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시의 어렸던 나는 검고 칙칙한 옷을 입어야 했던 이유를 몰랐어. 그래서 이런 검은 옷을 입는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당시 나에게 옷을 입혀준 언니와 오빠를 올려다보며 물어보았지. 둘의 표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이 칙칙한 검은 색의 옷을 입었으니 마음에 들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에서.
“저기, 우리 왜 이렇게 옷 입고 여기 있어야 해?”
언니는 아무 말도 못했지만, 대신 오빠가 대답해주었어.
“부모님은 우리가 조용하고 의젓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걸 원하실거야.
그러니까, 궁금한게 많아도 조금만 참아주면 안 되겠니?”
그렇게 말하는 오빠의 목소리에서 울먹임이 묻어나오고 있었지만, 당시의 나는 그걸 느끼지 못했어. 의젓함이라는 개념도, 자리를 지킨다는 소리가 의미하는 것도. 그랬기에 오빠의 대답은 내가 원하는 대답이 되지 못했었으니까.
“왜 이렇게 어두운 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지를 물어봤잖아!”
그때 당시의 나에겐, 듣고 싶었던 대답이 아니었기에, 나는 너무 나이에 맞게 굴어버렸고.
“그만!!!”
내 행동에, 내 칭얼거림에 터져나온 비명 같은 외침의 주인은 언니의 것이었고, 평소에는 내게 아무리 화를 내도 이렇게 소리를 지른 적은 없었던 언니의 그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 너무나도 생소해서.
그리고, 무서워서.
“어....언니...?”
나는 얼어붙은 채,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른 언니를 올려다봤어.
언니는 울고 있었어, 그리고 울면서 나에게 화를 냈지.
“그만, 그만! 네 오빠가 말했잖아, 부모님이 원하는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실거라고. 그 뜻을 모르겠니? 제발, 그러니 제발 부탁이야, 아이처럼 굴지 말고 제발 이 상황을 이해해줘! 제발!”
하지만, 어릴적의 나에겐, 당시의 나에겐 언니가 화내며 내뱉은 그 말들조차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나는 평소와 다른 언니와 오빠의 모습들이 너무나도 두려웠어.
이 조용함 속에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화를 내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두렵고, 무섭고, 낯설어서 나는 내 앞에 서있는 둘이 내가 사랑하는 언니와 오빠가 아닌 것 같았어.
“왜....왜..? 왜 그렇게 무섭게....무섭게 말해?”
익숙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아서, 그게 너무나도 두려워서.
“흐으....난.... 난 궁금해서.. 흐끅, 난 모르는데.. 오빠는.. 흐윽..!
오빠도, 언니도..! 왜....왜 내가 모르는 말만 하는..하..흑..흐으으...으아아앙!!”
내 가족이 눈 앞에서 사라져버린 것 같아서 그 두려움에, 나는 참지 못하고 울어버렸어.
“얘들도 참....막내는 너희가 아냐, 막내는 막내라고. 아직 어린애잖아.
…
자, 이모한테 온. 언니랑 오빠가 이상하게 말 하니까 무서웠어?”
내가 그렇게 소리내어 울고 있을 때, 이모가 다가와서 언니와 오빠를 다그치면서 나를 안아주셨어.
대인 할아버지를 따라서 일을 배웠다는 이모는, 언니와 오빠 그리고 나한테는 정말 잘 대해주셨지.
언니와 오빠가, 내 형제자매들이, 가족들이 가족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니까 무서워서 울었는데도 이모는 괜찮다며 나를 안고, 토닥이고, 진정시켜주려고 하셨지만.
나는 그 한결같은 온기가 방금 느낀 서러움을 더 크게 자극해주는 것 같아서, 이모의 옷이 내 눈물로 얼룩지게 될텐데도 나는 그런 민폐 같은건 머릿속에 들어오지 못해서, 더 서럽게 울어버렸어.
“그, 그게…”
“너희가 느끼고 있을 혼란에 대한 이해를 어린 아이를 상대로 강요시키지 마라.”
