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쨩이나 목줄이나 둘다 집에만 틀어박혀 뒹굴뒹굴하는게 일상이다


가끔 목줄이가 스미쨩 운동시킨답시고 산책하러가는게 전부


그런데 이번엔 산책이 아니라 데이트를 가자는 목줄이


스미쨩은 한사코 거절했지만 목줄이가 앞으로의 *야간 임무*는 없다며 협박하길래 나설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데이트복을 고민하던 스미쨩에게 목줄이가 들이민것은 다름아닌 넥스트 탑승용 파일럿복 아니겠는가


스미쨩이 이게 뭐냐며 묻는 동안 목줄이는 그저 말없이 스미쨩 옷을 갈아입힐 뿐이었다


그렇게 둘은 격납고로 향해 먼지쌓인 넥스트 두대를 대충 청소한 뒤 서로의 기체인 스트레이드와 실리에지오에 각각 탑승했다


무장도 없이 맨몸으로 출격하는건 아마 둘다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체끼리 손잡고 순항하는 것도 이들이 최초일 것이다..


스미쨩은 부끄럽지만 싫지는 않은듯 투덜대며 열심히 목줄이따라 주행했다


그렇게 저녁노을이 생길때쯤에야 도착한 장소를 보곤 스미쨩은 놀랄수밖에 없었다


바위절벽과 모래사장이 펼쳐져있고 함선과 암즈포트같은 전쟁용 무기는 하나도 없는 깨끗한 바다였기 때문이다


"싸부가 보고싶다던 바다, 책보고 만들었어.. 어때...?"


요근래 목줄이의 잦은 외출과 늦은 귀가가 이때문이리라 확신한 스미쨩은 과거이 목줄이를 혼내던걸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응, 이쁘네.. 진짜로..."


대답을 들은 목줄이는 살며시 스트레이드의 손으로 실리에지오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원래라면 프라이멀 아머에 서로 충돌하고 반발해야했지만 둘의 현재 상태가 반영된듯 너무나 쉽게 맞닿으며 이윽고 두 기체의 금속 장갑이 닿게되었다


차가운 쇳덩이일뿐이지만 AMS덕분일까, 둘은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듯했고 스트레이드의 손은 어느새 허리춤이서 본래 스미쨩의 *제네*가 있을 위치까지 올라왔다


그렇게 한참을 서있다, 목줄이의 스트레이드가 먼저 실리에지오를 모래사장 위로 넘어뜨렸다


조잡한 모래먼지가 구름처럼 퍼질뿐이었지만 둘은 신경조차 쓰지 않은채 그 위에 누워 서로의 기체를 어루만지다보니 어느새 노을은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집에 갈까?"


"...응.."


그렇게 찾아온 암흑이 그들의 인지를 깨워줬는지 이대로 더 있어봤자 할수 있는게 없단걸 깨닫고 집으로 돌아기로 했다


하지만 돌아가는 동안에도 서로의 기체를 향한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달아오른 둘이 집에가서 한 일은.. 말하지 않아도 알테니 말을 아끼겠다




다음날 아침, 아침신문을 받아든 이모는 깜짝 놀라 식구들을 호출하는데..


그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박힌 사진들이 문제였다


바로 어제 저녁, 스미쨩과 목줄이의 데이트 장면이었던 것


사실 예상했어야할 문제였다


현재, 소수만이 소유중인 넥스트를, 그것도 두대씩이나 출격시키는 것만해도 신문에 실릴만한 일... 근데 그것도 모자라 애정행각을 벌이는 두 기체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다


둘은 부끄러운지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횡설수설 변명만 늘어놓는데 설상가상으로 기자들까지 문앞에 들이닥쳤다


다행히 스미쨩의 인맥과 스틸레토 이모 말솜씨 덕분에 간신히 쫓아낼수 있었고 더 민망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렇게해서 이것이 목줄이와 스미쨩의 처음이자 마지막 넥스트 데이트가 되버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