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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침대에 누운 겸 천천히 생각을 시작해보자.
나 김병장, 전역을 5일 앞둔 육군 병장.
정확히는 이었지 제기랄거.
왠지는 모르겠지만 취침에 들었다가 쯔이에게 뒷통수를 처맞으며 해방전선의 아지트로 추정되는 곳에서 깨어났다. 아머드코어를 좋아하긴 했어도 절대 이런건 바란 적 없는데.
난 전역이 5일, 원래라면 오늘의 기상으로 4일밖에 안남았어야 한단 말이다. 집가서 쌓인 프라탑도 슬슬 허물어야하고, 내려갔을 터인 랭크도 다시 올려야 하는데.
뭣보다 거슬리는 요소는 원래 세계에서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일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당장 뿅 하고 사라진거면 흔적도 없는 정신나간 의문의 탈영병이 되는거 아닌가?
더 생각하려 해도 단서가 뭣도 없으니 당장 내가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생각은 일단 포기하기로 하자. 정신머리 없는 틈에 이곳이 해방전선인건 확정났으니 우선은 그 문제부터다.
바쇼나 레커로 잔해부터 주으며 시작한다. 돌마얀이 그렇게 말했었다. 지금 시점은 본편 시작 이전이니 연습할 시간이라면 충분히 있을 것이다.
루드월터로 도미넌트의 자리에도 올랐던 나지만 실제로 조종하면 내가 강화인간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움직일리가 없다. 그리고 당연히 루드로도 월터총도 없고.
해방전선 상황으로 보아 아마 테스트를 하거나 튜토리얼 같은걸 해줄 프로그램을 준비해줄 여건은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잔해들 주으며 조작법 연습하고 기업 MT로 실전을 해봐야 한다는건데, 말은 쉽다. 기업 MT가 있는 데에 AC나 LC가 없을거라는 기대를 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잔해만 주으면서 전술가로 빠지자니 신참인 내가 어떻게 대부와 플랫월에게 전술가로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정보가 월터보다 많아도 써먹을 수 없으면 AC없는 621인 셈이다.
갑자기 녹이 조금 슨 철문이 땅땅땅 하며 두드려지는 소리를 냈다.
"병장! 어디 안갔지? 플랫월 씨가 AC 점검 끝났다고 하셔서 너 대리러 왔어! 너 개러지 위치 모르잖아!"
쯔이다. 아직 생각할게 많은데. 아니다, 너무 잡생각 많아지기 전에 잘 끊어준걸지도 모른다. 아니지, 이게 잡생각이 맞나?
뭐 상관 없을 것 같다. 차피 현실에서도 계획 안세우던 놈이 여기 와서 짜봤자 똑바로된 계획이 나올리가.
무튼 문을 열자마자 지난번처럼 팔이 확 끌려졌다. 넘어질뻔한 몸을 겨우 추스르고 뭐라 말을 꺼내려 하기도 전에 쯔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 조작법 모르니까, 아직 날도 밝겠다 오늘 조작법까지 좀 익히면 좋을 것 같아서. 플랫월 씨가 알려주실거야!"
당장은 생각보다 진도가 빨리 나간다 생각했는데, 곰곰히 또 생각해보니 앞으로 발람, 아르카부스, 621, 전선 사이의 난전이 일어나면 이런거 할 시간도 없겠다 싶었다.
해방전선 AC는 대부분 바쇼던데, 내가 타는게 바쇼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중량에 비해 AP도 높은 편인데다가 가히 예술적인 근접무기 적성이 있지 않나. 물론 단점도 꼽으라면 꽤, 아니 좀 많이 나올테지만.
개러지는 생각보다 멀었다. 슬슬 숨에 차서 잠깐 쉬었다 가자고 말하려 할 때 쯤 이번에도 쯔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치지도 않는건가?
"이제 개러지야. AC를 처음 보면 좀 많이 커서 놀랄수도 있으니 숨 좀 돌리고. 아마 잔해 줍는거면 내가 전에 신세 좀 졌던 녀석일거야. 조금 낡아보여도 탑승감은 괜찮다?"