변명을 하려고 하는 오빠의 목소리, 그리고 그 변명을 자른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우리 엄마 아빠의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대인 할아버지를 돕는 군인 아저씨. 아저씨는 우리에게 친하게 굴지는 않으셨지만, 그렇다고 안 친하게 굴지도 않았어, 아저씨는 이모의 품에 안겨서 울먹이고 있는 내 머리를 거친 손으로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셨지.
친하지는 않아도 낯설지는 않고, 우리에게 말을 자주 하진 않아도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셨어.
아저씨는, 내가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이모에게 잠깐 나가자고 손짓했고, 언니와 오빠가 아저씨랑 이모를 따라서 사람들에게서 빠져나왔을 때.
“방금 전, 그 말대로다.”
이모랑 아저씨에게 일을 준, 그리고 아빠랑 엄마를 도와준 대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대인 할아버지는, 군인 아저씨를 편들어주고 계셨지.
“아무것도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막내에게 너희만 알고 있는 이야기를 무작정 이해시키려고 하지 마렴. 너희의 순간적인 선택이, 이 아이의 세상을 무너트릴지도 모르니까.”
“...동의하기는 싫지만, 동의를 할 수 밖에 없는 말인걸.
아이에겐 아이의 세상이 있다. 어른에겐 어른의 세상이 있고.
…
너흰 이제 어른이다. 자신의 세상을 아직 갖고 있는 막내에게 어른의 세상을 강요로써 알려주려고 하는건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권장하고 싶지 않다.”
대인 할아버지의 짧은 말을 시작으로, 이모와 아저씨는 언니와 오빠에게 한마디 씩 말을 덧붙이며 다그치고 혼내기 시작했어, 내가 울음을 그치고 붉어진 눈시울을 하고서 언니와 오빠를 돌아보니까,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하던 둘은 이모와 아저씨가 해주는 말을 듣고는 무언가 크게 잘못을 한 사람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언니가 화내서 미안해, 언니가....언니가 말을 크게 실수했어, 그렇지?”
“오빠가 잘못했어, 우리 막내는 이런거 알면 안 되는데... 너무 아는 척 했네…”
나에게 사과하고는 돌아와달라고 말하듯 팔을 뻗어서, 나는 언니와 오빠의 팔을 손으로 붙잡고 이모의 품에서 떠나와 그리웠고 익숙한 품에 안겼어.
이렇게나 따뜻하고 포근한데. 그 순간은 그 익숙함이 전부 사라져버린 것 같아서.
그래서, 이렇게 다시 되찾은 품이 좋았어.
이게, 영원했다면 좋았을텐데.
어릴 적의 제가 마음 속으로 간절하게 바라왔던 영원함은 결국 찾아오지 않았어요.
언니와 오라버니는 군인이 되셨고, 그렇게 저와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셨어요. 그래서 그게 조금 싫기도 했고, 군인이 된다는 선택을 한 둘이 밉고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저는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언니와 오라버니의 그 선택에 대한 이유를, 그렇게라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전쟁.
전쟁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부모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이해하고, 그 빈 자리가 의미했던 허전함을 뒤늦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적지는 않았지만, 왜 그때 당시에, 부모님의 장례식에서 저는 그렇게 철없는 아이처럼 굴어야만 했을까요.
지금 와서는, 과거의 제 자신을 혼내고 싶은 심정이네요.
그렇지만, 이미 지난 일이죠.
제 부모님이 일구어낸 가문이 사라지지 않게 붙잡고 지탱해주신건 대인 어르신의 선택이셨습니다. 대인의 비호 덕분에 언니와 오라버니는 세상의 풍파에 휩쓸려가지 않을 수 있었죠.
그렇게 군인의 길로 접어든 언니와 오라버니는 전쟁에 참전하셨고, 어릴적부터 저희를 돌봐주셨던 이모님, 군인 아저씨, 그리고 대인과 함께 활약하셨어요.
전쟁의 승리자로서 돌아온 모두를 보면서, 저는 처음으로 기쁨을 느꼈어요.
소중한 사람들,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그 사실에 대한 기쁨이었죠.
그렇지만, 전쟁의 끝이란 또 다른 전쟁의 서막이었다는 사실을 이 순간까지는 알 수 없었고.
새로운 전쟁이 발발하고, 저는 다시금 유일한 가족이자 혈육인 언니와 오라버니가 군인으로서 제 옆의 자리를 떠나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만 했죠.
