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랄문학) 해방 이후의 이야기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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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네, 레이븐.”
부름, 그리고 대답. 그러나 몇 초 되지 않는 그 대화는 깊은 침묵에 잠겨, 둘은 해가 넘어가며 푸른 하늘에 다른 색이 섞여 탁하게 물들어가는 모습만을 바라보았다. 레이븐의 AC는 잠시 자신의 손을 떠났다. 최종 어셈블리는 결정 완료. 외장 프레임 부품이든, 내장 FCS와 제네레이터, 부스터 유닛이든, 익스팬션을 비롯한 OS 전반은 결정되었고, 조율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색을 입히고, 그 입혀진 색 위에 새 이름을 붙이는 것.
그리고 그 권한은 레이븐에게서 잠시 떠나, 다른 이에게 양도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권한을 양도받은 이는, 그럴 권리와 자격이 있었기에.
“소중한 사람들을 지킨다. 그리고 코랄 릴리즈를 막아낸다.
…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정말 어쩌면, 나는 무모한 선택을 하려는 걸까.”
“...저는 당신의 생각을 읽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당신이 아니기에.
그래서....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는 없어도, 이것만큼은 확언드릴 수 있습니다. 레이븐.”
어두워지는 하늘 위로 붉은 털실로 짜여진 태피스트리가 내려앉듯이 코랄이 세상에 제 빛을 흘려넣어 섞여들어가는 그 광경을 바라보던 에어는 저 하늘을, 이 행성 주변을 흐르고 있을 코랄의 흐름과 그로 인해 생성되는 격류 속을 헤집어 올라가려는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이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자 미래를 그려나가고, 그 미래 너머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길을 함께 걸어나가고 싶은 상대.
“무모한 선택이 무모한 결과를 불러온다고 한들. 그것은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서 당신이 자유로이 선택한 결과입니다.
…
혹시, 후회하고 계시는 것이 있으신지요?”
에어의 눈을 마주보며 그녀의 말을 경청하던 레이븐은 끝맺어지지 않은 말 뒤로 흘러나온 그녀의 물음을 듣고는 잠시 시선을 돌려, 그녀가 바라보았던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하늘 안에서, 저 하늘 위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있어서는 지워지지 않을 기억, 그리고 삶이란 이름의 제 몸뚱아리 위에 그려져 살갗을 벗겨내지 않는 이상 지워낼 수 없을 기억이 되었고, 그 싸움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그 선택 때문에 악의는 없었으나 대의라는 이름의 이해충돌 아래서 발생한 투쟁으로 인해 그는 은인 되기도 하는 이를 죽였고, 제 주인 되는 이를 배신했다.
그걸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수는 없었으나-
“...후회는 많이 하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내가 걸어가는 이 길 위에서 그 후회가 가져다주는 미련 때문에 멈춰설수는 없어.”
과거는 지나가고 흘러가버린 시간이고, 그가 사는 시간은 현재이며 살아갈 시간은 미래이기에.
그리고, 그 미래 속에서도 그녀는 살아있으리라, 살아가리라. 자신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의 생명이 스러져 사라지게 될 그 미래에서도 살아가리라. 아마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레이븐은 옅은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도 인간으로서, 인격체로서, 생각하는 존재로서.
내가 생각하고 결정한 이 길을 앞으로 계속 가도 된다는 확신을 듣고 싶었을 뿐.”
자신이 처음 표했던 의문에 대한 답은 그 스스로가 지니고 있었을지언정 그 답을 믿고서 나아가려는 자신을 막아세우지 않고, 다시금 등을 손으로 받쳐주고서 떠밀어주는 그 손길이 필요했을 뿐이라는 말을 듣던 에어가 손을 들어올리려는 찰나.
“마지막 순간, 그 끝에서 내가 너의 곁에 남지 못하더라도.
…
에어, 너 만큼은 내가 걸어왔던 길을 긍정해주었으면 하니까.”
인간이기에 지니고 있어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이자 족쇄를 언급하는 레이븐의 목소리에 에어는 들어올리려던 손을 내리고는, 조심스레 제 자신의 아랫입술을 잘근 씹더니 제 곁에 서있는 이 남자의 팔목을 거세게 붙잡으며 그만이 들을 수 있는 세기의 목소리로 외쳤다.
“그렇게 터무니없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레이븐.”
