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인간의 전뇌화는 극히 드문 사례는 아니었으나, 보편적인 사례는 전혀 아니었다.
전뇌화의 목적은 대부분 이런 경우였다. 육체가 마음만큼 움직여주지 않을 만큼 심각한 노화가 찾아와 그걸 극복해서라도 투쟁을 지속하고 싶었거나,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전뇌화시켜 병기로 악용하거나. 보통 둘 중 하나였고, 이외의 다른 사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만난 강화 인간 중에서 너처럼 유별난 강화 인간은 없을거다. 킷 메이스.”
타인을 위해 전뇌화해서, 전뇌화한 자신을 네트워크 망에 인공지능으로 업로드해 다른 인공지능의 권한을 강탈한다는 목적은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강화 인간이지만 강화 인간 답지 않은 이 유별난 소녀를 향해 진심 어린 감탄을 하면서도 절대로 좋은 일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아버린 오키프의 중얼거림에, 자신의 수족이자 육체나 다름없던 툴 박스 MT에서 내려 생명 유지 장치에 안치되어 음성 합성기만 별도로 부착하고 있던 킷 메이스는.
“강화 인간이라고 오키프 씨나 루비콘의 해방자처럼 딱딱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오키프의 AC 배런 플라워의 뒤를 따르는, RaD제 운송선 안에서 그의 단거리 통신을 여전히 그녀 특유의 발랄함 담긴 목소리로 받아치는 중인 상황.
그런 킷의 곁을 지켜주는 존재는 딸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도 함께하며 그녀를 지켜주겠노라 선언한 그녀의 양아버지인 빌렘 메이스와, 그녀의 전뇌화 작업을 도와줄 RaD측 기술자들.
그리고 현재 이들의 목적지는 바스큘러 플랜트.
다만, 그 경로에서 마주한 것은.
“...살면서 이런 광경을 볼 일이 몇 번 있다고 이러는지.”
동일한 외형에 다른 배색을 하고 있는 AC 두 기가 서로 격렬하게 전투를 하고 있는 광경.
프로이트의 AC 록스미스와, 그것의 복제품이 그 곳에 있었다.
올 마인드가 쌓아올린 혼자만의 성과 네트워크를 궤멸시키기 위해 오키프가 RaD 측 인사들과 바스큘러 플랜트로 향하기 직전, 프로이트는 AC 록스미스가 고통에 찬 굉음을 내지르듯 삐걱대는 소릴 들으며 숨을 골라야 했다. AC 스틸 헤이즈의 복제품이 레이저 슬라이서를 최대 출력으로 전개하여 달려들었을 때, 그걸 맞받아치기 위해 AC 록스미스는 레이저 블레이드를 똑같이 최대 출력으로 전개해야 했으니까.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그런 계산으로 가해진 공격이었는진 모르나 레이저 슬라이서의 불길하게 일렁이던 푸른 광검은 AC 록스미스의 코어를 훑고 지나갔었다. 다행히 장갑재를 갈라버린 정도에 그쳤기에 내부 손상으로 직행되지는 않았으나 그것만으로도 위기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인 AC는 자신들의 코어조차 미끼로 쓴다 이건가…”
AC 록스미스가 휘두른 레이저 블레이드를 아예 나흐트라이어 코어를 내주는 것을 통해 일차적으로 공격의 진행을 막으면서 그 찰나의 순간동안 AC 스틸 헤이즈의 복제품은 상대의 코어를, 그것도 파일럿이 탑승하고 있을 콕핏을 정확하게 노려왔기 때문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슈나이더가 람머가이어를 만들기 이전에 나름 기술적 바탕이 되어준 나흐트라이어의 경우도 파일럿의 생존을 등한시한 내구성을 자랑했기에 AC 록스미스의 레이저 블레이드에 녹아내리는 것이 간발의 차로 먼저 일어나 코어가 상하로 양단되는 것으로 끝나버렸지만 말이다.
“후....이제 최종 보스 시간이지, 그렇지?”
