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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미는 뜨거운 바람이 좋다.

트레일러 캐빈 위에서 황야를 쓸고다닌 바람을 맞으면,살 거 같은 기분이 든다.바람은 짧게 자른 잿빛머리를 헝크려 놓고 떠나간다.이사미가 바람을 눈으로 쫓자,짐칸을 덮은 가림막도 크게 펄럭였다.

가림막 아래에는 거대한 인형 병기가 놓여져 있다. 그 푸르게 칠해진 복합장갑이 사막의 반사된 빛을 받아 둔탁한 빛을 내고 있었다.  아머드 코어. 그건 일찍이, 단기로 전장의 양상을 바꿀 정도의 힘을 가졌던 병기다.

인형 병기가 실용화 된 것은 지금부터 15년 정도 전,민족문제나 자원쟁탈로 인한 분쟁이 세계 각지에서 격화되던 무렵이었다.

AC로 대표되는 인형 병기는 동력계에 엑츄에이터 복잡계(ACS),제레네이터에 복합형 연료전지를 채용함으로써 기존 무기의 장점들을 능가할 만큼 범용성을 얻었다.변환효율 83%라는 초고효율 복합형 연료전지가 만들어내는 방대한 에너지를 ACS가 최소 소실로 파워로 변환하여,인간형 병기의 플렉시블하고 폭넓은 전술 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범용 인형 병기의 등장에 따라 종래의 병기는 크게 줄었고 그에 따라 군대도 해고가 늘어버렸다. 또한 인건비가 크게 줄어들었기에 비교적 고가인 인형 병기 비율도 증가했다.


작업 기계로서 시작된 MT는 플렉시블한 운용 시스템에 특화된 전투 전용 AC로 진화하여 전장을 지배했다.그 AC도 지금은 신기축을 가득 채운 신세대 AC “넥스트”의 등장으로 최강의 이름을 물려주고 있다. 하지만 넥스트는 세계를 지배하는 군사기업 연합체 “퍽스”만이 보유한 무기이다. 그렇기에, 이 변경에서는 현재도 AC가 결정적 타격력을 가진 병기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미는 블루 그레이 색 눈동자를 사막 저편의 능선으로 향했지만 강렬한 햇빛이 낳는 신기루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트레일러의 캐빈 안에서,지붕 위의 이사미에게 말을 걸었다.


“어때.문제는 없나?”


 이사미는 이번엔 일어나 쌍안경으로 사방을 둘러본다. 뒤를 따라오는 트레일러 몇 대 

외에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뒤쳐지지도 않는 것 같다.


“네, 문제없는 것 같습니다.” 


 이사미는 캐빈에서 얼굴을 내민 캐러밴 리더에게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의뢰인은 도적이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은 괜찮은 거 같군.”

“나오지 않으면 제 입장상 곤란한데요.”


 청소년의 상쾌한 미소로 이사미는 답하며, 리더는 어깨를 으쓱한다.


“레이븐은 그런 건가?”

“AC파츠 유통도 요즘은 적어서요”

|”퍽스로서는 금제(禁制)품이니까, 뭐 우리 장사도 암시장이 남아있으니까 돌아가지만”

“표면적으론 전부 퍽스 짐이죠?”

“표면이건 뭐건, 전부 퍽스 상품이야”


 리더는 웃는다.

 퍽스는 삼십여대의 넥스트로 약 겨우 한 달만에 세계를 장악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그 분쟁을 “국가해체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국가는 해체되고, 도시 규모의 행정구분 “콜로니”로 분할되었기 때문이다.

 콜로니의 경제는 퍽스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며 시민은 도시 간의 이동도 제한되어, 중세 농노제와 큰 차이가 없게 되었다. 퍽스는 적절한 식량 분배와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사람들의 불만과 낙담은 컸고 또한 억압에서 생기는 무기력은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었다.

 하짐나 콜로니 경제가 완전히 퍽스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퍽스의 치세는 넥스트의 힘으로 확립된 것이다. 그 소수 정예 전력이기에 세계 구석구석까지는 지배하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캐러밴은 퍽스의 짐을 나르며 경제 계획 외의 상품도 운반하고 있다. 퍽스는 그걸 알면서도 필요악이라 침묵하고 있다.

