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이 좀 긴데 읽을 때 난 잡다한거 필요 없다 하면 회색 글씨로 된건 빼고 읽어라


그리고 읽다가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거 같으면 하편으로 가서 맨 아래만 읽어라





6. 무대의 막이 올랐고 배우들은 연기를 한다.



 6.1

 목줄 매인 짐승이 어떻게 판단하든 무대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기업의 편에 서서 화이트 글린트를 격추하든, 반 기업의 편에 서서 라인아크를 방어하든 결론적으로 오츠달바는 수몰되어 실종되었고 화이트 글린트는 격추되어 당분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랭크상 실력이 가장 높은 오츠달바, 실제 실력이 가장 뛰어난 아나톨리아의 용병이라는 두 카드가 사라진 기업 연합의 빈틈을 타서 오르카 여단이 봉기할 준비는 끝났다. 첫 번째 막의 커튼이 내려왔으니 이제 두 번째 막이 올라갈 차례다.


 6.1.1

 포 앤서 플레이에서 1회차는 강제적으로 기업 루트로 들어가기 때문에 1회차에서 볼 수 있는 미션은 화이트 글린트 격파밖에 없다. 그러나 2회차에서는 오르카 루트가 열리는데 오르카 루트의 분기는 챕터 3의 아르테리아 카팔스에서 방어를 고르냐 점거를 고르냐의 차이에서 나온다. 즉, 화이트 글린트 격파를 받든 라인아크 방어를 받든 오르카 루트를 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다르게 말하면 목줄 매인 짐승은 오츠달바가 주연인 무대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 허나, 그 힘은 강했기에 오츠달바는 어느 쪽 미션을 받든 간에 목줄 매인 짐승을 주목하고 클로즈 플랜에 끌어들일 생각을 갖게 된다. 여기서는 오르카 루트에 대해서 설명하므로 목줄 매인 짐승은 목줄을 떼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6.2

 목줄 매인 짐승은 목줄을 떼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클로즈 플랜에 합류했다. 두 번째 막의 무대는 아르테리아 카팔스였다. 아르테리아 핵심 시설 중 한 곳인 카팔스는 기업 연합에게는 매우 중요한 곳으로 점거당하면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 목줄 떼인 짐승은 카팔스의 방위 병력을 전멸시키고 뒤늦게 도착한 오메르의 핵심 전력인 제럴드 젠드린과 다리오 엔피오를 쓰러뜨렸다. 이로서 오메르는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넥스트 중 핵심 병력을 잃었다.


 6.2.1

 실제로 챕터 3에서 벌어지는 미션은 자세히 보면 기업의 주요 전력을 격파하는 미션이다. 레드럼+스탈카 격파는 알제브라의 넥스트 가용 전력을 제거하는 미션이고 제8함대 격파는 BFF의 해상 전력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사일런트 아발란치 격파도 BFF 전력의 손을 꺾어 놓는 방향이기도 하고. 자세히 보면 GA쪽 미션은 GA 본사의 세력보다는 BFF의 세력을 줄이는 방향에 가까운데, 이는 GA와 BFF의 스탠스 차이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GA가 반 오메르 진영에 서 있다면 BFF는 GA가 자회사로 편입하고 부활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친 오메르 쪽에 가까운데 원래 링크스 전쟁에서 BFF는 GA와 대척하던 포지션에 서 있었기 때문. 그 때문에 BFF의 기함인 퀸즈랜스가 아나톨리아의 용병의 기습에 의해 파괴되면서 수뇌부가 전멸해 링크스 전쟁에서 탈락했다.


 6.2.2

 당시 BFF의 톱은 메리 셸리였지만 실제로는 왕 샤오룽이 배후에서 모든 것을 제어하고 있었다고 보는게 맞다. 그리고 왕 샤오룽은 오르카 봉기 시점까지 생존하면서 BFF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었기에 GA 밑에 있으면서도 큰 발언권을 차지해 친 오메르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BFF의 전력을 꺾어 놓는다고 해서 GA의 주요 전력이 꺾이는 것은 아니기에 GA로서는 목줄 떼인 짐승이 좀 날뛴다고 해서 큰 손해를 보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친 오메르 진영인 알제브라의 주요 넥스트 전력이 전멸했기에 이득을 봤다고도 할 수 있다.


