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이 혼란한 벨리우스 도심을 떠나 엘카노 파운드리로 향하고 있을 때 즈음.



“형제들이여, 자매들이여, 움츠린 몸을 펴야 할 모든 붉은 늑대들이여!”



붉은 늑대, 스칼리악 베어볼프의 신관은 제 역할인 신벌을 내리는 행위에 사용되어 재활용조차 불가하게 일그러진 거대한 포신과, 그 도구로써 이용되어 이제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 거대한 기계, 오버드 레일 캐논의 아래에서 목 놓아 외쳤다.



“대행자님의 말씀이, 우리가 우러러보는 존재를 섬기는 위대하신 분의 마지막 지시가, 마지막 신탁이 내려왔다! 모두가 기다려온, 그 말씀이 시작된다. 다들 귀를 열어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신관이 쥐고 있던 마이크가 꺼지고, 광장을 존재감만으로 꽉 채우는 두 기의 AC가 몸을 일으켰다. 하나같이 머리를 대신해서 코어에 렌즈가 박혀 시야를 대신 트이게 해주는, AC보다는 MT에 가까운 인상을 주는 AC들.


그 중 하나는 레이븐과 프로이트의 AC에게 장비된 블레이드들에 의해 사지가 찢겨나가고 앙상한 뼈 같던 레이저 캐논을 상실했던 AC 파나틱이었고, 얼마 남지 않았던 부품으로 수리를 했던 탓인지는 모르나 붉게 칠해져있어야 했을 XC-2000의 완부와 티엔-창 각부는 은회색의 금속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덕분에 불길하다 싶을 정도로 진하던 핏빛의 비중이 줄어들어 조금 뒤틀린, 기이한 천사로써 보여줄법한 외관을 갖게 되었으나 저 강철 천사의 안에 탑승하고 있는 존재는 천사라는 이름이 아까울 정도의 악마였으니, 마치 천사의 내면에는 악마가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적절한 비유라고 여겨질만한 모순적인 비주얼이 되었다.



[“형제들, 자매들, 이 목소리가 들리는 모든 늑대들이여.”]



그러나 여성의 목소리는, 이들이 대행자라 부르며 섬기는 카르민 헥스의 목소리는 AC 파나틱의 옆에 있는 AC에게서, 마치 파나틱의 쌍둥이라고 봐도 될법한 기이한 형상의 AC에서 흘러나왔다.


AC 토르케마다. 박해자라는 뜻을 지닌 이름.


AC 파나틱은 날개의 형상을 아르카부스 선진개발국제 무장인 VE-60LCA로 빚어냈다면, AC 토르케마다는 RaD제 살포형 다연장 미사일인 수프로 빚어냈다는 점과, 완부와 각부를 전부 다 티엔-창 프레임으로 교체하고, 파나틱에게 선진개발국제 무장이 들어갔듯 토르케마다 역시 선진개발국제 무장을 쥐고 있었다. 2연장의 총신이 돋보이는 레이저 라이플 VE-66LRB, 둥그스름한 원뿔형 몸체가 인상적인 Vvc-760PR.



[“내 그대들에게, 붉은 늑대들에게 마지막 명을 하달한다.”]



두 기의 뒤틀린 천사들. 이들에게서 울려퍼지는 목소리는 그리드의 낡은 금속 벽을 타고 흘러, 그리드 바깥으로, 이들의 둥지 너머로 향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벨리우스로 향하는 붉은 늑대 떼들에게 도달했고.



[“인두겁을 벗어던지고 한 마리의 늑대가 되어, 열 마리의, 백 마리의, 천 마리의, 만 마리의 늑대가 되어 핏빛 파도를 이루어라, 우리는 묵시록의 짐승이자 최후의 날이 되어서야 지옥에서 날아오르는 한 무리의 황충이니.”]



대행자의 목소리가 한 차례 멈추는 순간.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무(無)로 되돌리겠노라!!!”]