총 8기, 그 중에서 7기의 AC를 상대로 휴식이나 보급 없이 연전을 펼쳐온 프로이트에게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당연히 저기서 자신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복제된 록스미스는 자신이 어셈블리를 변경하기 이전의 순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급의 상태.
AP는 겨우 50%를 넘길 정도에, 잔탄은 넉넉하다고는 하나 전개 가능한 펄스 아머는 1회 분량 뿐.
조금이라도 빈틈을 허용해서 Vvc-700LD 레이저 드론에게 사각을 노출당하고, 과충전된 레이저 사격을 받는다면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데다 상대의 회피 공간에 제약을 주는 몰리 확산 바주카가 가장 큰 변수였다.
게다가 프로이트 자신의 전투 방식에 잘 맞추어진 AC 록스미스는 적에게 화력전을 걸어 강력한 일격을 가해 속전속결을 펼치기보단 계속해서 적을 견제하고 빈틈을 노리며 차근차근 갉아먹듯 압박하여 결정타를 가하기에 적합한 어셈블리였다.
방금 전의 1 대 7의 전투에선 그렇게 여유를 발휘하며 싸울 수 없었기에 조금 무리한 감이 있었던 것이었고, 적당히 유리한 거리를 둬야 하는 AC 록스미스와 다르게 중근거리에서 과감하게 인파이팅을 걸어오는게 가능한 AC 스틸 헤이즈는 평소와 반대되게 화력 대 화력으로 맞받아쳤어야 했었다.
그렇기에 불리하다면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는 포기 따위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래, 아직이다. 그러니 움직여라, 록스미스.”
프로이트의 중얼거림에 응답하듯 AP 경고 알람이 울리던 AC 록스미스의 콕핏 내부가 잠잠해졌고, 침착하게 숨을 고르며 상대를 향해 정신을 집중하듯이 FCS에 복제 록스미스를 포착, 그리고 2차적으로 포착한 뒤 플뤼겔 부스터 유닛에서 특유의 깃털 같은 푸른 분사염을 펼치면서 바스큘러 플랜트의 상부 구조물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갉아먹는 싸움이라면 먼저 갉아먹히는 쪽은 프로이트가 되겠지만, 그에게도 나름대로 숨겨두는 비장의 패는 있으니까.
그렇게 최소 교전거리에 들어갔을 때, 복제 록스미스가 먼저 상부 구조물에서 도약해 내려오기 시작함과 동시에 프로이트는 저 문제의 기체 좌측에 장비된 레이저 드론 컨테이너가 개방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헛웃음을 흘리며 바스큘러 플랜트에 늘어져있는 각종 보조 구조물 사이로 들어가야 했다.
AC 록스미스의 퀵 부스트 추진력을 계산하며 구조물 사이를 헤집고, 아예 퀵 부스트 대신 각부의 도약력을 응용해 한 박자 빠르게 움직일때마다 그가 있던 자리를 레이저 드론이 조사한 레이저가 훑기를 반복했다. 머릿속으로 하나, 둘 하며 셈을 하던 프로이트는 아주 흐릿한 푸른 섬광이 자신의 시야를 지나쳐가 복제 록스미스에게 향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거울을 보면서 가위바위보를 한 적은 없지만, 지금이 딱 이런 느낌이겠지!”
공격권이 다시 되돌아왔다는 듯 외치며, AC 록스미스의 레이저 드론을 사출했다.
복제 록스미스에 탑재된 AI는 비록 용병 지원 시스템에 등록된 프로이트의 아레나 랭크가 한 순위 밀려났다고는 하나 전직 1위 답게 상당히 정밀하고 섬세하게 짜여있다는 것을 반증하듯, AC 록스미스가 가하는 레이저 드론과 해리스 리니어 라이플의 견제사를 최대한 회피하며 터너 어설트 라이플을 점사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리니어 라이플과 어설트 라이플의 대결에서 유효 사거리 및 탄속에서 앞서는 리니어 라이플이 우세하기는 당연지사, 이 점이 AC 록스미스에게 가해진 AP와 익스팬션의 패널티를 그나마 완화할 수단이 되어주었고, 결국 복제 록스미스는 AP 소모가 누적되기 시작하자 거리를 유지하며 터너로 견제하는 행위를 포기했다.