 6.2.3

 그와는 별도로 메갈리스 파괴 미션이 있는데, 이 추론에 의하면 오르카 여단 루트에서는 목줄 떼인 짐승이 굳이 이 미션을 받을 이유는 없다. 실제로 레드럼+스탈카 격파, 제8함대 격파, 사일런트 아발란치 격파, 아르테리아 우르나 격파, B7 시설 격파 중 4개만 받아서 클리어 해도 챕터 3의 마지막 미션인 아르테리아 카팔스 방어/방위시설 파괴로 넘어간다. 즉, 오르카 여단 루트에서는 목줄 떼인 짐승은 친 오메르쪽 세력의 힘을 꺾어놓는 방향의 미션을 받았을 확률이 크다.


 6.2.4

 종합하면 아르테리아 카팔스 방위시설 파괴를 하기 전에 목줄 떼인 짐승은 친 오메르 세력의 힘을 상당수 꺾어놓았고 방위시설 파괴에서 오메르의 두 링크스를 제거함으로서 친 오메르 세력의 손발을 묶어버렸다고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다음 미션인 위성궤도소사포 방어에서 나오는 암즈 포트는 이클립스 한 대 뿐이고 넥스트 전력은 죄다 BFF쪽이다. GA쪽 넥스트가 참여하지 못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이미 전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위성궤도소사포가 있는 곳은 핵심 전장이고 목줄 떼인 짐승의 위험성을 아는 기업 연합이 GA쪽 넥스트까지 전부 가용해서 덤비는게 당연할텐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GA에서 자사의 넥스트들이 핵심 전장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았다고도 볼 수 있다. 즉, 다른 곳에 파견한다는 이유를 대어 상대적으로 아군이라고 할 수 있는 오르카 여단과의 상잔을 막고 자사의 넥스트 전력을 보존하며 BFF의 넥스트 전력만을 제거하여 BFF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속셈이라고도 볼 수 있다.



7. 배우들은 한 명씩 퇴장했고 엑스트라는 어느새 주연이 되어 있다.



 7.1

 각지에서 오르카 세력이 기습을 하면서 아르테리아 시설들이 제압되고 만다. 그 과정에서 오르카 여단의 링크스들도 하나씩 사라져 간다. 우위는 오르카 여단에 있는 것 처럼 보였다. 허나 상황은 다시 반전했다. 인테리올 유니온의 윈 D. 팬션과 그의 친우인 로이 사란드가 전황을 뒤집은 것이다. 둘은 오르카 여단의 본진인 빅 박스로 기습을 감행했고 오르카 여단에 남아있는 링크스는 목줄 떼인 짐승을 제외하면 맥시밀리언 테르미도르와 참모 메르첼뿐. 이단아 올드킹은 크레이들 03을 습격했다는 소식 이후로 아무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다. 맥시밀리언 테르미도르와 메르첼은 목숨을 걸고 빅 박스 방어를 위해서 남았다. 그리고 목줄 떼인 짐승은 맥시밀리언 테르미도르의 최후의 전언을 듣고 기업들의 힘을 갈고 닦아 만든 마검, 기업들이 오르카 여단에 보내는 '응답', 응답하는 자, 앤서러(Answerer)를 상대했다.