레이븐의 발언이 마치 자신과의 넘을 수 없는 그 선을, 그 선 위에 세워진 장벽을 쌓아올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인간을 인정하고 존경하기에, 자신에게 있어서 대표적인 인간인 레이븐의 눈높이에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이해해보고 싶었기에. 그래서 인간을 모방하여 이렇게 같은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뒤틀어버리기 곤란한 그 결정적인 차이를 언급하는 것은.
“저에게 그토록 사라지지 말아달라고 약속까지 했으면서, 그랬으면서!
그랬으면서....
어째서....당신은…”
삶의 종점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거냐고 외치고 싶게 느껴졌으니까.
에어 역시 어렴풋하게 이해하며 느끼고는 있었다. 자신은 코랄, 그리고 레이븐은 인간.
이 세상이 필멸자가 지닌 한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그 보이지 않는 정점의 선을 삭제해버리고자 노력하고 있을 정도로 생명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고는 하나, 결국 인간은 세월이 흐르면 죽음을 맞이한다는 그 현실이자 사실만큼은 바꿀 수 없는 이 세상.
뇌 심부 코랄 디바이스의 적출, 그리고 유인 아이비스이자 이젠 새 AC의 부품으로 재활용된 HAL 826에 탑승했던 경험이 레이븐에게 대체 어떤 경험을 안겨준 것일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에어는 가끔씩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현자처럼 반응하는 레이븐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레이븐은 감정이 격해진 사람이 그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워져 몸을 떨듯, 부들거리는 에어의 어깨를 확인하고는 제 팔을 휘어잡은 그녀의 손에 제 손을 겹쳐올려 붇들고는 천천히 그 손아귀에서 제 팔을 빼내고, 그 손을 붙들었던 자신의 손이 천천히 올라가 그녀의 어깨에 닿자.
“...미안해, 안 그럴게.”
제 입에서 나왔던 말이 실언으로 여겨질 수 있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다만 그 말과는 별개로, 말 하는 레이븐의 눈빛은 에어가 이해할 수 없었기에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 눈빛이라. 에어는 전혀 안심이 안 되었지만 말이다.
스스로 짓는 그 표정이 상대에게 어찌 비춰질지는 사람이 늘상 자신 앞에 거울을 두지 않기에 알 수 없는 법이나, 상대의 반응이나 그 상대가 보여주는 표정만으로도 자신을 반쪽짜리로 비추는 거울로 활용해 파악할 수 있는 법. 레이븐은 아마도 자신의 대답이, 반응들이 에어에게는 제대로 된 신뢰를 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였을까, 결국 자신 혼자만 경험했기에 제 마음 속에 혼자서만 담고 묻어두기로 했던 이야기를 꺼내고자 입을 열었다.
“사실은..월터를 만났었어.”
그리고 레이븐이 허황된 소리를 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는 에어는, 그의 말을 듣고는 두 눈동자 속의 동공이 확장되다 다시 줄어들며 당혹스러움을 비쳐냄과 동시에 그 순간의 기억을, 레이븐이 지니고 있는 생명의 무게 한 없이 가벼이 느껴지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어쩌면, 그 순간의 레이븐은, 제 앞에 서있는 이 소중한 남자의 그 순간은.
“...그만해주세요.”
한번 죽음을 경험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는 안 되지만, 레이븐의 발언과 그의 태연자약한 모습에서는 그러한 극단적인 경험 속에서 반환점을 찾아 돌아온 존재가 아니고서야 보여주지 못할 분위기가 풍겨져나오고 있었기에, 에어는 평소의 자신과 다르게 그의 말을 끊고는 팔을 붙들었던 손을 부드럽게 풀어, 그대로 레이븐의 등허리 뒤로 감싸듯 양 손을 뻗으며 끌어안았다.
에어가 말하는 것은, 그렇게 다시 반환점을 되돌아가기 직전의 순간으로 돌아가지 말아달라는 뜻도 있었지만, 지금 이런 대화를 멈춰달라는 의미에 가까웠다.
레이븐은 제 품에 파고들어 안긴 이의 몸이 가벼이 떨리고 있는 것 같아, 다른 말을 덧붙여 그녀의 감정을 쓸데없이 자극하는 것 대신에 그저 그런 그녀를 안아주는 것을 택해, 둘은 어둑해지는 하늘 아래, 그 아래에 일상과 같이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는 그늘 속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온 세상이 인공적인 밝은 빛에 의지하지 않으면 칠흑같이 느껴지는 붉은 빛의 어둠으로 포식해버릴 그 장막 아래에서 밝게 불빛들이 시야를 개어내기 시작하는 그 순간까지.