이젠 사람의 외침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광기와 증오에 미쳐버린 광인들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가거라, 형제 자매였던 늑대들이여, 멸망의 짐승들이여, 불신자들을 지워버릴 황충이여.”]



불에 섶을 지고 뛰어들듯, 마치 스스로를 희생하라 종용하는듯한 대행자의 목소리에도 일언반구의 의심조차 하지 않는 늑대들은 무너져내려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어져버린 벨리우스의 벽을 목전에 두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해방 전쟁 직후에 재건된 방어선도, 레일건 포탑의 강철로 된 탄환의 비가 쏟아져도 두려움을 잊어 짐승 미만의 사고방식을 갖게 된 광인들에겐 그저 잠시 진격을 막을 마름쇠에 불과할 뿐, 선두에서 질주하는 장갑차에 탑승한 신도 한 명이 확성기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진격을 독려했다.



“섬기는 이를 위하여, 대행자님을 위하여, 사도를 위하여, 우리 모두의 번영을 위하여!

늑대들이여, 우리들의 시간이 왔노라고 불신자들에게 불과 강철로 노래하여 전하라!”



어느 독립 용병에게 제공받았다는 4기의 무인 AC들이 붉은 MT들의 머리 위를 지나쳐가 1차 방어선을 무시하고, 2차 방어선까지 무시하며 AB로 돌진, 오버드 레일 캐논이 만들어낸 그 틈을 정확히 통과했다.


루비콘 해방 전쟁 종전, 그 직후 1년도 채 되지 않았으나 벽은 그렇게 다시 돌파당했다.








갑작스런 벽의 붕괴와 연이어 들이닥친 혼란 때문에 당연히 임시 정부 청사는 마비되었다. 미들 플랫웰은 비상 소집령을 내려 벨리우스 인근에 있던 RLF 병사들을 벨리우스로 당장 소집시켰지만 그의 바램보다도 더 일찍 도달한 자들이 있었으니.



“미들 플랫웰, 이 무례한 하릅강아지 같은 것.”



철제 의자에 묶여 수 차례의 폭행을 받은듯한 인덱스 더넘에게 침을 뱉은 초로의 노인은 자신의 손아귀에서 플랫웰을 놓쳤다는 것이 경탄스럽게 다가왔는지 빈 손을 쥐었다 펴면서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크흐, 제가 찾아갔을땐 얼굴을 비추긴 커녕, 꺼지라고 하시던 분들이 이렇게 직접 행차하실 줄이야. 그럴 줄 알았더라면 제가 굳이 갈 필요도 없었겠군요?”



피 섞인 침을 바닥에 뱉어낸 더넘이 한 차례 직설적으로 비아냥거리자, 각목을 든 중년은 그대로 더넘의 넓적한 등판을 후려갈겼다. 뭐, 건설 노동자 출신이었던데다 해방 전선 내부에서 탁월한 피지컬을 보유하던 더넘이 저런 얇실한 각목에 맞는다고 몸이 상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각목이 뚝 하고 부러졌지만.


각목을 휘두른 중년 남성은 분명 멀쩡한 새 각목이 개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상황극의 소품처럼 뚝 부러지자 어이가 없다는 듯 각목을 내려놓았지만, 그런 건 신경 쓸 이유가 없다는 듯 더넘은 고개를 들어 여전히 죽지 않은 눈빛으로, 한때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어 숱한 고문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을뻔한 로쿠몬센이 그러했듯 굴하지 않은 채로 비굴하게 굴고 있는 노인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어떤 말을 하든, 루비콘 해방 전선은 붕괴하지 않을 겁니다.”



“호오? 내가 할 말이 무엇일지 알고 그러는가, 과연 자네의 확신이 맞을 거라 보는겐가?”



열정적으로 활동해온 단체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사람들을, 함께 해준 동료들을 믿는다는 더넘의 발언에, 노인은 당연히 비아냥거렸고, 그 말에 더넘은 씁쓸한 미소를 짓다가도 웃기 시작했다.