 7.1.1

 암즈 포트에 붙은 이름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큰 것'과 관련이 되어 있다. 기가 베이스는 '기가'나 '베이스'나 둘 다 큰 의미를 내포한다. '기가'라는 접두어는 '킬로'나 '메가'보다 한 수 위인 큰 것에 붙이는 접두어이고 '베이스'는 기반을 의미하는데, 기반은 보통 크고 단단하게 다진다. 랜드 크랩은 헤라클레스의 12가지 시련에서 등장했던 거대 게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피릿 오브 마더윌은 모든 암즈 포트의 어머니 격인 암즈 포트이며, 이는 대지모신 신앙에서도 주신격 모신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레이트 월은 만리장성을 뜻하며, 만리장성은 가장 거대한 장성이다. 카브라칸은 마야 신화에서 나오는 산과 지진의 신을 의미하며, 이는 거대한 자연의 힘을 나타낸다. 솔 디오스는 태양 신앙을 의미하며, 태양은 지구보다 훨씬 거대한 항성이다. 이클립스는 식(蝕), 즉 일식이나 월식과 관련이 있으며 일식은 달이 태양을 가려서,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려서 생긴다. 달이나 지구의 그림자나 둘 다 인간에 비하면 거대한 무언가이다. 제트는 활동을 하는 블랙홀의 극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가스 분출로서 그 자체의 규모도 크지만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트의 레이저 블레이드가 초월적인 크기와 강력함을 지닌 이유로 볼 수 있다. 


 7.1.2

 위에서 언급한 암즈 포트의 명칭의 유래를 생각해 보면 암즈 포트는 개개별이 '거신=거인'이라고 할 수 있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신과 거인의 대치 구도가 자주 나타나는데 대입하면 신은 AC4의 오프닝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추론하자면 '넥스트를 탄 링크스'이고 거인은 '암즈 포트'라고 할 수 있다. 신도 신 나름대로여서 어줍잖은 신들은 거인에게 짓밟히고 말지만 토르나 오딘, 헤임달과 같은 강한 신들은 오히려 거인들과 싸워서 이기고 승리를 만끽한다. 즉, 어줍잖은 링크스는 암즈 포트를 상대하지 못하지만 실력이 좋은 링크스는 자이언트 킬링을 하고 승리를 즐긴다.


 7.2

 앤서러, 북유럽의 '풍요와 햇빛, 그리고 비의 신' 프레이의 검. 응답하는 자, 스스로 움직여 적을 베는 자. 이 끔찍한 암즈 포트는 그 어떤 암즈 포트라도 파괴할 수 있으며 '스스로' 움직인다. 인테리올 유니온의 레이저 기술, 오메르의 코지마 기술의 모든 것을 담고 스티그로의 무인 제어 시스템을 장착하여 자립적으로 움직이는 인테리올 유니온과 오메르의 기술력의 결정체. 앤서러가 위치한 전장은 프레이의 이름 답게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며 '코지마 입자의 비'가 쉴새 없이 내려 코지마 입자가 흘러 넘치는 '풍요로운' 곳이었다.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넥스트의 프라이멀 아머를 증발시키고 넥스트 동체를 갉아먹어 먼지로 만들 수준의 고농도 코지마 입자 영역을 형성하는 앤서러는 다가오는 모든 자를 코지마 입자의 검으로 베어 넘기는 듯 했다.


 7.2.1

 7.2에서 먼저 설명한 대로 앤서러는 북유럽 신화의 주신 중 한 명인 프레이가 갖고 있는 '스스로 움직여 적을 베는 자'이다. 정확히 말하면 '앤서러 혹은 프라가라흐'는 북유럽 신화가 아니라 켈트 신화에서 나오는 검이며 용도는 프레이의 검과 비슷하다. 켈트 신화가 북유럽 신화와 연관이 많다는 점에서 영향을 받은 점이 많을 것이며, 그렇기에 암즈 포트 '앤서러'는 두 검의 모티브를 같이 합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앤서러가 날개를 펼치지 않은 모습을 멀리서 보면 검집에 들어가 있는 검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리고 날개가 펼쳐치면 큰 힐트를 가진 대검과 비슷한 모양이 된다. 즉, 앤서러는 형태부터 '검'이라는 것.


