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코랄의 통합의식이 태생적으로 온화한 존재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아이비스의 불과 함께 사라진 세리아 또한 자기의 일부이자 동포인 코랄을 자신들은 증식하기에 고갈되지 않는다며 자원으로 소비하는 것을 용인했을 정도이니.
그러나 이 발언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코랄은 군체 생명체라는 점이다.

이들의 감성은 인간과는 이질적인 면이 존재한다.

반세기의 시간이 흘러 각성한 코랄의 통합의식 에어또한 '사람은 사람과 싸우기 위한 형태를 하고 있음을 깨달았으며 무한한 선택과 도태를 반복하기 위한 형태,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자 생명 진화의 열쇠'라 말했다.
여기서 반복된 말이지만 우리는 코랄이 군체 생명체라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코랄 군체는 다른 코랄 군체를 흡수하고 하나의 군집으로 모이는 생태를 갖고있다.

무한한 선택과 그로인한 도태, 작은 규모의 군체의 통합의식 편입.

그것이야말로 코랄의 본질이자 통합 의식이 고도의 연산 능력과 장악력을 갖게되는 열쇠이다.
그렇다. 이들은 자신들을 기준으로 인간을 이해하려 하고있으며 이들의 감성, 가치관은 인간과는 차이가 있다.
약육강식이야말로 절대적 가치이며 진화로 이르는 길이라 긍정하는 자세.
다시 생각해보면 세리아가 말한 자신들은 고갈되지 않으니 자원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용인한 점도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이들은 고도로 발달한 통합 의식은 가졌지만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견고한 실체를 갖지는 못했다.
그러나 코랄 동력원이 사용된 AC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들은 코랄이 사용된 AC를 자기 손발처럼 다룰 수 있다.
그렇다면 약육강식을 긍정하던 이 코랄이 충분한 물리력을 지니게 됐을 때 인간에게 어떤 방식의 공존을 제안할 것인가? 그저 두렵게 상상하는 것 외에는 알 수 없다.
이야기를 되돌려서, 아이비스의 불 사건 당시의 세리아를 생각해보자.
세리아는 기술연구도시의 논문에서 발견한 "코랄 릴리즈"를 공존의 가능성이라 속삭였다.
이 선을 넘으면 인류의 비참한 말로를 대가로서 코랄과의 감응성이 높은 존재는 "저 너머"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마지막순간, 세리아는 자신의 파트너에게 선택을 맡겼다. 코랄을 사용하지 않은 기계마저 코랄이 장악하고,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코랄을 우주 전체에 퍼뜨리는 스위치를 누를 결정권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파트너에게 넘긴 것이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 싶다면 인류의 말로에 대해서는 숨기면 되기에. 그렇기에 이들이 주장하고 권한 공존이라는 가능성은 그 수단이 아무리 과격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선의에서 비롯된 것은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공존을 위한 수단은 인류의 멸망을 앞당기는 도화선이다.
그 도화선에 불을 붙였을 때 인류는 멸망을 딛고 일어나 코랄과 공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저 너머'에서 코랄과 함께하게 될것인가?
장황한 말을 늘어뜨려 놨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