“흐....흐흐흐, 흐하하! 하하하하!!”



“흠, 미쳐버린겐가, 뭐, 그 정도였-”



“결국 당신과 같은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건 떠드는 것 말고는 없는거겠지요.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없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이 그것 뿐이니까!

그런 되다 만 어른들의 말 따위에 붕괴할 해방 전선이라면, 그것으로 해방 전선의 가치는 끝난겁니다.”



“닥쳐라!!!”



아무리 말을 하며 이간질시키고 상대를 도발한다 해도,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 이외에는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뼈가 담긴 독설만큼은 참지 못한 노인이 노성을 내질렀지만, 인덱스 더넘의 말대로 그렇게 소리만 지를 뿐, 주먹을 쥐어 상대를 후려팬다는 과감한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그 사실이, 이 현실이 더넘에게 있어서 지금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는 일종의 자그마한 유희로써 작용하고 있었고.



“수부께서 자리를 비우고, 자리를 넘겨주셨다는걸 어째서 당신들이 인정하지 못하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군요. 이제서야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당신들은, 당신 같은 어르신들은, 어르신들 같은 노인네들에겐 너무 많은 것이 있었어요. 그게 뭔지 아십니까?”



더넘은 자신의 말을 들어도 아무런 반박조차 하지 못한 채 부들거리기만 하고 있는 저 추레하고 늙수그레한 낙오자들을 바라보며 어디 해볼 수 있는 만큼 더 해보라며 역으로 도발하듯 말했다.



“겁이 많다는 것과, 욕심이 많다는 겁니다.

어르신들에겐 욕심이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쥐셨죠, 돈, 권력, 세력, 지지도. 그런데 그 많은걸 거머쥐고 나시니 이번엔 겁이 많아지신 겁니다. 손에 들어온 것을 하나도 잃기 싫다는 욕심.

이거 보십쇼. 제가 이렇게 말해도 주먹만 부들거리지, 주먹을 휘두를 용기조차도 없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당신들은 겁에 질려 있다는 겁니다.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겁이, 두려움이 잠식해서 잡아먹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썩었다는 소리죠!!”



“그 입을 닥치라 하였느니라!!!”



“수숙께서 앉으신 자리가, 그분이 지금 휘두르고 계신 힘이 언제부터 당신들의 것이었습니까!? 그 자격을 얻으려고 스스로 총을 쏴보셨습니까? 누군가를 죽여봤습니까? 차량을 몰고, MT에 탑승해서, AC에 탑승해서 언제쯤 이 쇳덩어리 속에 갇혀 그대로 관짝에 갇힌 산송장이 될지에 대한 걱정을 해보셨습니까?!”



이전의 연이은 폭행 때문에 입 안이 터져있던 인덱스 더넘이지만, 그는 욱신거리는 입 안에서 맴돌지 않고 터져나오는 말을 막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있는 당사자는 그럴 힘조차,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 전부 사실이었으니까.


수부 섬 돌마얀이, 수숙 미들 플랫웰이 AC에 탑승해 최전방에 나서서 모두를 독려하며 이끌던 해방 전쟁의 초반기에 이 시대착오적인 존재들이 할 수 있는건 자기보신이 목적인 활동에 불과했다. 젊은이들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싸우는 이가 있다면 싸우지 않고도 해방을 위해 힘써야 하는 이들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던 이들의 행동원리의 기저에 깔려있는 것은 생존욕구. 저렇게까지 목숨을 내놓으며 싸우고 싶지 않다는 보신주의.


언젠가 저들이 죽으면 권력은, 우선권은, 모든 것은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해오며 버티기만 했을 뿐, 무언가를 주도한적 없는 기회주의자들.