 7.2.2

 앤서러 완성판이 장착하는 무기는 미사일, 레이저 캐논, 코지마 캐논, 어설트 아머이며 방어 수단은 특수 CIWS라고 하지만 게임상 묘사나 실제 효과나 아무리 봐도 프라이멀 아머다. 어설트 아머를 사용하려면 프라이멀 아머가 있어야 되는걸 감안하면 오히려 이 쪽이 맞다. 즉, 원거리의 적은 고농도 코지마 입자와 미사일로 공격을 하며 공격 가시권에 들어오면 날개에서 나오는 하이 레이저 캐논으로, 검의 사거리에 근접하면 코지마 방출 돌기로 코지마 캐논을, 검과 마주치면 어설트 아머로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 공격한다. 즉, 이론상으로는 사각 지대가 없다. 공격 통제는 스티그로의 무인 제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날개와 코지마 방출 돌기, 미사일 포트, 상부의 안티 그래비티 유닛을 제외하면 남는 부분은 상부 중앙의 구체형 부분인데 앤서러 급의 코지마 출력을 내려면 제네레이터 크기도 상당히 클테고, 코지마 오염 문제 때문에 앤서러 내부에서 수동 조작을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기에 스티그로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좀 더 합당하다고 볼 수 있다.


 7.2.3

 프라가라흐의 성능을 보면 어떠한 갑옷으로도 막을 수 없고 절대 빗나가지 않으며 베인 상처는 치유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게임상에서 하드 모드 앤서러를 상대할 때 AP 감쇠는 '프라이멀 아머'와 넥스트 본체로도 막을 수 없으며 '코지마 필드'를 형성하기에 빗나가지 않으며 '코지마 입자'가 유지되는 한 프라이멀 아머는 점차 감쇠되어 복구가 되지 않고 AP는 점점 깎여 나간다. 뭔가 비슷하지 않은가.


 7.2.4

 종합적으로 보면 앤서러는 기업이라는 '신'이 만들어서 스스로 움직여서 적대하는 자를 베고, 모든 '거인'을 죽일 수 있는 그야말로 신화에 나올만한 검이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그 자체로 완성된 검이지만 다른 이에게 주어 정작 프레이 자신이 휘두를 수는 없었고 결국 라그나로크때 이 검이 없어서 수르트에게 패한다. 여기서는 목줄 떼인 짐승을 '펜리르'로 설명하지만 인류의 천적 루트에서는 목줄 떼인 짐승은 '모든것을 태우는 검은 새'가 된다.


 7.3

 허나 앤서러가 상대하는 자는 '목줄이 떼인 짐승', 신들이 만든 최고의 사슬인 글라우프니르마저 끊고 달아나 복수하러 돌아온, '모든 것을 불태우는' 수르트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거대한 짐승 펜리르. 펜리르는 거인이 아니었기에, 날렵한 움직임과 그 어떤 것보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늑대이기에 마검 앤서러마저 격파하여 기업의 응답에 '답신'을 했다. 그리고 어느새 그는 자신이 무대의 주연이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르카 여단의 마지막 오르카. 주연 배우라고 생각했던 맥시밀리안 테르미도르는 자신의 자리를 짐승에게 넘기고 퇴장했고, 남은 것은 마지막 상대인 여기사와 그녀의 부관이었다.


 7.3.1

 7.2.4에서 언급한 것 처럼 목줄 떼인 짐승은 ACVD의 결과를 보건대 모든 것을 태워서 파괴하는 수르트 혹은 수르트를 조장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봐야 한다. 그로 인해서 발생한 '신들의 황혼' 후에는 인류가 다시 재생하게 되는데 이것은 ACV를 연상하게 만든다.


