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계문학) 그 사람들의 이야기 - Collared Rank. 02
· 4계문학) 그 사람들의 이야기 - Original No.5
· 4계문학) 그 사람들의 이야기 - Last, and First
· 4계문학) 그 사람들의 이야기 - Collarad Rank. 01
(※시리즈는 작성 순서로 기재됨※)
이 세상은 무너져내렸다.
이 세상에는 균형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이 세상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무너져내린 인류사란 이름의 거인을 위한 무덤.
“이 세상은 구 체제에 종속되어 연명해서도, 새 체제에 지배되어 쇄신해서도 안 된다.”
오만함의 결정체인 이 종족이 마주해야 하는 운명은 단 하나.
“이 세계에 난 푸른 피들이 세계를 부수고 있다면, 그 세계와 함께 익사시키는 것이 옳다.”
뭐가 평화냐, 뭐가 세상의 유지냐, 뭐가 반성이냐, 뭐가 혁명이냐, 뭐가 인류의 미래냐.
이미 제 손으로 세상의 목덜미에 이 빠진 단두댓날을 수 세기에 걸쳐 내리찍어댄 이 종족에게는 영원한 안식이 필요하다. 그 사실을 어째서 모르는 건가.
“네가 만들어낼 그 미래는 분명히 사라졌던 옛 체제의 부활이고, 새 독재의 시대다. 네가 연설해온 그 미래의 세상이 지금과 다른 것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겠지. 우주를 열겠다고? 인류를 고사의 위기에서 구해낸다고? 그렇게 열린 하늘 너머로 얼마나 많은 민중을 몰아넣어 죽일 생각이지?”
자신이 해야 한다고, 자신만이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부르짖으며 모두를 이끌어 온 남자에게, 나는 악에 받쳐 항변했다. 구 체제의 광대이자 사라진 체제의 충견이며 새 시대의 독재정을 세울 푸른 피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확정짓지 마라.”]
그 남자의 반박은, 내게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유리벽에 부딪혀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한 말이 예언이 아니라는 증명을 어떻게 할 생각이지?”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 일부러 저러는 것일까. 그건 알 수는 없다. 나는 사색하고 내 스스로 결론 지을지언정 타인을 이해하는 심상의 마술사 따위가 아니니까.
그렇기에 지금의 내겐 저 앞에 서 있는 상대의 답변이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 수 억의 민중을 학살하려는 네 녀석을 막는 것으로 증명하겠다.”]
보이지 않던 길을 비춰주는 광명이라도 찾은 것일까, 그 남자는 나라는 이름의 시련이 자신에게 찾아오자 몸을 부딪혀 부숴버리려 하고 있어서, 그 모습이 썩 흥미롭게 받아들여진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헛웃음지었다.
지배자를 꿈꾸고, 압제자를 불러올 미래만이 분명한 주제에 이제 와서 붉은 피를 수호한다고?
“그래, 지금의 그 모습이 진짜 너인가?”
태초부터 푸른 피였을지, 푸른 피의 두겁을 뒤집어쓴 붉은 피였을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그저 광대에 불과한지는 내가 이 자의 과거사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으니 논할 수는 없을터이나 내가 보아온 이 자는 그저 많고 많은 푸른 피 중에서 제일 악질인 푸른 피의 위선자였다.
혁명에는 피가 흐를 수 밖에 없다고? 그래, 그렇겠지. 그건 이해해.
헌데 대체 그 혁명이라는 것이, 피를 흘릴 자와 피를 흘려서는 안될 자가 언제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아니지, 아니지.
피가 흘러야 한다면, 희생이 있어야 한다면 그걸 특정 대상에게만 국한시키지 말라고.
피를 흘리게 만들어야 한다면, 피를 흘리게 만들지 않아야 할 이유도 있단 말이다.
흐를 피의 무게와, 떨어질 목숨의 무게는 모두 공평해야 하니까.
[“혁명에는 희생이 동반된다. 그러나, 학살은 희생이 아니야.”]
학살, 학살이라. 그래, 너희가 보기엔 그렇겠지.
상대 넥스트에게서 발사된 플라즈마가 내 넥스트의 PA를 스친다는 것은 이 공격이 경고임을 알려주는 장치였다. 너무나도 물러, 무르다고. 상대를 위험분자로 판단했을 때 해야 하는 공격은, 이런 허술한 경고 같은 것이 아니다.