그렇게, 저는 또 다시 혼자가 되었죠. 이번에는 군인 아저씨도, BFF의 여제가 되신 이모님도 계시지 않았어요. 대인 어르신 역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이유로.
저는, 소중한 사람들이 분명 살아 있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된 거에요.
그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이 세상에 소중한 사람이 두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저 강을 건너가버린 사실보다. 멀쩡히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날 수 없어서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이 더 가슴에 사무치도록 고통을 안겨준다는 사실 말이에요.
목소리를 듣는 것도 어려운데, 얼굴을 보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울지 아시겠죠.
그런 수준인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가족들이.
죽을 뻔 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저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했을까요?
언니와 오라버니가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다는 말을 들은 저는, 그 누구도 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릴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었죠. 하지만 그만큼 이런 열망도 솟구쳤어요. 다시 가족을 만나고, 둘을 껴안은 채 울면서 제발 위험한 짓은 하지 마라고 뜯어말리고 싶었죠.
문제가 있다면, 저희 가문은 부모님도 그러했고, 언니와 오라버니도, 그리고 저도.
고집이 세다는 거였겠네요.
BFF의 병원에 입원하게 된 둘을 찾아간 저는 대뜸 화를 내면서 무슨 생각으로 그랬냐고 따져들다가, 결국 울면서까지 제발 싸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위험하니까, 그러다간 죽어버리니까. 부모님을 잃은 것 처럼 둘을 잃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언니와 오라버니 두분은 제 말에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제 말을 들어주시진 않으셨어요.
그런 모습에 화가 나긴 했지만, 어쩌겠어요. 가족이 원하는 길이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건, 아직은 깨끗하던 공기 아래서, 아직은 파릇파릇하던 잔디 위에 앉아서 스스로의 화를 가라앉히고, 감정을 정리하는 것 뿐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네가 유진의 동생인가.”
나무 그늘에 웅크리고 앉아서 토라져있던 저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줬어요.
변성기가 지난 청소년기의 목소리였지만, 솔직히 제 오라버니보다 나이가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음색을 자랑했죠. 그렇기에 저는 고개를 들어서 저를 부른 분을 올려다보았고, 그런 제 시선이 닿은 곳에는 마냥 올려다보기가 힘들 정도로 키가 제 언니와 오라버니보다도 큰 남성분이 계시더군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유진에게도, 그리고 프란 누나에게도.”
마냥 올려다보는 입장인 제 목이 뻐근해질것 같다고 느낀 걸까, 그 남성분은 제 옆에 앉으시고는 낮고 무겁지만, 부드러운 음색으로 말을 이어나가셨어요.
저에게 있어서는 낯선 분이셨지만, 그분에게서 제 남매 되시는 가족들의 이름이 들려오니 긴장감이 풀렸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거리감이 줄어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당신은…”
“...아,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은 처음이겠지.
…
내 이름은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 BFF의 동맹 기업인 레이레너드의 사람이다.”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
주변인들이 전부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에 휩쓸려 제 곁을 떠나버렸을 때, 그분만이 거의 유일하게나마 제 곁의 빈 자리에 들어와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의 저에게 그런 행동은.
“아....오라버니가 말씀하셨던 막스..라는 사람이...?”
삭막하게만 느껴졌던 허전한 시간에서, 제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 기쁨을 느낄 수 있던 순간이 되어.
“...유진이 가족과 대화를 나눌 땐 많이 풀어진다더니, 진짜였군…”
“..네? 그게 무슨-”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친구로서 친구의 다른 면을 알게 된 기분이라.”
“오라버니의 친구....그렇다면, 언니의 친구이기도 하신 건가요?”
“어.... 뭐, 그렇지.”
그렇게, 막시밀리앙이라는 이름의 그 남성분은 저조차도 모를 정도로 제 삶의 인연으로 들어오셨고.
그리고.
저는, 그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통해서 즐거움이란걸 느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전쟁기, 훗날 링크스 전쟁이라고 불리는 제 인생 암흑기 중 하나였던 순간.
그래도, 외롭지는 않았기에.