그게 정체이지 않냐고 따끔하다 못해 파일 벙커 수준의 강철 말뚝을 처박는 인덱스 더넘의 발언에는 반박을 하든, 안 하고 침묵하든 그 모든 행위 자체가 더넘의 발언을 인정하는 행위로 비춰질만한 모순적인 상황이었기에 그들이 할 수 있는건 단 한가지 뿐이었다.



“방송실 점거가 완료되었습니다.”



한 남성이 다가와 방송실 점거 소식을 알리자, 더넘의 말을 듣느라 목울대와 안면에 핏줄이 도드라지게 솟아있던 노인은 비열한 미소를 띄우더니 더넘을 내려다보며 한 마디 말만을 남겼다.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은 힘이고, 나는 그 힘을 모두에게 나누어줄 것이네.

그 이후로도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을지, 그 표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



그저 자신이 할 말만을 남기고 무시하는 것. 노인은 등을 돌린 채, 뒤에서 다시 돌려오기 시작하는 폭행 소리에 귀를 닫은 채, 그리고 자신만이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진실에 눈이 멀어버린 채 방송실로 향했다.



‘그래, 저 망할 핏덩이가 아무렇게나 읊조린 말은 맞다. 그런 걱정을 왜 해야만 하지?’



방송실로 향하던 노인은, 방금 전에 들은 말에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자기위안 삼아 자기합리화를 시작했다.



‘결국은 살아남은 자가 강한 법이다. 모든 경쟁자가 사라지고 유일하게 내가 남는다면 모든 것이 온전히 내 것이 될 터였는데, 그저 곁에서 목숨 걸고 싸웠다는 그 하찮은 이유만으로 그런 주제 모르는 놈이 루비코니언을 이끈다고? 어림도 없지.

아무리 강자라 한들 살아남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만 어떤 약자라 한들 살아남으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은거다. 그런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약자로 태어나 약자로 살아오며 약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 나는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어야 한다. 그래.’



방송실에 들어선 노인은 마치 자신만을 위한 연설대처럼 마련된 자리로 가, 마이크를 잡았다. 루비콘 해방 전선 전용 긴급 회선. 앞서서 미들 플랫웰이 벨리우스에 비상 소집령을 내릴 때 쓰인 회선은, 자기만족과 욕구충족에 미쳐버린 나잇값 못하는 노인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모든 루비코니언들이여, 거짓된 해방, 진실되지 않은 해방에 지쳤으리라 사료되기에 이 중요한 말을 잘 듣기를 바란다. 이것은 권유이자 충고가 아니라 권고사항이니, 모두 잘 듣길 바란다.

그대들에게 해방을 안겨준 존재라며 아무것도 모른 채 왜곡된 진실에 눈이 가려져 칭송한 존재, 그대들이 루비콘의 해방자라고 칭송하던 그 혐오스러운 존재에 대해, 이 자리에서 밝히노라.

독립 용병 레이븐. 그것은 그 존재의 진정한 이름이 아니다.

아니, 애초에 그 존재에겐 이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강화 인간 C4-621, 이름 하나 없이 식별명에 불과한, 사람조차 되지 못한 불쾌한 존재! 이 존재가 주인이라며 섬긴 인간같지 않은 자에겐 우리 루비코니언들의 피와 살을 불사르다 못해 뼈까지 갈아 분쇄해버릴 악의로 가득 찬 그릇된 대의가 있었다!

오버시어, 그들은 코랄을 위험한 물질로 규정하여, 모든 코랄을, 이 루비콘 항성계에 존재하는 모든 코랄을 전부 불사르며 그 기록조차 우리들의 목숨과 함께 태워버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수행하는 도구로서 쓰인 것이 너희가 그토록 칭송한 독립 용병이다!”



그래, 이 순간이다. 모두가 알아야 하는 비밀을 진실로써 폭로하는 이 순간.


폭로가 끝나면 자신은 영웅이 되리라, 섬 돌마얀의 유지를 이을 수 있으리라, 진정한 후계자가 되리라.