 

 “말하고 있으니 적께서 온 거 같은데요”


 이사미의 목소리가 진지하게 낮아졌다.


 “왔다니 뭔가 보인 거냐”

 “AZ의 센서에 걸린 거에요,대장,속도를 줄여주세요.”


 이사미는 손목시계풍 인터페이스를 보았다. 고출력 제레네이터 반응이 셋이다.


“조심하라고!”


리더는 짐칸으로 점프하는 소년을 걱정하며 배웅했다. 소년은 엄지를 세우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AC의 어깨에 오른다.

 어깨 장갑의 그립을 잡고 이사미가 묶음을 풀자 푸른 기체가 햇빛에 노출됐다. 전쟁 전에는 세계 각지의 전장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코어와 장시간 작전용 부스터에 레이저 블레이드라는 어셈블이다. 그리고 큰까마귀 엠블럼에 “SAPPHIRUS FORCE”라는 글자와 기체 곳곳에 “SF-AZ01” 마킹이 있다.

 이사미가 인터페이스에 암호키를 입력하자, 배후의 콕핏 해치가 열렸다. 이사미는 빠르게 드라이버 시트에 들어가 빠르게 시스템 체크를 누르고 슬립 모드를 해제. 서브 액정 모니터에 선명한 푸른 문자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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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부대 -사피러스 포스- 기동>


 그리고 해치가 닫히고 이사미는 시트 옆에 놓여있던 간이 헬멧을 썼다.


 <시스템・전투 모드에 들어갑니다>


 헬멧・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작동을 시작하며 AZ의 두부 센서와 동조하여 황야의 광경과 기체 정보, 레이더 화면이 헬멧 바이저 내부에 표시되었다.

 적 집단은 이미 캐러밴에 가까워져 있었다.

 이사미는 언제나의 무장을 선택.AZ의 팔이 동조하여 랙에서 레이저 블레이드와 스나이퍼 라이플을 잡아 올렸다.

 

 “캐러밴은 물러나 주세요.이미 가까워요”

 “원호 MT가 필요한가?”

 “신호를 보내면 지원 부탁드립니다”

 “그래. 행거 릴리즈 한다!”


 행거 측의 유압 락 해제를 확인.이사미는 풋패달을 크게 누르며 AZ는 부스트 점프로 푸른 하늘에 날아갔다.

 기체의 푸르름과 사막의 푸른 하늘이 녹아 뒤섞여 바람과 하나가 된다.

 아래를 보자 트레일러 집단이 크게 커브를 틀며 크게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또,끝에 있던 지원 사각형 MT 2기도 캐리어에서 내려 전투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사미는 HMD에 비춰진 사막의 광경을 자세히 보았다.모래 언덕과 바위산이 끝없이 이어진 전형적인 모래 사막이다.

 이미 센서는 적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었다. 수는 셋. 그 중 한 대는 AC라 해석하고 있다.

 이사미는 록온하고 있지만 상대쪽의 록온 경고는 없다.적은 장거리 무기가 없는 것 같다.

 이사미는 조준을 풀고 한번만 스나이퍼 라이플의 트리거를 당기며 착지하고 사선에서 벗어난다. 경고의 한발이다.


 “이쪽은 브로커 캐러밴. 이 이상 캐러밴에 근접하면 공격하겠다. 용무가 있다면 무선을 오픈해라”

 

 이사미는 언제나와 같은 경고 대사를 읇는다.보통이라면 대답 대신 포탄이 날라온다.그는 호위 용병이며 일방적으로 적성 목표를 공격하는 입장이 아니다.

 아니라 다를까,사막 능선에 보이던 기체에서 록온이 안된 포격이 온다. 이사미는 기체를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휘날리며 박격포의 공격을 피하고 적기에게서 거리를 벌린다. 동시에 포격 위치를 특정하고 지원 MT에 데이터를 보낸다.


