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주는 언제나의 GA다.

교전후의 보고를 윗분들이 제대로 검토했다. 드문 일이지.

모르긴 몰라도, 그만큼 위험한게 그 동네에 있긴 했던 모양이다. 기련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선택되었고. 여단에서도 출장을 나오실 모양이다.

지금까지 확정된 지원기는 둘. 오르카의 빅 배럴과, 오메르의 룰러다.

여기에서 본론이다만. 계약 연장의 요청이다. 지원기가 도착할 때까지 현지를. 정확히는 그 인증키를 사수해주길 바란다.

보고서대로라면 무언가를 노획한 그 용병부대는 구 컬러드 랭크 23, 프랑소와 네리스가 이끄는 커세어다. 꽤나 이름을 날렸고, 지금도 상당한 군벌로서 현지에서 자리하고 있지.

뭔지는 몰라도. 화물을 확보했지만 그걸 쓸 수는 없다면 당연히 인증키를 다시 확보하려고 할 거다. 윗분들도 제법 진심으로 나올 정도의 물건이다. 놈들도 필사적이겠지.

솔직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보수는 확실하게 올려줄 테니까. 최악의 경우 현지 사수는 포기하고 인증키만 사수하도록.

연락을 기다리지.



"...염병"


끊은 (사실 한두번 피우고 영 자신과 안 맞는다는 걸 알게 되어 손도 안 댄) 담배가 마려워질 듯 한 기분으로  모로는 중얼거렸다. 이게 뭐지. 뭔가 일이 수십배로 커진 것 같다. 이제 와서 발을 뺄 수나 있을까. 사실 연장 계약따위 안 받으면 그만이지만...


'단 모로. 셀레브리티 애쉬. 우리 마을을 구한 영웅. 저희 모두가 기억할 거에요.'


그럴 맘을 먹을 때마다 지금은 마을로 돌아간 소녀. 아미나의 그 말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돌아간다고 해도. 도적이란 놈들이 얌전히 인증키만 빼앗고 돌아가줄 리는 없겠지. 이 일대를 주름잡는 전 용병부대라잖나. 여기 들어온 자원과 식량을 그냥 두고 갈 리는 없지.


"랭크 23. 버캐니어인가..."


아무래도 곤란하다. 구 컬러드 시절의 정보대로의 기체라면. 에너지 무기와 미사일을 결합한 경량 탱크형 기체. 아키텍트의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무장도 호버 타입의 탱크 파츠도 에너지 소모가 높은 파츠들이 대부분이니 밸런스가 좋다곤 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체로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건 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겠지. 용병부대 대장을 할 정도의 실력이야 있을 것이다. 아니. 분명 자신보다야 강하겠지. 아파오는 머리에 그는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벽에 등을 기댔다. 설마하니 이런 데서 대 넥스트전을 할 거라고 생각하진 못 했다. 맞는 거냐 이게?

GA의 의뢰는 생각해보면 정보가 애매모호한 게 대부분인데. 이번에도 제대로 당했다...싶은 기분인 채로 한숨을 내쉰 모로는. 지역 기업연합군이 가져온 조립식 개러지 내부에 고정된 셀레브리티 애쉬를 올려다보았다.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주고 있다는 건. 아무래도 이제와서 빠져나갈 수도 없다는 거겠지...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란 얘기도 있다지만. 이건 즐기기엔 좀 많이 빡센데..."


그건 뭐 그렇다 치고. 아무튼 탄환의 보급과 정비를 진행중인 정비원들을 지나쳐 개러지 밖으로 나온 그는 곧바로 쏟아지는 햇살에 다시 그늘로 뒷걸음질 쳤다.


"으. 더워..."


인상을 찡그리던 그는 이내 도로로 시선을 돌렸다. 베이스캠프와 멀리 떨어지진 않은 마을은 자전거를 타고 가도 지척이다. 걸어가도 문제없을 거리니. 마을에나 들러 볼까. 싶은 기분에 그는 후드를 덮어쓰고서 슬쩍 물병을 챙겼다. 도착하자마자 물 한 잔만 달라고 허덕이긴 싫었으니까.






"어서오세요. 라인아크 25입니다..."


맥빠진 중성적인 목소리가 도로 휴게소의 콘비니 스토어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카운터 뒤에 선. 언뜻 보기엔 성별이 구분이 가지 않는 미형. 하지만 음침계인 건 확실한 소년이라 불릴 만한 체구의 점원은 맹한 눈으로 기계적으로 칼로리바의 바코드를 찍고. 손님들이 으레 지참하는 바구니에 대충 떨어트렸다.