그 대신 터너를 장전하고는 재충전된 레이저 드론을 재전개, 엄폐물 뒤로 숨으며 프로이트가 억지로 근접전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심리전을 걸기 시작했기에.
‘심리전을 거는 인공지능이라니.’
프로이트는 처음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눈가를 씰룩였으나.
‘...이거 정말 재밌는데!?’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리며 몸 안에 차오른 도파민을 견디지 못해 흥분한 함성을 짧게 내지르고는 그 심리전에 장단을 맞춰주고자 스캔을 전개, 엄폐물 뒤로 숨어있는 복제 록스미스를 향해 천천히 접근하다가 스캔에 탐지되어 노란 윤곽을 드러내고 있던 적기의 왼팔이, 레이저 블레이드가 장비된 그 왼팔이 움직이는 것을 본 프로이트는 곧바로 FCS 강제 종료 버튼을 눌렀다.
독립 용병 레이븐과의 첫 만남이자 첫 전투에서 그를 진심으로 당혹케했던 그 기술.
물론 아레나에 등록된 자신의 전투 기록은, 그 전투 기록을 바탕으로 한 AI는 이걸 모를 것이다.
애초에 오키프와 베스퍼에서 탈영한 직후, 너무 심심한 나머지 혼자 터득한 기술이었으니까.
애석할 정도로 당연하지만, 복제 록스미스는 레이저 블레이드를 전개하며 엄폐물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아무런 경고 알람이 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향해 겨누어진 몰리의 포구를 확인하고는 ACS를 멈춰세워야 한다는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 했다.
콰앙!!!
AC 록스미스의 몰리가 화염을 내뿜고, 복제 록스미스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코 앞으로 날아드는 성형작약탄 더미들을 상대로는 단 하나 뿐이었다.
조금 늦긴 하겠지만.
치직-
폭연 속에서 튕겨져나온 복제 록스미스는 한 박자 늦게 펄스 아머를 전개한 탓에 터너 어설트 라이플과 그것을 장비하고 있던 우측 완부를 상실당해야 했다. 애초에 라이플을 한 발씩 주고받고 하기에는 해리스와 터너의 성능과 포지션 차이는 상당히 큰 편이어서 데드 웨이트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기에 좋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그나마 남아있던 우위 요소인 AP의 총량이 비등해졌다는 점.
학습된 전투 기록의 알고리즘에는 전혀 등록되어있지 않은 변칙적인 공격, 매뉴얼 에임을 이용한 몰리 포격은 인공지능이 절대로 상상해본적 없는 괴이한 기술이었기에 복제 록스미스가 할 수 있는 것은 펄스 아머의 지속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최대한 거리를 벌리는 것이었다.
펄스 아머가 전개된 상황에서 굳이 추격을 해봤자 유리한 거리를 억지로 좁혀줄 필요가 없다는 것은 프로이트도 잘 아는 것이었기에 복제 록스미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AC 록스미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엄폐물을 활용할 뿐.
‘무인기들은 저게 약점이라니까, 변수 적응을 못해.’
프로이트는 상대의 펄스 아머 내구도와 지속시간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하지는 못해도 모든 AC들의 펄스 아머들의 지속시간은 동일하다는 점은 무의식이 터득하고 있던지라 그는 입술을 달싹이며 10초 타이머를 중얼거리다가.
[“프로이트?”]
아무도 올 일이 없어서 그냥 개방해두고 있던 통신 회선 너머로 오키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슬쩍 AC를 움직여 그 신호가 날아온 방향을 확인했다.
항행 모드로 진입하고 있는 오키프의 AC 배런 플라워, 그리고 그런 배런 플라워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RaD제 수송선. 그걸 본 프로이트는 설마 하는 찜찜함이 느껴져 방금 꺼두었던 FCS를 다시 활성화하고는 락온 사이트 안에 AC 배런 플라워와 RaD 상징이 큼직하게 그려져있는 수송선을 담고 거리를 측정했다.
최소 교전 거리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물론 AC 록스미스의 기준에서.