쿠궁 하고 개러지의 철문이 바닥을 끌며 묵직하게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조명이 비춰지는 거대한 실루엣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AC, 15M라고 하던가. 솔직히 평소 게임 시점으로는 체감하기가 어려웠다. 항상 후방에서 적당한 크기로 잡아주니까.
하지만 직접 본 AC는... 과하게 컸다. 무식하게 컸다.
바쇼 코어의 부피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움직이는 전투병기인걸 알면서도 '저게 움직이기는 하나?' 싶었다. 어쩌면 녹이 꽤 슨 몸체의 무게감과 세월감 같은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왔나, 쯔이, 병장."
멍하니 AC를 올려다보다가 문득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플랫월이었다.
"이리 와라, 탑승하려면 코어 위까진 올라가야해."
플랫월은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한 번 하고 조금 걸어 어딘가에 멈춰섰다.
"아, 넵."
이동형 플랫폼인가 싶었다. 바닥에서 따로 분리된 것도 그렇고 아래에 이것저것 장치가 보이기도 하니. 물론 맞았다. 한 번 덜컹 하더니 천천히 바닥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오늘 밖으로 나가서 조작을 연습할거다. 스캐빈저 기체이니만큼 무장 상태는 좋지 않지만 내가 같이 나갈테니 문제 없을거다."
"아 무장... 저 플랫월 님? 물어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바쇼는 무장보다 내장이 중요하니 확인하면 좋을거다. 그나저나 해방전선 기체들 평균 스펙이 어떻더라. 좋지는 않을텐데.
"플랫월 씨라고 편하게 불러도 돼. 그래, 묻고싶은게 뭐지."
"그, AC의 전체 세팅이라 해야하나? 전반적인 어셈블리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내장이 구린 바쇼 풀프레임은 그냥 체력 많은 엑스라지 사이즈 2각 MT나 다름 없으니까. 전기톱 하나만 있으면 꽤 든든할거 같은데 부품수거원 기체에 너무 많은걸 바라나?
"그런거였나. 물론이다. 확인해 봐. 콕핏을 열어두고 오지."
플랫월은 태블릿을 몇 번 두드리고서 그것을 넘겨줬다. 어느새 2층에 도달한 플랫폼에서 플랫월이 먼저 내려 AC로 향했다.
"바쇼인데 무장이 어떠려나..."
"아."
아무래도 예상은 했지만 체력 많은 2각 MT가 맞는 모양이다.
'왜 바쇼를 끼고 근접 하나를 안주는거냔 말이야아아!'
라고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을 한숨 한 번으로 겨우 묻고 나도 플랫폼에서 발을 땠다.
'스캐빈저가 무장이 있는게 어디야. 야바에 키카쿠인게 어디야. 에츠진이 행거라 다행이야. 아머드 신권이라도 하지.'
역시 나중에 잔해에서 무기를 좀 쌔벼야겠다. 가급적이면 제네레이터도. 어떻게 분리만 잘 된다면 부스터가 더 급하다. 물론 가장 문제는 FCS지만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게 문제다.
모르겠다. 일단 조작이나 배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할 수 밖에 없으니까 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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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솔직히 해방전선 AC들 내장이 전부 곱창났던데 스캐빈저 기체에 야바 키카쿠 달아주는거면 할거 다해줬다 생각해요...
김병장이 이생각 했다가 끊고 저생각 했다가 하는건 저자의 집중력을 반영했다 생각해주십쇼.
왜 해방전선은 바쇼를 끼고 근접 무장을 안끼는걸까?
그야 6 본편 시점에서는 중-원거리 무장으로 다가오기도 전에 조져버리는 전술방식이 점점 채용되는 시기니까
한군두의 전세대 고물 생존담 개꼴리네
형편 생각하면 유지보수 문제가 가장 크지
게임 보정 없이 근접 무기 들고 돌격 <- 훈련도 인재풀도 적은 노숙자 집단이 하긴 좀 무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