일격에 살의를 담아서 이 일격으로 끝장내겠다는 그 결의를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겠지만, 이건 마치 헛된 희망과 꿈에 차 있는 몸만 큰 어린아이처럼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발버둥치는 모습이잖아?
아냐, 그래서는 안 된다고.
“네 자기소개는 혁명가였지 않았나?”
독하게 마음을 먹으란 말이다. 네가 혁명가가 되기를 자처했다면 말이다.
“그럼 혁명가 답게 움직여라,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
이 세상에 피의 대홍수를, 붉은 피와 푸른 피가 뒤섞여 흐르는 고귀한 파도를 일으키기를 바라기에, 혁명가라는 그 단어의 뜻대로 이 남자가 각성해 압제가 아닌 해방을 일궈내기를 바라기에.
이 연옥에 발 묶이고 영혼 묶인 불쌍한 이들을 전부 구제해줄 해방을 이뤄내기를.
그러니 내 예언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내가 바라는 혁명가가 되어라.
나는 그 올바른 미래를 위한 초석이자 제물이 되기 위해, 내 넥스트를 움직여 깨달음이 덜한 이 어린 혁명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엑시투스 악타 프로바트.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된다.
고대의, 현재로부터 아득히 먼 과거의 철학자가 남긴 말이다.
흔히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라는 말로써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나는 이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동의한다. 새로운 신화의 치세가 찾아와 그 새 시대 아래에서 귀족이라 불리게 되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다 못해 날뛰고 있는, 저 하늘 위의 성에 갇힌 자들이 제 태어난 고향 세상을 떠날 생각조차 품지 못한 채 세상을 착취하며 고사하게 만들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일찍이 목적을 정했다. 그리고 수단도 정하였다.
이 수단은 후대의 내 평가를 광인, 그 이상 이하도 되지 않게끔 하리라.
나에게는 목적이란 꿈이 있으나, 그 꿈을 이루려거든 나는 이 세상에 희생이란 수단을 강요해야만 한다.
“이 세상 모든 이의 꿈을 이루기에 앞서서, 이 세상을 만들어낸 자들을 단죄시켜야 한다.”
피 섞인 혈육 하나 생존하지 못한 지상 위의 지옥에서 나를 건져낸 남자는 그리 말했었다.
국가 해체 전쟁에서 활약한 존재이자, 링크스 전쟁의 생존자인 남자는 나를 구해주었을 뿐, 나를 제자로 삼지도 않고 자신을 스승으로 자처하지도 않았다. 그냥 내가 이 세상에서 조금 더 살아가라고 구명줄만 내밀어주었을 뿐.
세상사에 좌절한 폐인을 연상시키듯, 초점 없이 공허한 시선을 하던 그 남자는 그리 말을 내뱉는 목소리마저 아무런 의욕이 느껴지지 않을 지경이었기에 나는 인형 같은 그 남자를 이상하게 여겨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겪었길래 그리 말하는가.”
내 이리 물으니.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닌 반신이 제 힘을 자각치 못하고 그저 시간의 수레바퀴에 제 몸뚱아릴 짓이기듯 휩쓸리며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한심함을 보았다.”
라고 답하였다.
그것이 이 남자와 나의 첫 만남이었고.
나는 그의 사상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내가 내세워야할 기치를 깨우쳤다.
나는 남자에게 배움을 구하지도 않았으나, 그 남자는 나더러 배우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그가 말하길 세상에서 절망을 겪어본 이는 당연히 희망을 소망하고, 그 희망이 믿음을 배신하였을 때 느끼는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
그렇기에 그는 현 시대를 만들고 살아가고 있는 인류에게 절망했음을 논했다.
인류에게 절망하고, 희망을 보고, 다시 절망하고.
“이 세상은 죽어가고 있다.”
“동의를 안 한다면 그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그렇기에 내가 내놓은 답이 이것이지, 네 답은 어떠한가?”
남자가 내게 답을 묻길래 그에 답하려다, 나와 그의 차이를 가늠해보았다.
전쟁의 흐름 속에서 전쟁을 겪고, 그 수류의 일부가 되어보았던 자.
그와 비교한다면 내게는 나만의 답을 현실로 증명해낼 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기에.