 “뜨거운 거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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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 MT는 그 신호에 맞춰 미사일을 사출하고, 정확하게 적기를 덮친다. 이사미는 그 사이에 부스트 대쉬를 사용해 폭염에 싸여 있는 적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홍련의 불꽃에 휘말린 적 MT를 록온하고 2기에게 마무리 일격을 넣는다. 하지만 남은 한기의 반응이 없다. 언덕 너머로 도망친 것이다. 능숙한 조종사임이 틀림없다.

 그리 생각하자,록온 경보가 빛났다.

 언덕을 이용해 이쪽 사이트를 벗어나며 록을 한거겠지.이사미는 퀵부스트로 거리를 벌려 록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잠깐 사막 너머의 AC가 보이는 사이 이사미는 스나이퍼 라이플을 두 발,세 발 쏘아 명중시킨다.

 모래 연기가 피어오르며 적 AC가 피탄 충격으로 멈추었다. 즉시 이사미는 오버부스트를 발동. 대출력 분사를 가능하게 하는 OB라면 단숨에 거리를 좁혀 블레이드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

 멈춤이 풀리고 적 AC는 바주카의 포구를 겨누었다.

 하지만 이사미의 AZ는 좌우로 기체를 흔들어 록을 벗어내고 블레이드 사거리로 들어간다. 빛을 뿜는 레이저 블레이드를 번개와 같이 수평으로 반짝이고,날은 허벅지 부분에 히트, 적 AC의 다리를 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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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를 잃은 AC의 상반신이 사막에 쓰러지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이사미는 다 끝났다고 리더에게 연락을 넣었다. 아군의 사족형 MT도 곧 모습을 드러내고 이사미는 해치에서 나와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안심한 표정을 지으며 승하차용 와이어 사다리를 이용해 AZ에서 내렸다.

 이제야 쇼크에서 회복된 거 겠지, AC의 해치가 열리며 드라이버가 나왔다. 군인 나부랭이 였던 그는 MT의 머신건이 조준된 것을 알아채자 양손을 올렸다.해체전쟁 후엔 레이븐 같은 일을 했던거겠지.

 이사미는 AC 옆까지 가서 말을 걸었다.


 “동업자분. 머리와 코어는 남겨줄 테니 나중에 놓고 가세요.  

 

 드라이버는 이사미의 모습을 보자 실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아이가 상대였을 줄이야”

 “귀찮으면 여기서 사막의 해골이 되고 싶나요?”


 드라이버는 아니,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가지 알려줘. 네 코어 GAEA는 OB 기능이 없는데 어떻게 가능하지? 거기에 내가 진 셈이라고”

 “그건 비밀입니다, 겉모습에 속으면 안되요.”


 이사미는 심술궂게 웃었다

 MT 한대가 어떻게든 재기동해서 코어와 MT를 회수하고 떠났다. 캐러밴은 그걸 확인한 후 이사미를 데리러 왔다. 트레일러의 리더가 내려와서 이사미를 보자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도망치게 해주는지 이해 못하겠구만”

 

 이사미는 파괴한 AC에서 회수한 연료통만한 파츠를 어깨에 메고,캐리어로 옮긴다. AZ의 예비 파츠로 확보해놓기 위함이다.


 “나는 전쟁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그들은 도적은 아니지만…그보다 수소와 탄약은 꽉 채워줘요. 잊지 말아요.”

 “그래. 계약이니까”


 그리고 리더는 어깨를 으쓱한다.

이제 막 15세가 된 소년이 레이븐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이사미의 솜씨는 확실했다.

 그가 이 캐러밴과 계약한 지도 반년이 된다. 이제까지 많은 전투를 치뤄왔지만 그는 아직까지 AC에 중대한 손상을 입은적도,캐러밴에 사상자를 낸 적도 없다. 때로는 세 배 이상의 전력을 가진 무장 세력이나 강도를 상대로 이 전적은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또한,계약에서도 장갑의 수리와 연료와 탄약,의식주의 보증 이외엔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계약엔 특약이 있다.

 그건 “내 방식에는 참견하지 말아줘” 였다.


 “어이, 이사미. 도와줄까?”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소년의 등에 말을 걸었다.


 “감사합니다.”


 소년은 돌아보며 웃음을 지었다.

 그건 나이에 맞는 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명랑한 미소였다.


2부 2화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