세기말의 콘비니 스토어는 손님의 상품을 담을 비닐봉투 따위는 팔지 않는 것이다. 나무삼!



"안녕히 가세요..."


슬슬 해가 질 테니. 어지간한 수송행렬이 아니면 손님의 수도 적어질 것이다. 한 숨 놓을 수 있겠다 싶었던 점원은 여전히 맥아리 없는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았다.


"이번달도 잔고가 아슬아슬...한가. 슬슬 뭔가 한 건 물지 않으면..."


그리고. 삑삑 하는. 점원 개인 소유인 두꺼운 노트북에서 울리는 호출 소리에 근무시간 내내 가출했던 영혼이 다시 몸으로 들어온 듯한 점원은 빛나는 눈으로 재빨리 닫혀 있던 노트북을 열었다.


"크후후후훗. 역시 저주와도 같은 위대한 운명을 타고난 혁명가답군. 이 몸께서 곤경에 빠져 있을 때면 항상 길을 제시하는 그 결단력이란!"


오르카 로고가 잠시 떴다가 사라진 IRC 서버의 음성 채널에 연결되자마자. 점원은 접속인원을 확인했다. 역시나.


"아ㅡ 기다리고 있었다. 단장. 마침 내 사냥개들과 총열이 차갑게 식은 것이 못내 보기 안쓰러웠는데. 단장이라면 알아차리고 있을 줄 알았지!"

-...그으래. 아무튼 간만이다. 붓파 즈 간.-

"크흐ㅡ 이거야! 그리웠다고! 단장의 카리스마 있는 이 목소리가!"

"..."


일단 뮤트 버튼을 누르고 그 너머로 그래 이런 놈이었지... 라고 중얼이고 있을 맥시밀리앙 테르미도르는 어찌되었건. 멋대로 달아오른 붓파 즈 간은 그를 채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음 목표는 뭐지? 빅 배럴의 총열은 냉각되었고. 하운즈들은 뛰쳐나갈 때만 기다리고 있다고?"

-처음에는 사소한 일인 줄 알았지만. 생각 외로 큰 일이 되었다. 자세한 건 첨부해서 그쪽으로 보내겠지만. 자칫하면 우리의 혁명의 결과가 무색해질지도 모를 일이 될 테지...이쪽에서도 가능한 빠른 준비를 하겠지만. 공교롭게도 당장 움직일 수 있는 건 너뿐이다. 붓파 즈 간.-

"걱정 말라구. 단장...내 백발백중의 저격을 피할 수 있는 녀석은 없으니까."

-부상은 어지간히 낫긴 한 모양이군. 뻔뻔하게 그렇게 말하다니...-

"윽. 그건 노 카운트로 해달라구. 다른 한쪽이야 어쨌건. 그 스트레이드가 상대였잖아? 거기다가. 교전에 들어가자마자 무전설비가 고장나서 팀워크도 엉망이었다니까? 무. 물론 3대 2로 진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살아남은 걸로도 성과라고... 생각하는데에..."


무자비한 빈정거림이 아픈 곳을 찌르자 붓파 즈 간의 멋들어진 연극조(라고 본인이 생각할 뿐인)가 금세 흐트러지며 끝에 가선 음침해 보이는 외모와 어울리는 쭈굴한 목소리로 소심하게 대꾸하던 붓파 즈 간에게 맥시밀리앙의 이어지는 말이 닿았다.


-그건 확실히 그렇다. 그와 아마 제대로 싸우게 된다면 나도 그리 높은 승률을 점칠 수 없을 거야. 네 실력이 문제인 건 아니였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지금은 본론에 집중하도록 하지.-

"으. 응! 역시 단장. 단원 하나하나의 가치를 잘 알고 있군! 이번에야말로 실망시키지 않겠어! 곧바로 준비하도록 하지!"

-그래. 함께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단장은 자신이 동경하고 선망하는 이였다. 비록 최근에는 그 무서운 스트레이드에게 당한 부상 케어로 인해 임무 배정 중단되었고. 분명 자신에게 실망한 게 분명한 단장은 재활 겸 정보수집 잠입 임무라며 라인아크 고속도로 휴게소 알바로 그를 박아버렸으며. 그새 혁명은 어찌어찌 성공해버려 자연히 단장과 만날 기회가 줄어든 채다.