그리고 곧바로 락온 사이트를 돌려, 복제 록스미스와의 거리 차를 측정하고, 복제 록스미스와 오키프 쪽의 거리를 가늠해보던 프로이트는 계산을 끝마치기도 전에 다급하게 외쳤다.
“젠장, 오키프!!”
복제 록스미스 쪽이 더 가깝다. 그렇다는 것은 최소 교전 거리에 들어와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고.
프로이트가 느낀 찜찜함이 서늘해지는 긴장감으로 화하게 만들고 싶었는지 복제 록스미스는 자신 쪽을 락온하는게 아니라 기체를 선회시켜 AC 배런 플라워 쪽을 향했다.
‘몰리는 한계 거리가 있어서 성형작약탄은 맞지 않아, 폭발 범위도 좁고.
그렇지만 레이저 드론은 다르다. 일단 한번이라도 조준이 완료된다면…’
불쾌하면서 서늘한 긴장감과 프로이트의 우려가 타당하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전에 육감에 의거하여 프로이트는 AC 록스미스의 레이저 드론 컨테이너를 전개하고는, 드론의 행동 패턴을 조정하는 보조 시스템을 아예 꺼버렸다.
보조 시스템은 AC나 MT 같은 제법 크기가 큰 병기를 상대로만 가동하니까.
레이저 드론 컨테이너에서 총 6기인 드론들이 각 3기씩 합체, 2기로 재조합되어 사출되자, 프로이트의 육감은 제 주인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듯, 복제 록스미스 쪽의 레이저 드론도 사출되었다.
‘무슨 최종보스가 자기 불리하다고 전투와 상관 없는 짓을 하는거냐고.’
인공지능의 한계에 혀를 차던 것도 잠시, 프로이트는 인공지능의 악랄함에 혀를 내둘렀다.
오키프는 드론을 회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수송선에게 그런 회피 기동을 기대할 수 없었기에.
오키프는 동시에, 아니, 프로이트의 AC 록스미스 쪽의 레이저 드론 컨테이너가 조금 더 빠르게 드론을 사출하고 그 뒤를 이어 곧바로 복제 록스미스가 레이저 드론을 사출하는 것을 포착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요격 대상은 서로가 아니었고, 프로이트가 이 상황에 와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배신행위를 할 리 없는 상황에서 그의 움직임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젠장.’
오키프는 곧바로 AC의 스캔을 가동, 레이저 드론이 특유의 푸른 궤적을 남기며 비행하는 것이 육안으로 관측되기는 했으나 우주 환경에서 그 드론들이 보이냐면 그건 전혀 아니었다. 스캔을 가동해서 주변을 훑고 스캔한 것이 그 이유. 적어도 스캔의 범위에 들어온다면.
“찾았다.”
레이저 드론을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
AC 배런 플라워는 복제 록스미스가 사출했던 레이저 드론을 향해서 수직 플라즈마 미사일을 발사했다. 락온 사이트로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조금 번거롭더라도 임의로 사출각과 착탄 위치를 변경하는 것 정도는 오키프가 연주할 수 있는 변주였으므로 레이저 드론의 진행 방향을 예측하여 착탄하게끔 유도했다.
총 다섯 발의 플라즈마 미사일이 수직으로 궤적을 그리다 급격히 꺾이며 레이저 드론의 진행방향에 지그재그로 꽂혀 기폭됐고, 그 속에서 두 개의 푸른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보아, 적어도 2기는 격추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곧 스캔의 지속시간이 끝난다는걸 알고 있던 오키프는 곧바로 란세츠 RF의 발사 트리거를 변경.
타다당!
단발 사격 모드에서 점사 사격 모드로 변경된 란세츠 RF가 AC 배런 플라워의 좌측으로 탄을 흩뿌리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허공에서 금속 물질끼리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불꽃이 튀었고, 피탄당한 레이저 드론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유시계 관측이 가능해지자 해당 드론을 향해 Vvc-760PR 플라즈마 라이플을 충전 사격해서 발생하는 플라즈마 폭발로 격추시켰다.
