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차 엔딩을 본 갤럼이면

최종보스를 보자마자 다 같은 생각을 했을 거다.



'왜 저 새끼가???'

'아니, 왜 이렇게 621 싫어해?'



여태까지 회차 돌면서 이구아수한테 느낀 감상이래 봐야

만나자마자 띠겁던 새끼 or 붙을 때마다 털리던 허접 새끼고

보여준 게 열폭 밖에 없으니 무슨 심정으로 저러는지 공감을 못한다


이런 놈이 최종보스로 등장해도 임팩트보단 실망이 앞서지.


이번에는 왜 이구아수가 그렇게까지 621을 미워했는지

이놈 행적을 돌이켜보면서 통빡을 굴려보도록 하겠음.




1. 애초에 허접으로 퉁칠만큼 약한 놈은 아니었다


명색이 레드건이니 당연한 소리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작중의 취급을 보면, 레드건 하위 랭킹이란 감투에 비해서 생각보다 대우가 좋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게 아이스웜 레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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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가 강제 참가하는 대화의 흐름이 웃겨서 넘기기 쉽지만

아이스웜은 천하의 621도 혼자서 잡을 엄두를 못 냈고

그 러스티도 움직임 패턴을 못 읽겠다며 후퇴할 생각부터 한 괴물이다


이놈 하나 잡겠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두 기업이 손을 잡았고,

이 레이드에 동원된 맴버만 해도 스네일, 러스티, 채티 스틱, 621로 쟁쟁함

그런데 미시간은 여기에 망설임 없이 이구아수를 집어넣었음


물론, 621에 비하면 좆밥이 맞지만 그놈은 개사기니까 당연한 거고,

중요한 건 최소한 이 정도로 위험한 레이드에도, 그 미시간이 믿고 투입할만큼 신뢰를 했다는 거임


즉, 처음의 이구아수는 자기 대우 좆같다고 불평은 하지만

나름대로 인정은 받았고 거기에 부심도 부리는 입장이었던 거다




2. 이구아수와 이명


이구아수는 이명에 시달린다

툭하면 이명 탓에 제대로 싸우질 못한다


작중에도 나오듯이 구세대 강화인간은 부작용으로 (코랄의 목소리를) 환청을 듣는 경우가 있고

621이야 에어라는 로또가 걸렸지만, 계속 걱정하던 월터의 반응만 봐도 알듯이

이 환청은 대개의 경우 질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침


즉, 이구아수는 높은 확률로 이명이 발생해서

오래 싸우지도 못하는 결함품에 가까움


여기서 함정은 우리가 보는 이구아수는 반드시 "621과 마주친 이구아수"라는 거다


스토리 중에는 이구아수가 용돈이나 벌려고 미션을 받았다가

621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음


정말 싸울 때마다 이명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었으면

정예부대 레드건에서 활동하는 건 무리였을 거고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미션을 받는 것도 힘들 거임


무슨 소리냐고?

이구아수의 이명은 621과 마주칠 때만 높은 확률로 일어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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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전에서 밝혀지듯이 이구아수를 괴롭힌 이명은 에어가 원인임

621은 항상 에어와 함께 했으니,

이구아수 입장에선 저 들개놈하고 엮이기만 하면 환청이 심해졌다는 거임




3. 추락의 상징


3회차에서 레드를 만나면, 621을 역귀 취급하면서

너 때문에 레드건이 다 죽었다고 달려든다


억하심정이지만, 중요한 건 멘탈이 건강했던 레드조차 극도의 스트레스로 이성을 잃자

"네가 나타나고부터 만사가 안 풀렸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거다


일단, 이구아수의 입장에서 621과의 만남을 돌이켜보자


첫 만남 때의 이구아수는 최종전에서 보이는 극도의 집착은 없고

신참한테 텃세 부리는 성깔 나쁜 선배 수준에 그쳤음

이건 전공이나 밥그릇 경쟁하는 동업자간에 흔히 있는 견제에 불과함


선택지에 따라서 621이 시작부터 통수 치면

악감정이 가속해서 중간에 싸움나기도 하지만, 일단 시작은 루키에게 얕보이기 싫다는 심보임


하지만 이후부터 이구아수는 계속 무언가를 잃게 됨

단짝 볼타가 죽고, 발람은 세력 다툼에서 밀려나며, 레드건은 몰살당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구아수는 점점 위상이 높아지는 621과 만날 때마다,

하필 그 타이밍마다 이명이 심해져서 뭘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벌어져 가는 격차만 실감하게 됨


이쯤되면 621을 인정 안 하겠다고

이 악물고 고집을 부린 이유도 짐작이 가지 않냐


최선을 다해보고 뒤처지면 열 받아도 어느 정도의 납득이나 가겠는데

매번 이명 탓에 도중에 자멸해버렸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즉, 621은 이구아수에겐 추락의 상징이다


같은 구세대 강화인간이라는 처지에, 한쪽은 끝도 없이 위로 올라가고

다른 한쪽은 구세대 특유의 부작용으로 추락하고 있는 대비를 이룸

심지어 이 둘은 같은 4세대네? 의식을 안 할 수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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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너만은 뛰어넘고 싶다


실력의 격차와 이명이란 패널티로

자력으론 절대로 621을 넘어설 수 없는 상황


밑바닥까지 추락한 이구아수는 그 반골 기질에

올마인드에 의식이 통합되는 선택을 한다


이 전투에서 졌을 때의 대사를 보면 알겠지만,

이구아수는 머지 않아 자아가 사라질 운명이었음


이쯤되면 이 시점에서 621은 인생이 끝나기 전에

절대로 뛰어넘어야 하는 극복의 대상이 되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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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전에서 이구아수는 전투 도중에 올마인드의 간섭도

에어의 동조도 한꺼번에 끊어버린다

심지어 아직 격추되지 않았다면 자길 원호하던 스파이더 2대도 침묵시킨다


이건 당연한 거임

상술했듯이 이구아수는 "머릿 속에 들리는 목소리"를 극도로 증오했을 인간이다

계속 간섭하는 올마인드의 목소리도 에어의 목소리도 진절머리가 났을 거임


환청에서 해방된 이구아수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아주 평온했음

이 캐릭터가 얼마나 환청에 고통받았는지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


아마 이구아수는 이명에서 해방된 이 순간에야

처음으로 솔직한 심정으로 621을 마주봤을 거다


그리고 패배한 순간에 말하는 거임

"들개를 동경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