 7.3.2

 그렇다면 오르카 루트는 수르트가 없고 펜리르가 글라우프니르를 끊고 달아났다가 복수하러 돌아와 '신'들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인간에게 되돌려 주는 IF 신화라고 할 수 있다. 허나 여기서도 파괴는 피할 수 없다. 다만 수르트처럼 모든 것을 불사르는 것이 아니라 신들과 관계된 것들을 불사를 뿐. 그리고 북유럽 신화의 세계에만 갖혀 살았던 미드가르드의 인간들을 우주라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안내자가 되는 것이다. 북유럽 신화는 기업들이라는 '신'들이 이룩한 '팍스 이코노미카', 미드가르드는 신들의 압제이자 원죄인 '어설트 셀'에 갇혀 우주와 분리된 '지구', 위성궤도소사포 에렌베르크는 신들의 압제를 뚫고 새로운 세계로의 길을 터는 무기이자 레이레나드라는 '이단의 신'이 만들었던 '신의 무기'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비록 북유럽 신화에서 이질적인 레이레나드라는 신은 다른 신들에 의해서 소멸당했지만 그 잔재는 남아서 신들의 부하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들은 자신들이 모시던 신을 벗어나서 이단의 신이 안배해 놓은 무기를 휘둘러 신의 압제를 무너뜨렸다. 고대의 신화와 현대의 사상이 만나서 이루어진 현대의 새로운 신화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7.3.3

 여기까지는 신화로 비유했지만 아직 남은 것이 있다. 바로 맥시밀리안 테르미도르의 존재. 혁명을 일으켰다가 테르미도르 반동에 의해 목이 떨어진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 역사와는 다르게 클로즈 플랜이라는 혁명은 아직 목줄 떼인 짐승이 남아있기에 계속 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역사대로 맥시밀리안이 조용히 죽지 않고 떨어졌던 목이 다시 붙어서 살아날 수도 있을 가능성은...



8. 짐승은 마지막 반전까지 이겨내고 승리를 쟁취하여 막을 내린다



 8.1

 이제 남은건 아르테리아 시설의 핵심부 중에서도 핵심부, 크레이니엄이었다. 거기에서 기다리는 것은 황동의 처녀, 푸른 검을 휘두르는 날렵한 여기사와 그녀를 수행하는 중장갑으로 무장한 부관. 여기사는 고귀하기에, 생명의 희생보다는 다른 나은 방법이 있다고 믿기에, 그래서 살육을 기다리는 짐승을 막기 위해 아르테리아 크레니이엄에서 목줄 떼인 짐승을 맞이했다. 짐승과 여기사, 그리고 부관은 생명을 건 대결을 펼쳤다. 시간이 지나자 여기사와 부관은 짐승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짐승은 기세를 몰아서 두 명에게 맹렬한 공세를 가했다. 이대로 가면 짐승이 승리할 것 같았다. 목이 잘린 혁명가가 살아서 돌아오기 전 까지는.


 8.1.1

 크레이니엄은 두개골을 의미한다. 설정상 크레이니엄은 아르테리아 시설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며 일부 아르테리아 시설을 여기서 컨트롤 할 수 있는 중추 중의 중추이다. 이미 정리한 우르나나 카팔스는 팔의 뼈와 연관이 되어 있다. 그리고 아르테리아는 라틴어로 Arteria로서 동맥을 나타낸다. 아르테리아 시설이 '요람'인 크레이들에 동력을 공급하는 수단인걸 감안하면 아르테리아 시설 습격은 신체 부위의 동맥을 끊는 것과 같고, 크레이들에 사는 사람들은 자원 고갈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과 같으니 크레이들에 실려서 자원 부족으로 안락사를 당할 것이냐, 아니면 팔다리를 끊고 나서 나중에 의수와 의족을 붙이더라도 일단은 크레이들에서 나가서 먹고 살 것을 발견할 것이냐의 차이를 각각 기업 연합 루트와 오르카 여단 루트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8.1.2

 윈 D. 팬션의 기체의 명칭은 레이탤 패러쉬, 즉 검기병이다. 들고 있는 무기는 인테리올제 레이저 블레이드로 검신은 푸른 색. 기체 어셈블리는 LATONA로 경량 기동형 기체이다. 즉, 표현하자면 황동의 갑옷을 입고 검을 휘두르며 말을 타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여기사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별칭인 브라스 메이든은 창녀라는 뜻의 멸칭으로 랭크 11인 다리오 엔피오가 붙여준 명칭이지만 크레이들에 타지 못하고 지상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윈 D. 팬션의 고결한 행동도 결국은 기업 연합의 '창녀'로서 움직이는 링크스의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거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그걸 알면서도 생명의 희생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목줄 떼인 짐승을 막기 위해 달려드는 윈 D의 행동은 고결하지만...