“내 답을 말하기 이전에, 나는 내 답을 말할 자격이 될 힘을 얻어야 한다.”
나보다도 키가 몇 척은 더 커보이는, 지금 와서야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성장과 쇠퇴로 인해 차이가 줄어들었을 뿐인 장신의 젊은 남자에게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하듯 내뱉었다.
“나를 링크스로 만들어라, 그럼 답을 주겠다.”
청소년기에 불과하던 내가 내뱉은 말 치고는 상당히 무례하며 오만한 말이었지만.
그 남자는 공허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생사경계를 넘나들고나서 이 남자에 대해 배운 것이, 정확히는 내가 알아낸 것이 더 있다면 이 남자는 현재 범 중동계의 기업체들에게 연줄을 두고 있으나 기업에 소속되어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자신을 정신적 지주로서 떠받들고 있는 반 체제 혁명단체에 의탁하고 있어, 사실상 그 혁명단체의 수장이나 다름없는 위치라고 하였으나 특유의 허무주의적이고 염세적인 사상 탓에 그 자리에는 별 관심이 없기에 단체를 이끌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민중들이 나와 상당히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숱한 관심을 품었다.
“라인 아크는 체제에 대항하는 또 다른 체제일 뿐이오.”
“링크스 전쟁과 관리 전쟁에서 기업들끼리 아귀다툼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
스스로들을 반 체제 혁명단체라고 소개한 이들의 정체는, 하늘의 귀족에게 버림받은 땅의 신민들.
즉, 팍스 이코노미카가 성립하면서 지상에 낙오단한 비련한 자들이 이 단체의 정체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저 하늘에 대고 묻는 것이었소.”
“이 땅 위에 뿌리 내려 살아온 같은 핏줄인데 어찌하여 우리를 버렸는가.”
“왜 태어난 장소를 부정하듯 이 세상을 죽음으로 물들이려 하는가.”
처음부터 반 체제를 기치로 내세우지 않았던 이 단체를 창시했으나, 중증 코지마 중독이나 반 체제 운동 때문에 명을 달리한 이들의 동료였다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말했다. 그저 묻고 답을 구하고 싶었다고. 적어도 합리적으로라도 이해를 해줄 생각은 하고 있었다고.
그러나 하늘로 떠나간 이들은 답을 해주지 않았었다. 정확히는.
“자신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땅을 빼앗고 오염시켰다. 그 말씀이십니까?”
내가 이 단체의 생존자들, 특히 국가 해체 전쟁기 이전부터 생존해온 노인들에게 묻자 난 그제서야 세계 각지에 지어진 아르테리아 시설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저 하늘의 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상의 청정지대들을 전부 점거하고 그 지역의 생존자들을 노예처럼 징발하거나 아예 땅에 묻어 함구하는 것으로 치워버린 다음, 그 위에 세웠다는 진실을.
이것은 기업들의 독재 체제라는 이름의 모래 위에 세워진 성이 아니라, 무고한 이들의 혈육(血肉)을 비료 삼아 뿌린 황무지 위에 세운 포장 뿐인 낙원이 아닌가. 그 사실만으로도 당시의 나는 속에서 생혈이 들끓는 것을 느꼈다.
“너는 분명히 자격을 위한 힘을 달라고 하였고, 힘을 얻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갖춰졌다고 생각되니, 어디 한번 답을 말해보아라.”
그 남자가 묻자,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그 남자에게 독기를 품은 채 말했다.
“혁명이다.”
그래, 둘로 나뉘어진 이 세상에서 한쪽이 물음에 절대로 답을 해주지 않겠다고 한다면.
“내려오지 않는 답을 기다리느니, 하늘로 올라가서 그 물음에 대한 이유를 알려줄 것이다.”
너희는 답을 하지 마라.
그럼 우리는 우리가 겪은 고통이 어떠한 고통이었는지를 너희가 피부로 느끼게 해주마.
이 세상에서 너희로 인해 우리가 죽어갔으니, 이젠 너희가 우리로 인해 죽어가거라.
이것이 내가 내놓은 답이었고.
나를 링크스로 만들어준 그 남자는, 공허하던 눈빛이 모순되게 느껴질 정도로 해사한 미소를 짓다 못해 진심 어린 웃음을 터트리며 기뻐했다.