저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외롭지 않았던 그 좋았던 순간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전쟁은 격화되었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며 BFF와 레이레너드의 동맹이 흔들리기 시작해, BFF는 갑자기 동맹을 파기하고 전쟁에서 발을 빼버리게 되었고, 저는 그 길로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라는 이름의 그분을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듣게 된 소식은, 레이레너드의 소멸.
그동안 전쟁을 휩쓸어 키 플레이스로서 작용했다는 아나톨리아 콜로니의 멸망.
그리고, 전쟁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가 옳지 못했다는 이유로 내부분열을 일으키기 시작한 BFF. 그 내부분열을 주도한 세력은 다름아닌 제 손윗남매들. 프란시스카 언니와 유진 오라버니였습니다.
그리고, 둘에게 맞서는 것은 대인과 여제님.
진짜 가족이나 다름 없었던 그 관계가 순식간에 냉랭해지고 틀어지는 것은 한순간.
“이건 옳지 않습니다. 그들의 행동사상을 갑자기 이해할 수 없다구요?! 이건 일방적인 배신이라는 걸 알고 그러시는 겁니까!!”
“레이레너드 링크스 전력이 소실되었다 한들, 우리 BFF의 링크스 전력은 온존된 상황입니다. 언실 아ㅈ....아니, 언실 교관님도 살아서 돌아오셨잖아요! 그런데도 갑자기 전쟁을 끝내겠다니…”
저는 전쟁의 흐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겉으로는 하나되어 멀쩡하게 보이는 BFF가 두 조각으로 분리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럴 정도로, 당시의 저에게는 힘이 없었습니다.
가족의 분열을 막을, 그런 힘 말입니다.
“그렇게 감정에 일방적으로 휘둘린 소리는 하지 마라, 이건 심사숙고 끝에 모든 이사회가 동의한 사안이다. 이 이상의 이의제기는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거라.”
“그래, BFF는 너희를 포함하고, 그 멍청이를 포함하고, 나랑 대인까지 포함해서 모든 링크스 전력이 온존한 상황이지. 물론 링크스 전력을 제외하고도 말야. 헌데 그게 BFF가 이 전쟁을 앞으로 주도하여 승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야, 얘들아.”
전쟁이 끝나고 언니와 오라버니는 집으로 돌아오셨지만, 제가 귀를 틀어막는게 한계일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언쟁만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나마 중립을 지켜주신 것은 언실 아저씨 뿐이셨지만, 그분도 마음은 BFF에 남아있는 것 같진 않으셨어요.
“어이, 꼬맹아. 너에겐 잘못이 없다.
그리고.... 너희 가족에게도, 저기 둘에게도 잘못은 없어.
…
그냥 이 세상이 이상할 뿐이야. 이 세상이 모두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이 보이게 만들 뿐이야. 그럴 뿐이니까....죄책감 갖지 마라, 너는 그럴 필요가 없다.”
붙임성이 좋지는 않으셨지만, 그것이 아저씨 나름의 위로이자 격려였을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실 하나는 변할 수 없었죠.
당시의 저는, 힘 없는 소녀에 불과했다는 사실 말이에요.
“아냐, 릴리, 릴리....그러지 마, 제발…”
“미안해요, 오라버니.”
“릴리, 너만은....너만은 우리처럼 되지 않기를 바랐어, 진심이야.”
“죄송해요. 언니.”
그리고, 언니와 오라버니가 어리던 제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셨듯, 저 역시 그들의 부탁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가 차오를수록 많은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왜 부모님의 장례식에서 둘은 그렇게 말을 해야 했을까, 왜 병원에서 전쟁에 나가지 마라고 애원했는데도 바람을 이루어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그렇게 기업에게 분노했던 것일까.
링크스 전쟁 당시 둘의 나잇대가 되고 나니까, 이해하고 싶지 않아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링크스가 되었습니다.
언니와 오라버니가, 프란시스카 언니와 유진 오라버니가 이 세상 하나뿐인 가족인 저를 지키기 위해서 전쟁터란 이름의 세상에 몸을 내던지셨듯.
저는, 제가 소중하다 여겨왔던 그 가족을 어떻게든 지켜내고, 어떻게든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
이 세상에, 처음 경험하는 전장에 몸을 내던졌습니다.