 8.1.3

 로이 사란드는 독립용병으로 소개가 되어 있지만 어셈블리나 고용하는 미션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인테리올 유니온 소속이라고 볼 수 있다. 거기에 윈 D의 요청에도 따라온 걸 보면 충실한 부관으로서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체가 중장 프레임이기에 윈 D하고 비교하면 경장갑 검기병과 중장보병과의 차이.


 8.2

 '테르미도르는 죽었다. 여기에 있는건 랭크 1, 오츠달바다.' 혁명가에서 기업의 상류층으로 다시 돌아온 혁명가의 망령. 혁명가로 서기 위해 오츠달바의 이름을 지웠던 그는 이제 혁명가의 이름을 지우고 오츠달바라는 이름을 다시 쓴다. 그러나 이미 신화의 영역에 들어선 짐승은 그 누구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배신한 혁명가와 고귀한 여기사, 충실한 부관에게 영면을 성사한 짐승은 이제 신들의 동맥 혈관을 끊어 이단의 신이 마련한 무기에 연결하고 신들의 압제이자 신들의 원죄를 없애기 위해 무기를 휘두른다. 압제가 걷히고 새로운 세상이 나타난다.


 8.2.1

 맥시밀리안 테르미도르가 어째서 오츠달바로 돌아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9번에서 추론하지만 확실한 추론은 아니다.



9. 그렇다면 혁명가는 뭘 원했길래 다시 기업의 개로 돌아왔고 마지막에 어머니라는 말을 남긴 것인가


 

 9.1

 역사대로 따라간다면 맥시밀리안 테르미도르는 빅 박스 방위전에서 윈 D에게 패해 전사하는게 맞다. 그러나 하드 모드에서는 언성이 아니라 스테이시스를 타고 '오츠달바'로 참전을 한다. 스테이시스를 어떻게 보존했냐 하는 물음이 있을텐데 이건 5.2에서 추론한 것과 엮으면 일부러 스테이시스가 수몰하는 척 연기를 했고 스테이시스 본체 자체에는 큰 손상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미션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미션은 수심 200m 지점까지 에어리어 오버가 되지 않는걸 봐서는 수심에 의한 에어리어 오버는 기체 손상보다는 작전 에어리어 이탈로 인한 작전 실패라고 보는게 좀 더 정확하다. 즉, 스테이시스는 잘 해야 메인 부스터만 망가졌을 뿐이고, 그나마도 실제로는 망가졌을 확률도 낮다는 것.


 9.2

 따라서 아직 탑승할 수 있는 넥스트는 한 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맥시밀리언 테르미도르는 자신의 가치를 다시 계산해 볼 여유가 있다. 이대로 혁명가의 이름으로 죽음을 맞아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혁명의 길을 포기하고 기업과 타협하여 거짓된 풍요를 즐길 것인가. 처음부터 혁명의 길을 걸었다면 후자는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테르미도르는 이미 오츠달바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거짓된 풍요를 만끽했기에 갈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레이레너드의 링크스로서 혁명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해 교육 받았지만 기업의 손으로 넘어가서 살면서 자신이 단지 '혁명의 수단'으로서 키워진건지 의문이 드는 순간 테르미도르와 오츠달바와의 자아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다.