그리고 약간의 세월이 흐른 내가 만난 것은.
“나는 이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
“그래서?”
“너도 세상을 바꾸기를 희망하기에 나를 찾아온 것이 아닌가?”
“그걸 알고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꿀지를 먼저 논하는게 맞을텐데?”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는 젊은 사내를, 젊은 혁명가를 만났었다.
그리고 난 느꼈다. 왠지 이 사내라면, 이 젊은 혁명가라면, 아직 덜 여물었기에 굳세지 못하다 해도 의지와 그를 뒷받침하는 힘을 지닌 이 사내는 내가 원하는 혁명을 해주지 않을까.
그때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마음에 들었다. 좋게 생각했었다.
라인 아크를 공략한다, 대신 기업의 힘을 역이용해서. 전적으로 그 사내의 머릿속에서 나온 계책은 아닐지언정 이를 수행하는 것은 사내의 몫이었고, 이로 인해 기업련과 대척점에 서있을 뿐 언제든지 새로운 체제이자 독재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라인 아크를 꺾어버리거나 아예 두 세력의 힘을 동시에 부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사실 라인 아크가 혁명을 위한 전력을 숨겨두고 있는 연막에 가까운 용도였다는 것이 드러났을 때, 나는 링크스가 되었을 적에 대화를 나누게 된 옛 시대의 생존자에게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
‘라인 아크는, 또 다른 체제일 뿐이다…’
또 다른 체제를 물밑으로 육성하고 후원해왔다면, 내가 혁명가로 본 이 사내는 대체 누구지?
그리고 라인 아크 공략을 기점으로 내가 거짓을 보고 믿어왔다는걸 증명하려고 하듯 각지에서 암약하고 있던 이들이 심해를 거스르듯 수면 밖으로 솟구쳐올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고, 이들의 면면을 확인한 나는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현 체제에 환멸을 느꼈을지언정 체제라는 개념은 지지하는 자들이.
저 거대한 체제는 악이지만 자신의 체제는 선이라고 믿는 자들이.
적어도 새로운 체제가 이로울 것이라고 믿는 자들이.
이런 자들이 한데 모여, 혁명을 논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이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로 혐오스러웠으나 저 체제를 논하는 거짓된 혁명가들과는 관계가 없고, 또 관심도 없는 이가 존재했기에 난 그 존재에게 희망을 걸었다.
체제 같은 것이 없는 진정한 혁명을 원하지 않느냐고.
그러나.
“내가 배운 것 하나 없지만, 그게 미친 개가 짖는 소리인건 알아.”
미친 소리로 치부당했을 뿐이었다.
나는 내가 믿고, 또 내게 믿음을 줬던 그 사내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며 나를 구해줬던 그 남자를 찾아갔으나 그의 반응은 이러했다. 어차피 그어진 평행선을 달리는 이들에 불과한데 왜 자신과 같지 않은 존재에게서 희망을 찾아 품느냐고.
그렇기에 난 대답했다. 배신당했다 여기니 형용할 수 없는 절망이 내 목을 휘감아 조이는 것 같다고.
그 대답에 남자는 씩 미소짓더니.
“너는 비로소 내가 되었다.”
라고, 사람의 것이 아닌 듯한 눈빛을 내게 보냈다.
.
.
.
.
.
.
.
.
.
.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는 거칠게 숨을 고르듯 들이마시고, 또 내쉬었다. 적으로 규정해야 했던 넥스트를, 한때 그래도 같은 신념으로 싸웠다 여긴 아군을, 여단원을 내려다보던 그의 손은 흔들리고 있지 않았으나, 눈빛은 흔들리고 있어서.
[“흐, 흐흐. 이 시대를 뒤집어버릴 희대의 혁명가가 탄생하길 바랐는데.”]
모든 무장이 해체당하고 소체만, 그것도 양 팔과 머리를 잃어 알제브라 파츠로만 이루어진 소체만 남은 넥스트는 AC라기보단 역각형의 MT를 연상케했다. 저 정도면 가해지는 AMS 부하가 상당하다 못해 이미 목숨을 날려버렸을게 분명한데도 넥스트의 일부가 된 링크스의 실소에선 광기가 묻어나올 지경이었던지라, 막시밀리앙은 모골이 송연해지는 감각 속에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는....나는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지, 그걸 혁명으로 받아들인 것은 너다.”