최저 수준의 FCS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 기동, 그러나 그게 최선이자 한계였다는 것을 반증하듯 AC 배런 플라워의 헤드 유닛 좌우를 스치듯 날아가는 나머지 3기의 레이저 드론은 오키프가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정도면 됐다. 절반은 해결했으니 나머지 절반은 알아서 할 수 있겠지. 그리 당연하게 여기기 무섭다 싶을 정도로 AC 배런 플라워의 사각에서 대구경 레이저 라이플 수준의 푸른 섬광이 하나 날아들었고.
파직-
레이저 드론 한 기 소멸.
그리고 나머지 두 기의 드론이 병렬을 이루는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예측사를 통해 날아온 또 다른 한 줄기 섬광은 동시에 그 둘을 집어삼켜, 수송선을 향하던 요격을 막아냈다.
6기의 출력을 3기씩 합쳤기에 낼 수 있는 속력으로 요격 위치를 선점하게 하고, 오키프의 요격 시도를 통해 틀어진 궤적을 즉석에서 계산하여 예측사로 마무리하는 연계.
이것이 과거 아일랜드4 동란 당시에 활약했던 두 파일럿의 실력을 짧고 굵게 보여주어,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프로이트의 AC 록스미스는 복제 록스미스를 향해 레이저 블레이드를 전개한 채 ACS로 인한 가속과 시스템 캔슬을 반복하며 곧장 거리를 좁혔고.
복제 록스미스 역시 레이저 블레이드의 편향장치를 펼쳐 최대 출력으로 블레이드를 전개해 응수하려고 했으나, 두 광검이 맞닿기 직전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ACS를 캔슬해 복제 록스미스의 뒤를 잡은 AC 록스미스의 매니퓰레이터가 쥐고 있는 충전된 해리스의 총구가 그대로 등에 닿아.
“대결에서 한 눈 팔지 말라고.”
최대 출력으로 발사된 리니어 탄은 검푸르게 도색되어 있는 복제 록스미스의 코어를 그대로 꿰뚫어, 이로써 프로이트가 처음으로 경험한 1 대 n의 다수전이 종결되었다.
바스큘러 플랜트, 1차적으로 상황 종료.
프로이트는 오키프와 RaD의 수송선이 바스큘러 플랜트로 진입하는걸 바라보다. 구조물의 저 아래에서 선명한 청록색 빛을 띈 입자 같은 것을 흩뿌리며 급상승하는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의아함을 품어 미간을 좁혔다.
본적 없는 외형의 병기, 특유의 유려한 곡선과 직선이 뒤섞였지만 난잡하지 않고 오히려 침착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체와 그런 소체의 전신을 둘러싸고 있는 경직된 직선으로 이루어진 중화기들. 그리고 그 모든 것 위로 을씨년스럽게 내려앉아 있는 어두운 은색.
“저건....진행 방향이.. 저궤도 스테이션?”
거리가 상당히 멀지만 저궤도 스테이션은 레이븐과 G6 레드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상황 상으로 아마 러스티도 도달해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프로이트는 저 미확인 병기가 향하는 곳이 확실히 그 장소라면 레이븐을 비롯한 다른 이들이 저걸 마주하고, 상대하게 될 것이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결론에 닿았다.
다만 프로이트가 놓친 것 하나, AC 록스미스의 시야각에서는 관측할 수 없는 방향에서 코랄 특유의 붉은 입자 잔향을 흩날리는 한 기의 AC 역시 저궤도 스테이션을 향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저궤도 스테이션에선.
콰드득-!
불길하고 섬뜩한, AC의 장갑재가 강한 충격에 의해 짓눌리고 뭉개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안 돼, 잠깐, 이건 내가 원한 게-’
이구아수의 잔여 의식이 담긴 AC 마인드 감마는 코어를 AC 루치페르의 코랄 발진기에 대각선으로 꿰뚫렸었으나 애초에 유인기로서의 자격을 상실했기에 바로 파괴되지 않았고, 그걸 조종하고 있던 잔여 의식 역시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 의식은 없어진 성대로 괴성을 지르고 악을 쓴다 해도 이미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져 재기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손상되었고, 거기에 마지막 종지부의 말뚝을 박은 것이 바로 붉은 코랄 광검으로 인한 관통상.