 9.3

 복잡한, 분열하는 남자. 오츠달바에 대한 설명이다. 즉, 혁명의 수단으로서 마지막 직전에 목을 잘리고 최후의 오르카에게 축포를 쏠 권한을 넘길 비운의 혁명가 맥시밀리안 테르미도르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기업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강한 오메르 사이언스의 랭크 1 링크스로서 풍요를 만끽하며 인류가 고사해 가는 것을 목격할 것인지 두 입장을 놓고 계속 고민해야 하는 오츠달바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결국 테르미도르는 자신을 지우고 죽었던 오츠달바를 부활시켰다. 자신은 이단의 신이 선택한 혁명의 수단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 갖고 사는게 아니라는 반항이다. 어찌보면 이단의 신이자 혁명의 신인 레이레나드 조차도 자신의 신도에게 형태가 다른 신의 압제를 가하고 있다는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9.4

 즉, 레이레나드조차도 결국은 '신'의 일원이며, 완전무결한 혁명가가 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혁명의 수단으로 벼려진 무기가 혁명가의 손에서만 휘둘러 졌으면 본 목적을 달성했을 수 있지만 그 전에 이단의 신은 기존 신화의 신들의 장기말에 의해 쓰러졌다. 아나톨리아의 용병이라는 장기말에 의해. 그 때문에 레이레나드는 테르미도르를 온전하게 혁명의 수단으로 벼려내지 못했으며, 미완성된 테르미도르는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의 신과 대적하던 다른 신의 밑으로 들어가 몰래 자신을 완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은 다른 신의 밑에 있는 동안에는 그 신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결국 테르미도르는 어정쩡하게 완성이 되어서 오츠달바라는 야누스를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9.5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오츠달바의 얼굴로 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는 오메르라는 풍요의 신에게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오츠달바로 살면서 오메르가 주는 풍요는 레이레나드의 아래에 있을 때에 경험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오메르는 기존부터 존재했던 거대한 배후인 유대 자본이었고 레이레너드는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진 신생 기업이었으니 주의하지 않으면 유대 자본에 잠식되는건 한순간이다. 그러나 레이레너드라는 울타리가 무너지고 나서 혁명에 대한 그의 의지를 지켜줄 것은 자신을 제외한 최초의 5인 외에는 없던게 그가 놓친 요인이었다.


 9.6

 결국 테르미도르는 혁명에 대한 보상을 원했다. 혁명의 수단으로 길러져서 마지막 오르카에게 역할을 넘기고 죽으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판단한 테르미도르는 윈 D. 팬션과의 전투에서 '패했다'. 테르미도르가 탑승하는 넥스트 'UNSUNG', 알려지지 않은 혹은 무명의 라는 뜻을 가진 기체이다. 즉 테르미도르는 혁명을 완수해도 자신의 이름인 오츠달바로서 남지 않고 오직 혁명가의 이름인 테르미도르로만 남는다. 반대로 오츠달바가 탑승하는 넥스트 'STASIS', 멈춰있다는 뜻을 가진 기체이다. 즉 혁명가인 테르미도르는 지워지지만 오츠달바로서는 '멈춰있을' 수 있다. 오츠달바로 태어나서 자신의 신에게 테르미도르를 '강요' 당하다가 다른 신에게서 오츠달바라는 이름으로 인정을 받았는데 오츠달바라는 이름을 지우고 테르미도르로 돌아가 본명 없이 무명의 혁명가로 죽기 싫다고 판단한 오츠달바는 결국 UNSUNG과 테르미도르를 둘 다 지워버리고 STASIS로 돌아와 오츠달바로서 짐승에게 도전했다.


 9.7

 그러나 짐승은 예전에 그가 봤던 단순히 목줄이 떼인 짐승이 아니었다. 신들의 고삐가 더 이상 듣지 않는 완전히 풀려난, 혁명의 짐승이었기에. 지워버린 테르미도르 자신보다도 더욱 완벽한 혁명가의 모습으로 나타난 짐승의 모습을 보는 순간 오츠달바는 경악하고 동시에 절망감이 든다. 저 짐승을 없애지 않으면 그는 오츠달바로서도 남아있을 수 없기에 그는 외쳤다.