인간이란 우주 속의 먼지와 같다.
“그렇기에 덧없고 하찮으나, 이 세상 어떠한 빛보다도 밝은 빛을 내는 것이 그 먼지이다.”
그리고 이 세상, 이 우주를 채운 진정한 빛은 인간의 빛이니.
“개인의 삶에서 가장 밝은 빛인 여명을 비추는 것은 자신 스스로의 시작이라.”
인간이란 자신 혹은 타인에게 여명이란 이름의 희망을 가져다주고, 또 누군가에게 뿌리내린 답답함을 해소하여 자유로운 해방을 안겨다주니.
“그녀에게는 그 존재의 발자취가 걸어온 길이 희망의 길이오.
여명이 되어 그녀의 세상에 가장 밝은 빛을 내는 찬란한 별이 되었나니.
…
이 강철 기사의 주인 되는 이가 이 세상 모든 존재의 샛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빌렘 메이스를 통해서 새 AC의 도색이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도착한 레이븐과 에어가 본 광경은, RaD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건함이 내려앉은 고요함 속에서 휠체어조차 탑승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만든듯한 십자가를 쥔 채 AC 앞에서 무릎꿇고 미사를 올리듯이 축사를 읊조리는 빌렘이었다.
그 누구도, 심지어 그의 수양딸인 킷 메이스조차 자리하지 않은 컨테이너.
그 컨테이너의 차가운 강철 바닥에 신자처럼 존재하지 않는 무릎을 꿇고 있는 빌렘의 모습은 그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으나 그 분위기는 평소 그가 보여주던 광기와도, 자신의 딸을 향한 부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그의 기도가 끝났다 여긴 레이븐이 입을 열어 말했다.
“...독실한 신자일줄은 몰랐는데.”
“하하, 저라고 해서 어울리겠습니까? 사실 여기 그 누구도 어울리지 않을텐데요.”
‘그렇게 수많은 사건사고에 뛰어들어놓고도 신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해서 면죄부가 될거 같냐’는 비아냥에 가까운 레이븐의 말을 받아치는 빌렘은 마치 ‘그렇게 말하는 그쪽도 피차일반 마찬가지다’ 라고 뼈를 담아 말하는 것 같았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둘의 날선 발언과는 다르게 표정이나 분위기에서 풍겨나와야 할 긴장감 같은건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서야 겨우 긴장과 적대관계가 허물어졌으나,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끼리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 같은 분위기.
“...색은 마음에 드십니까?"
입가에 옅은 미소만을 드리운 채, 빌렘이 제 앞에 우뚝 서있는 AC의 도색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자 레이븐은 검은 바탕색에 검붉은 포인트가 곳곳에 자리한, 앞으로 자신의 애기(愛機)가 될 AC를 올려다보았다.
유인 아이비스이자, 공교롭게도 AC의 규격에 맞아떨어지는 기체인 IB-C03: HAL 826의 각부와 코어를 사용했기에 실질적으로는 성능이 전반적으로 하락된 아이비스를 탑승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AC. 그마저도 현 세대의 AC와는 동떨어진 외형과 특유의 이질적인 프레임 탓에 조금 더 넓고 큰 형상을 취하게 되었다지만 그 위에 차분한 검은색이 내려앉아 있었기에 위화감은 들지 않았다.
완부를 구성하는 것은 파손되었던 AC 로더 4의 비교적 멀쩡했던 완부 파츠. 그마저도 RaD가 새로 개량한 타입으로 개수를 한 차례 거쳐서 로더 4의 흔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온전히 모든 것이 남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전체 디자인 구성의 하이라이트인 헤드 유닛은, AC 나이트폴의 헤드 파츠로 쓰였던 HC-2000/BC SHADE EYE. 모든 카메라 아이들이 한쪽으로만 치우쳐져있는 비대칭 디자인이 특징.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한데 모여, 새 AC가 된 현재를 본 레이븐의 평가는.
“훌륭하다.”
완벽하다. 라는 평가를 해주었으면 제 딸아이에게 두고두고 이야기하며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던 빌렘은 예상과 다른 대답이 나왔음에도 그 짧디 짧은 평가 속에 담긴 칭찬의 감정들을 이해하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제 자신의 딸아이가,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인격체인 킷 메이스의 노력의 가치는 물질적으로 매길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기에.