“모든 루비코니언들이여, 각성하라! 그리고 일어서라! 우리 루비코니언들의 진정한 해방이란 우리들의 손으로 일궈내야 하는 법. 모든 외세를 배척하고, 모든 독립 용병을 배척하고, 모든 기업을 배척하라! 루비콘은 우리들만의 것이니!”



자신의 말을 듣고 기쁨에 겨운 함성소리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황홀함을 느끼며, 노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이 순간만을 위해 살아온 것이다. 그렇게 생존해온 것이다.


그 일방적인 자기합리화 속에서 일방적인 방송이 종료되고.



“크....큰일입니다!”



자신이 진정한 구원자랍시고 온화한 미소를 짓던 노인은 분위기를 산통 깨는 외침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허, 모두가 궐기를 위해 힘을 터뜨리고자 할 이 중요한 순간에 무슨 무례인가?”



헉헉대며 달려온 중년 남성은 누가 봐도 이쪽 일에는 부적합한 깡마른 몸을 하고 있었기에, 몇 십초의 시간동안 숨을 고르고 나서야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수부.....수부 섬 돌마얀 님의 신변 확보를 하러 간 중대가 궤멸당했습니다....!!”



중대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라는 말에 노인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아 멍해진 사람처럼 입을 벌렸다. 말이 중대지, 섬 돌마얀의 친위대를 자처하며 구성한 최중요 전력이었다.


AC 전력이 없을 뿐, 루비콘 해방 전선이 구성되기 직전부터 반 기업 행위를 해오던 베테랑들이 소속되어 있던 사병집단에 가까운 부대였는데, 그 부대가 전멸당하다니? 그 말만 들었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 같았다.


그런 노인의 인상이 한 차례 더 구겨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긴급입니다! 붉은 늑대들이 벨리우스의 벽을 넘었습니다. 놈들은.... 놈들은....!

우리가 가져야 할 모든 것들을 남기지 않고 전부 다 불태울 목적입니다!”



루비콘 해방 전선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시도 자체는 성공했다. 독립 용병 레이븐의 정체를 모두 폭로했으니까. 그러나 정보를 제공했던 그 테러리스트 놈들이 불청객이 되어, 자신들의 최종 목적을 전부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려고 하는 상황.



“저희들의 전력은.... 힘든 상황입니다! 공여받은 4기의 AC와 동일한 외형을 지닌 AC가 저 테러리스트 놈들에게도 똑같이 4기가 존재합니다. 거기다가…”



“거기다가, 거기다가 뭐! 대체 무슨 일인가!”



설마, 같은 인물의 수작질에 놀아났다는 의미인가? 그것만은 아니기를 바랐다.



“그 AC들이 서로 조우하자, 모든 화기를... 일제히 저희 병력을 향해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헛된 희망은 깨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이런 세계였다는 것을 망각한 결과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

561


계획의 의도는 좋았으나 다른 변수를 일절 생각하지 못한 평면적인 사고방식이 어떤 상황을 만들었는지는 이러하다


대충 상황 정리를 하자면, 붉은 늑대들과 저 진정한 루비코니언(웃음)이 손을 잡은 것이 맞음, 이제 621 입장에서 진짜 피가 거꾸로 솟아도 누가 뭐라 할 수 없어짐


근데 붉은 늑대들이 레일 캐논만 쏘고 끝낼줄 알았더니 그냥 벨리우스를 다 불태우러 오네?


어? 그와중에 쟤들이 갖고있는 AC가 우리가 받은 AC랑 똑같네? 서로 만나니까 싸우긴 커녕 사이좋게 우리 조지네?


어? 거기다가 최중요 인물 데려오라고 보내놓은 최중요 전력이 터졌다고?


어라?


해서 지금 자칭 돌마얀 파는 상황 이해를 제대로 못해서 인지부조화 터진 상황. 홍철없는 홍철팀 절망편


이번 글도 읽어준 모두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 진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