 자질이 모자라 연료가 못 되고 타버린 자들은 불 꺼진 재라고 불림

그래서 오프닝 나레이션에서는 '이름 없고 장작조차 되지 못한 저주받은 불사'라고 까내리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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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불안하게 유지되고 있던 불의 시대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3에서 끝물에 이르는데,

그래서 제법 다채로운 색조를 가졌던 전작들과 다르게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빛바랜 분위기 위주

몰락이 임박한 세계라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포앤서가 강하게 연상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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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시대를 연장할 수 있는 장작의 왕 후보는 세습화된 불의 계승에 회의를 느끼곤 칩거에 들어갔고,

다시 한 번 몸을 태워 달라고 부활시킨 선대 장작의 왕들은 각자만의 이유를 대며 자리를 비워버린 상황


결국 사람들은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불 꺼진 재들을 무덤에서 끌어낸 다음,

돌아올 생각이 없는 장작의 왕들의 머리를 가져와 스스로와 함께 불사를 것을 요구하게 됨


소위 퇴물이 되어버린 터키틀딱에게 링크스, 그것도 오리지널들을 상대로 싸워달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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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포앤서의 올드킹 엔딩이 골라 죽이는 게 그렇게 대단하냐는 대사로 컬러드/오르카 엔딩을 냉소하는 동시에

파격적인 1억명 학살 미션을 통해 자유의지가 늘 옳은 방향으로 향하는 건 아니란 걸 시사했던 것처럼,


다크 소울 3에도 시리즈 전통의 마음이 꺾인 전사 포지션의 NPC인 호크우드의 입을 빌려

시리즈의 근간이나 다름없던 장작의 왕 시스템에 대한 냉소적인 관점을 제고하기도 함




하지만 전직 레이븐이었던 터키틀딱이 국가 해체 전쟁에서 레이븐을 압도한 링크스들을 역으로 쓸어버렸듯


재의 귀인은 자신과 다르게 불의 계승에 성공했던 장작의 왕들을 전부 사냥해 그 머리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나아가 역대 장작의 왕들의 흔적이 한데 모인 왕들의 화신까지 쓰러뜨리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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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볼 수 있는 엔딩은

도전 과제도 따로 없는 이스테에그에 가까운 화밟녀 엔딩을 제외하면 포앤서와 마찬가지로 3개인데,


이미 한 번 불의 계승에 실패한 이상 가망이 없을 걸 알면서도 꺼져가는 불을 잠깐이나마 연장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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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적대하고 어둠을 추구하는, 비밀 결사에 가까운 세력과 결탁하여

직접 불의 시대를 끝내버리고 어둠의 시대를 이끌어갈 왕으로 추대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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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진 엔딩으로 여겨지는 세 번째 엔딩에서 갈리는데,


답을 내리려 하는 것 자체를 비웃으며 뇌 빼고 날뛰는 걸 선택하는 올드킹 엔딩과 다르게


불의 계승의 끝 엔딩은 불의 시대가 더는 지속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불을 거두되,

태초의 불이 어느 날 피어올라 어둠을 밝혔던 것처럼 언젠가 새로운 불꽃이 나타날 때를

기다리면서 긴 암흑을 견뎌내기로 하는, 잔잔하지만 그것대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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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로서의 데뷔작 마지막에 들어갔던 사일런트 라인의 오마주는

그렇게 미야자키가 시작한 시리즈를 끝맺는 대사로 다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