“AC 루치페르. 이 AC의, 앞으로 루비콘의 해방자인 당신이 주인 될 AC의 이름입니다.”
“루치페르?”
“네, 방금 제가 눈속임 식으로 신실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셨을 수 있지만.... 저는 의외로 신을 믿습니다. 나름 그 신학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고 있고요. 그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
샛별,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요.”
루치페르라는 단어를 입에 몇번 굴려보는 레이븐과 다르게, 에어는 저 이름이 의미하는 것이 본디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있는지 좀 꺼림칙하다는 표정으로 레이븐의 소맷깃을 잡아당겼고, 그런 표정을 읽은듯한 빌렘은 아무래도 상대가 오해하기 전에 정정을 해줘야 하는 것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의 상대가 보일 반응이 궁금해서 근질거리는 입을 꾹 닫았다.
“레이븐, 루치페르....저 단어는 그 신학 역사의 전승 속에서 하늘의 천사였다가 타락해 악마가 된 존재를 의미하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
그....
…
그런 이름을 써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에어의 우려와 염려가 뒤섞인 말을 가만히 경청하던 레이븐은 그저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유지하고 있는 빌렘을 한번 흘겨보는 듯 하더니, 에어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어쩌면 내가 걸어온 길을 빗댈 수 있을지도.”
이름에는 딱히 미련이 없는 투로 반응하면서도 굳이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는 뜻을 담은듯한 저 대답에 빌렘은 내심 감탄했고, 에어는 그의 말을 잠시 심상 속에서 되뇌이고는 레이븐이, 강화 인간 C4-621이 걸어온 그 길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이름이 될 수 있음과 그 사실을 당사자는 숨기고 싶지 않다는 그 의지를 파악했다.
하늘, 루비콘 3의 저 하늘 위에서, 행성 바깥에서 들어온 외부인.
그러나 제 주인 되는 이의, 머리 위의 높은 뜻을 거부하고 반기를 든 존재.
그렇기에 하늘이 아닌 땅에 남기로 선택하여, 스스로 땅으로 내려오는걸 택한 존재.
“이걸 민감하게 여긴다면....그걸 신성모독이라고 하던가?”
“이 세상에서까지 신성모독을 따진다면 이 땅 위의 사람들에게 개입해도 될 정도로 여유가 흘러넘치는 존재겠지요. 그러나 샛별이라는 뜻은 누군가에게는 밤하늘 위에서 빛을 내리쬐어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 샛별의 빛은 길을 잃은 이들에게는 희망의 불빛이 될겁니다.
…
그렇기에 제가 감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루비콘의 해방자.
…
앞으로도 제 딸아이와 같은 이들에게, 샛별이 되어 그들의 앞에 드리워진 어둠을 밝혀 주세요.”
그리고 그 당사자는, 이 척박한 세상 속에서 그 누구도 굳이 트집잡지 않을 신성모독을 언급하며 옅은 웃음을 흘렸다. 마치 누군가 트집을 잡으려고 한다면 어디 한번 해봐라. 하고 포고하듯이.
그 기개있는 모습 속에 담긴 흐릿한 여유가 마음에 들었을까, 빌렘은 새 AC의 명칭 속에 담긴 속뜻을 털어놓으며 꽤나 간곡함을 진실되게 담아 레이븐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에어는 레이븐을 딱히 설득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레이븐이 괜찮다고 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의지에 동조해주었고 말이다.
그러다 문득, 이 AC의 도색을 전부 도맡아서 했을 강화 인간 소녀를 떠올린 에어는.
“...킷은, 따님은 여기에 없는 이유가 있는겁니까?”
라고 빌렘에게 물었는데.
“아, 그건.....방금 전에 의견 차이가 좀 많이 있었어서 말입니다.”
의견 차이가 있었다. 라고 말하며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피하는 빌렘은 마치 자신이 가장 아끼는 가족을 상대로 유치하고 비겁하게 굴어서 겨우 승리를 따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드러내고 싶지 않아하는 철 없는 아빠 같은 반응이라서 레이븐과 에어가 의아함을 느끼려고 있으려니, 그의 말이 이어졌다.
“AC의 명칭 때문에 좀 다퉜거든요.”
그 말에, 레이븐은 누군가 RaD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다면 고개를 들어 이 상황을 보기를 바라게 되었다.
이딴 게 RaD의 현 주인?