거기에.

무슨 연유인지 자신이 은근히 자리하길 바랬던 곳에는 웬 몰락귀족 공주님 하나가 들어앉아 있다고 들었다.


"하. 함께. 응."


상관없다. 중요한 건 단장은 (보이는 것보다 허당이라는 등의 각종 음해와 위엄을 깎아내리려는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혁명을 엎으려는 반동분자들을 쳐내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상관없다. 자신은 멀리서 그를 스코프로 보고 있기만 해도 좋을 테니까. 화기애애하게. 달라붙어 있는 그 공주란 녀석과 함께 있는 모습...을...


"세계가 다시금 기틀을 세우려 하는 이 순간에도! 단장은 혁명의 마라톤을 멈추질 않는군! 그 자세야. 단장이 멈추지 않는 이상. 그 뒤에서 방해물들은 이 몸의 빅 배럴로 저격해 주겠어. 그러니까. 멈추지 말라고?"


만약 단장이 달리는 길의 방해물이 그 여자가 된다면 좀 더 기꺼이 말이지.


-...분명 칭찬인데 왜 욕처럼 들리는 거지? 아무튼. 이번 일은 신속해야 하니 이만 끊도록 하지. 언제나의 장소에 넥스트의 컨테이너를 대기시켜 두겠다.-


"응? 아. 아아아. 그렇지! 나도 빨리 정리해야겠어. 다음에 보자고 단장!"


단장과의 이야기도 즐겁지만. 그러다가 때를 놓치면 본말전도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패착도 아니다. 내려받은 미션 파일의 세부 정보를 훑으며. 스토어 문의 열쇠를 잠근 붓파 즈 간은 일코용 폰으로 문자를 보냈다.

-몸이 아파서 일찍 갈게요 점장님 죄송함다-



"좋아. 조금 기다려라. 세계의 악독한 적! 이 붓파 즈 간의 스코프가 네놈들을 조준하는 순간이 너희가 마지막으로 숨을 쉬는 시간이다!"





"...특이하신 분이네요."

"구 레이레너드 연구시설에서 건져낸 녀석이다. 솔직히 귀여운 동생 같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 충성이...무겁기도 부담스럽기도 하군."


누가 말했더라. 동경은 이해와 가장 먼 감정이라고. 멀찍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 녀석에게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맥시밀리앙은 한숨을 쉬었다.



"부상당한 김에 사회생활 좀 해봤으면 좋겠어서 라인아크에 재활 명목으로 일자리를 잡아줬는데도. 어째 저 괴이함은 변하질 않는군."

"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금은..."


그가 맥시밀리앙에게 구해진 순간이. 자신이 맥시밀리앙에게 구해진 순간과 비슷하다면. 감정 또한 비슷하게 느꼈을까?


"무서운 소리 하지 말아다오. 릴리엄 너마저 저렇게 되면..."

"저는 동경은 하지 않는다구요? 사랑은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당신을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전부 받아들일 거라며. 릴리엄은 책상 밑으로 들어가려다 뒷덜미를 잡혔다.


ㅡㅡㅡㅡㅡ
딱히 기다린 사람은 없을 테지만 늦은 이유는 그냥 바빴음

은 반쯤 뻥이고 좋은 생각이 안 나서 미루다보니 일이 밀려서 시간도 안 났는데

(과로로)고통을 주면 창작을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코지마포를 민간거주구 근처에서 갈길 수는 없기에 내리고 대신 스나포를 하나 더 얹은 빅배럴 후기형

그리고 별 정보가 없어서 지조때로 창작한 음침보추 얀데레 중2컨셉의  붓파즈간

키도 체구도 주포도 여러가지로 작지만 그래서 빅 배럴의 대구경으로 대리만족하는 걸지도 모른다

사냥개 드립은 일본 암코위키에서 '1.40 버전에선 양손의 핸드 미사일이 하이액트 사양이 되었기에 사냥개처럼 적을 추적시키고 등의 대포로 적을 잡는다' 는 문장에서 따옴

아마 다음은 기체도 파일럿도 공기역학적인 재녀가 나올 것 같지만 기체만 만들어두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음






그건 그렇고 남자는 보통 포신이 작을수록 전립선이 크다고 한다

빅 배럴의 제네레이터는 맥스웰이다

뭐 그렇다고

토마룬쟈 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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