 '오츠달바, 스테이시스, 참전한다! 이 놈 만큼은...'


 9.8

 일반적인 링크스라면 3:1의 전투에서 1의 위치에 있으면 당연히 3에 밀려서 패배한다. 실력이 좋은 링크스라면 둘을 상대로 동수를 이룰 수도 있겠지. 짐승이 상대하는건 랭크 1과 랭크 3, 그리고 랭크 7이었기에 최상위 링크스 셋이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착각했다'. 이 역사의 짐승은 '본래의 역사' 대로라면 랭크 1~4와 오리지널 링크스 하나를 합쳐서 총 5명의 최상급 링크스를 상대하고도 5명을 전부 죽이고 요람을 무자비하게 가라앉혀서 세상을 불태울 수르트 그 자체였을텐데 이 역사에서는 수르트의 본성을 숨기고 혁명의 늑대를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 결국 3명은 짐승에게 패하고 죽음을 맞는다.


 9.9

 테르미도르는 이미 죽었고 오츠달바는 이제 죽어간다. 혁명의 수단으로서도, 기업의 힘으로서도 가치를 잃고 이제는 생명마저 잃어 죽음으로 향하는 그의 의식에서 마지막으로 떠오른건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신인 레이레나드? 동지이자 먼저 죽어간 혁명의 수단인 최초의 5인과 오르카 여단? 아니면 레이레나드 시절에 있었던 혁명의 동료들? 죽음 앞에서는 그것들이 다 소용이 없는데. 그렇다면 남는건 자신에게 최초로 생명을 준 존재 밖에는 없다. 바로 어머니다. 어머니를 떠올리는 순간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어머니의 생각만 난다. 카미카제에 차출되어 자살 특공을 하러 간 조종사들이나 전장에서 죽음에 직면한 병사가 기적적으로 생존했을 때 죽음을 앞에 두고 떠오른 생각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거의 동일하다. 바로 어머니다. 죽음이 생명을 거둬가면 모든게 의미가 없어지고 남는 것은 자신이 태어난 날과 자신이 죽는 날 뿐이다. 죽는 날은 바로 앞에 있으니 남는건 태어난 날 뿐이고, 그렇다면 자신을 태어나게 해 준 것은 어머니 외에는 없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마지막 숨을 들이키며 읖조린다.


 '...어머니.'


 결국 신의 힘을 휘두르는 링크스라도, 혁명의 수장이라도 죽음 앞에서는 하나의 인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프롬의 얘기가 아닐까.


 9.10

 정식으로 발매된 작품에서는 해당 대사가 미사용 처리가 되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오르카 루트는 짐승의 혁명 성공기로 대체적으로 인식이 되는 편이다. 그런데 이 대사들이 들어가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중에서 지금처럼 프롬뇌를 굴려서 나름 그럴싸해 보이는 추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롬은 미사용 대사로 처리해서 스토리 상으로 큰 영향은 주지 않되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서 발견하면 프롬뇌를 굴려서 여러 추론이 공존할 수 있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10. 위에 길게 다 써봤자 개풀 뜯어 먹는 소리인거 같고 이거나 봐라



 사실 가장 그럴싸한 추론은 '프롬이 다른 플롯 짰다가 새로 갈아 엎었는데 전에 녹음한 대사하고 안 맞아서 그냥 미사용 처리한게 분명하다'가 될 확률이 가장 높을거다. 원래 프롬 게임 만드는 스타일이 여러가지 녹음해 놓고 플롯 짰다가 더 그럴싸한 플롯 나오면 녹음한 대사들 칼질하고 남는 대사들 갖고 이리 저리 끼워 맞춰서 프롬 신자들 머리통 터지게 프롬뇌 굴리는거 보고 낄낄 거리는거 새디스드 새끼들이라 이게 가장 정확할텐데 그러면 위에 저렇게 길게 쓴게 다 의미가 없엉 ㅋ


 그러니까 진지 빨고 싶으면 9번까지만 읽고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거 같으면 10번만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