[“바꿔, 바꾼다고?....흐, 흐흐흐.... 그게 혁명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
상대의 목소리는 마치. ‘그렇다면 처음부터 전부 다 내가 틀렸다는 것인가’ 하고 묻는 것 같았지만, 마치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고집을 부리는 것과 동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자는 첫 만남부터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설파하기를 희망했고, 그 신념을 향한 굳센 믿음 때문에 시야가 고정되어 있었다는 사실 쯤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받아들일수는 없던 막시밀리앙의 흔들리던 눈빛과 목소리가 정렬되어.
“개혁이다.”
자신의 앞에 주저앉은 남자가 스스로의 신념을 목에 내걸었듯,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 역시 자신의 목 위에 자신의 신념을 내걸어 그것을 표현했다.
그러자 주저앉아 있던, 넥스트라고 부르기조차 아까워진 AC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흔들리는 이 허공의 지면을 짚으며 뒤로, 천천히 뒤로 걷기 시작하는 모습에 막시밀리앙이 무어라 말을 하기도 직전에.
[“네가 외치는 그 개혁이! 푸른 장밋빛 미래만이 펼쳐질거라 생각하지 마라, 이 세상은 인간이 죽여왔고, 이 시대는 인간이 만들어왔다. 그리고 넌 혁명이 아닌 개혁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겠지! 말해봐라, 답해봐라, 너는 개혁가가 되어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
막시밀리앙 테르미도르, 넌 개혁가로서 이 세상에 남을 수 있겠는가!!!”]
광기와 울분으로 들어찬 그 외침 속에서 막시밀리앙은 위화감을 느꼈다. 그 자신을 비난하고 저주를 퍼붓는 것 같지만, 마치 이런 선택밖에 할 수 없는 현실에 처했었어도 지금 이런 선택을 할 수 있겠냐고, 마치 깨져버려 비틀린 거울의 상에 대고 하는 공허한 메아리 같았으니까.
너는 어째서 이런 극단적인 선택만을 한 것이냐, 왜 저런 선택을 하지 못한 것이냐.
그런 추궁 섞인 비명과도 같았기에, 막시밀리앙은 대답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저 외침은 답을 위한 질문조차도 아니었는지 머리와 팔을 잃은 넥스트는 휘청거리며 물러서다 그대로 발을 헛디디며 이 하늘의 현세에서 땅 위의 저승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마음껏 네 선택을 만끽해라, 그것이 이 세상 너의 유일한 존재 의의가 될 테니까!”]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에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른 길이 있었을테고, 그 다른 길을 저 사내가 밝혀내고 증명했음에도 그 다른 길을 걸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일절 들지 않았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든, 그러지 않았든 전부 다 시간이 밝혀낼 것이었고.
자신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다고 여긴 것들을 해내려고 노력해왔으니까.
처한 현실에 절망한 자.
혁명의 희망을 느낀 자.
그 희망에 절망한 자.
그러나 굽히지 않은 자.
오르카 랭크 04.
올드킹.
이 모든 것이, 그의 선택이 만든 결과였다.
이번엔 올드킹
글에서 모순된게 좀 있는거 같다면 그게 정상이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썼음
이 문학 세계 속 올드킹은 골라 죽이는 혁명 뿐 아니라 팍스 이코노미카의 흔적들과 썩어빠진 모든 체제들 자체를 혐오하는 인물로 구상함
짧게 표현하자면 아나키스트, 자유지상주의를 표방하는 아나키스트에 가까움
팍스 이코노미카를 혐오하니 그걸 이룩하는데 일조한 레이레너드의 정신-물질적 후신인 오르카 여단도 진실을 알고나서 혐오하게 된거라고 이해하면 될듯
이번 글도 읽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원래 배운자가 원하는대로 바뀌지 않는 세상에 극단적인 수단을 행하다가 죽어서 잊혀지거나 경멸감과 함께 세상을 버리기 마련이지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의 빛[코지마]으로 세상을 채워[오염]야 하지 않겠냐고
온 세상을 해피해피한 잔디밭...아니 코지마밭으로...
사다나가 가르쳐준 단 한가지는 Thinker OST였다 "재밌는 소재다. 들어라."
노래로 음파공격하는 알제브라메뚜기 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