“...그런 시선으로 보실만한 이야기라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그 시선을 받으니 이거 참으로 마음이 아려오는 것 같습니다.”
슬프게 두 눈을 감고 있는 빌렘의 눈에서 눈물이 찔끔 흘러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이 황당무계해진 공기 속에서, 레이븐과 에어는 동시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유를 가져다준 해방자에 이어....희망을 전달하는 개척자…’
AC 루치페르.
샛별이라는 뜻대로 저 하늘에 뜬 가장 밝은 별이 되어 이 세상에 희망의 빛을 비춰주기를.
그 희망의 등불을 손에 쥔 해방자가, 곧 닥쳐올 불길함을 파고들어 길을 여는 개척자가 되기를.
그럼 이제 할 일을 해야 할 시간이라고, 그렇게 마음먹은 레이븐에게 빌렘이 한 가지를 덧붙여 부탁했다.
“아, 그리고 지금 이건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하는 부탁이 아니라, RaD의 주인으로서 의뢰를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의뢰?”
“예, 뭐 크고 거창한 의뢰는 아닙니다만....필요하신 만큼의 보답은 해드릴겁니다.”
대체 무슨 부탁이길래 말과 다르게 거창한 머릿말들이 따라붙는가, 라고 생각한 찰나.
“일전에 그리드에서 성능 테스트- 아니, 아니....크흠, 교전하신 개조된 행성 봉쇄 기구의 병기가 혼자서 탈주했습니다만, 해당 병기의 흔적이 알레아 해에서 파악되었기에 이를 좀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너무나도 단순하지 않은 의뢰가 들어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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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학에서 621, 레이븐이 탈 오리지널 AC의 명칭은 고민을 일주일 정도 했던거 같다
그래서 결론이 저거고,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 따라선 별로일수도 있겠지만 일단 나는 저게 맞다고 생각함
대사랑 발음으로 유추할수도 있지만 아무튼 '루치페르(Lucifer)' 는 그 유명한 타락천사인 '루시퍼'다. 원래 단어 뜻은 샛별, 금성을 의미하는 단어고
내 생각일 뿐이지만, 오버시어 소속으로 루비콘 3의 하늘에서 내려와 오버시어의 뜻에 반기를 들고 그 하늘 아래 존재들과 같아지기로 선택한 레이븐에게 어울린다고 느꼈음
이번 글도 읽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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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기구 병기 탈주 원인은 100%빡통이 원흉임
어디 가서 100%란 단어는 쓰는거 아니야
루시퍼, 그 이름은 샛별 - 모닝 스타
그래서 루시퍼 모닝스타는 샛별샛별이가 된다
@나르개 샛별샛별아...
전에 보여준 HAL 성능이 성능이다보니 이번 기체도 몬가 엄청난 성능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그런 브레이크 없는 드래그머신 수준은 아니겠지만...
왠지 실키와 닉스에 EO까지 키고 등리니어로 하메하메 하려 들거같은 AC네임...
그럴줄은 몰랐지마안....
RaD 아재랑 딸이랑 이름때문에 다퉜다는거면 딸램이 그레이트 로더4같은 이름으로 하려다 기각당한것인가 ㄷ
그정도로 처참하지는 않지만 굳이싶은 이름을 꺼내서 기각당했을것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빛'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왠지 다른 동네 이레귤러에게 어울릴거같은 권총 이름 같은 문구인데
윙건담 OP 깔고 그 비프음과 함께 시동거는 모습이 보고 싶어지는 작명이네 - dc App
비프음 삐삐삐 울리는 오프닝이라면 Rhythm Emotion인가
이거이거 621가 딴 생각 못하게 에어가 순애임신착정야스 함 해야겠다 - dc App
언젠가는...
또 누군가가 큰 그림을 그리다가 사소한 찐빠를 터뜨렸구나 아이고 - dc App
이젠 뭔 일만 터져도 걔가 나와버리는거냐고 ㅋㅋㅋ
@나르개 올돈마이를 찍은건 아닌데 걔도 포함하긴 했음 ㅋㅋㅋㅋㅋ - dc App
이거 한번 직접 조립해서 써보려고 하는데 혹시 내장류가 어떻게 됨? 지난회에 제너레이터는 봤는데 - dc App
이번주 안에 다음화 낸 다음에 스샷도 올리긴 할건데 내장이 나가이 부스터에 FCS WLT에 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