“BFF는 너에게 기대가 크다. 그 기대는 나 역시 품고 있는 것이니, 실망시키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왕 대인.”
BFF의 여제 자리를 이어, 세상에 다시 내세울 수 있는 링크스로서 육성된 존재.
그렇게 저는, BFF의 왕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팍스 이코노미카 체제가 지속되어, 기업 연합의 정치력이 한데 모여 모든 기업의 대표자들이 실무를 논하는 자리인 컬러드가 결성, 저는 왕 대인과 함께 BFF의 대표로서 참석했고.
“인테리올 유니온의 윈 D. 팬션이라고 한다.
“워....그 유명한 브라스 메이든 아니신가, 난 글로벌 아마먼츠의 로디일세.”
“하하, 벌써부터 신경전으로 힘을 빼고 싶을 정도로 단단히 준비하고 온 건가?
나는 로젠탈의 제럴드 젠들린, 뭐.. 아무쪼록 잘 부탁하지.”
“BFF의 왕 샤오롱이다. 이쪽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 BFF의 릴리엄 월콧이라고 합니다.”
그 곳에서, 저는 만났습니다.
“오메르 사이언스, 오츠달바다.
…
기업 연합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다 나와주셨군, 첫 단추를 꿰는 것은 성공적인가.”
그러나, 이름과 과거의 모습을 전부 버린 채로요.
그게, 첫 재회였습니다.
숨이 차오릅니다.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넥스트가 물 속에 잠겨 트여 있던 시야가 닫히며, 제 의식도 흐릿해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실패했습니다.
기대에 부응하지도 못했습니다.
가족을 지키지도, 다시 되돌려놓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설명, 듣고, 싶었는데.’
저는, 붙잡지 못했습니다.
저는, 링크스.
컬러드 랭크 02.
릴리엄 월콧.
이건, 저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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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격인 4계문학, 두번째 타자는 다들 메리를 예상했을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릴리엄이 두번째였다
글의 내용이 좀 매운맛이 느껴지는거라면 그게 정상이지만, 원작에서 릴리 취급을 생각하면 이게 그나마 낫다는 게 웃긴거지
글을 보면, 릴리엄의 나잇대에 따라서 어휘가 조금씩 달라지다가 미래의 여단장을 만난 순간부터 우리가 아는 그 릴리가 나온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동생에서 세상을 알아버린 소녀가 되었다가 운명적인 한 남자를 만나서 여자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는 전개...
네 허리의 명복을 미리 빌어주마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
이번 글도 읽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막시밀리앙이 본체여 ㅋㅋㅋㅋ
우우 막부이
'지금의 나는 랭크 1 오츠달바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 '그런 여단장은 수정(동음이의)해드리겠습니다. 천장의 얼룩이라도 세고 계시지요.' - dc App
수정도 하고 *수정*도 받고 말이지...!
어떻게 사람 이모가
진짜 코흘리개 응애가 커가면서 물 속에 저리도 비참하게 쳐박히는 꼬라지까지를 문체가 바뀌는 걸로 표현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이걸 언실 아재랑 메리 눈나, 월콧 남매가 봤다면... - dc App
나는 어찌 되었든 이 불쌍한 왕녀님의 해피 엔딩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쓰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이 글에서 메리는 진짜 애들이랑 사이좋게 잘 지냈으므로 릴리가 수몰당했단 이야기 듣고 왕대인한테 울면서 왜 애를 죽게 냅뒀냐고 화냈을것
@나르개 이제 폐쇄공포증으로 멘헤라 + 얀데레 각성한 백합 왕녀에게 우리의 일그러진 모지리 여단장이 존나게 쥐어짜이는 달달한 전개겠네 기대하고 있을게 - dc App
훗날... 유진 : "절대 안 돼, 너랑 그녀석 나이차가 몇인데?!" 프란 : "뭐, 괜찮지 않을까...?" 유진 : "뭐?! 누나는 어째서?! 이 오빠는 절대 인정 못한다!" 릴리 : "그치만 오빠도 항상 응애응애 하면서 누구에게 응석부리고 싶다면서요(수몰증언)"
"나이차가 문제라면 실제 역사 속에서도 유명인들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저 그런 사례들에 한 사례를 더 추가할 뿐이에요" 이 처자, 계획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