그로 인해 전투를 이어나갈 수 없어진 상황에서 잠시, 아주 잠시 제어권을 되찾은 이구아수의 잔여 의식은 눈 앞에서 벌어진 참상에 입 없이 비명을 지르며 경악했다.
“G..5....선배…”
쇳덩어리에게 목울대를 틀어막힌 사람이 힘겹게 숨을 내뱉는 것 같이 끊어져 흐트러지는 G6 레드의 목소리,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G5라고, 레드 건 5번 기수라고 불러주는 저 목소리.
그리고 10미터도, 5미터도, 2미터도 안 될 정도로 가깝게 서있는 AC 허밋은, 전투 불능이 된 AC 마인드 감마에게 다가온 것이 분명했었다.
[“아무래도 당신에겐 큰 걸림돌이 된 것 같아, 좀 도와드렸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경악하고 있는 이구아수 자신을 향한, 올 마인드의 악의 없이 얄미운 음성.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는 정 반대로, 움직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여져 있는 AC 마인드 감마의 우측 완부와, 매니퓰레이터에 장착되어 있는 카라사바 멀티 에너지 라이플.
‘대체.. 대체 뭘 한 거야…’
카라사바는 짙은 자줏빛의 광선을 내뿜고 있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를, 막고 있던 무언가를 억지로 우그러뜨리며 밀어내듯 강하게,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을 뿐.
그리고 그것이 짓뭉갠 물체의 정체는, AC 허밋의 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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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오키프의 짧고 굵은 연계
프로이트가 마지막에 레이저 드론으로 뭘 했냐면, 드론 컨트롤을 직접 해서 드론으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드론을 매뉴얼 에임 사격으로 예측샷 날렸다
그렇게 오키프랑 같이 드론 격추 시키는 시간동안 레블 들고 칼부캔 치면서 본체 따러 갔었고
그리고 저궤도 스테이션으로 뭔가 두개 향하고 있다...
그리고 레드는...
아무튼 이번 글도 읽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역시 플래그였던거냐고 젠장 - dc App
레드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이 문학 쓸때부터 운명을 정해뒀음... 그래서 621과 레드가 서로 대화하는 분량이 에어 제외하고 많은 편인 이유가 이거임...
이 쪽 레드 건의 악몽은 13이 아니라 5구나 - dc App
그리고 프로이트는 상대가 뭘 해도 오히려 재밌어 마인드였다가, 수송선 노리는건 정색하는거 진짜 좋았음 - dc App
싸움 상대에 집중도 안하고 한눈 파는건 둘째치고 비무장 함선 노리는건 참을 수 없었던 프로이트 군
그동안의 밝은 전개 때문에 결국 누구라도 불합리하게 죽을 수 있는 암코라는 걸 잊고 있었다 킷의 희생, 레드의 최후도 그렇고 얘기한 것처럼 빌드업 끝에 마지막을 향해가는 느낌 레드는 가장 빛나는 순간에 안타깝게 퇴장하는 것마저 미시간을 닮게 된 것 같아서 씁쓸하네 이 문학의 이구아수는 자기 처지를 알면서도 집념을 불태우는 내면 묘사 덕에 훨씬 깊이감 있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되면 본편의 트롤짓도 여기에서는 나 자신으로서 죽기 위한 최후의 저항이 될 것 같고 2년 가까이 70편이 넘도록 꾸준히 써줘서 고1맙고, 늘 재밌게 읽고 있어
6 본편에서 해방자 루트를 제일 좋아했고 릴리즈 루트의 아쉬운 점들을 문학으로 내 방식대로 메워보자는 식으로 출발한거긴 하지만 이런 추측들이나 평가를 볼때마다 내가 목표로 한대로 글을 잘 써온거같단 생각이 듬 진자댕큐함니다
전기에는 뭐라고 적을까...
코랄 릴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배제된 대신 모든 사람들이 재난에 맞서 단결한 사례로 짧게 남지 않을까
레드는 넘어져 죽었다! 일지에 그렇게 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