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하루 앞 둔 밤, 한 굶주린 학점팔이 소년이 추운 거리를 걷고 있었어요


학점을 팔지 못하면 집에 돌아갈 수도 없는 소년은 오늘도 열심히 댓글을 달고 있었어요.


"학점 사세요 ~ 카톡으로 연락주세요 ~." 


"얘는 참, 요즘엔 에드윌이나 두울에서 4만원 주면 되는데, 누가 9만원을 주고 플래너를 끼니?" 


소년은 장갑도 없이 꽁꽁 언 손으로 하루종일 키보드를 쳤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칠 뿐이었어요. 


소년은 통장잔고가 무서워서 집에 가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아이 추워..., 네이버 지식인 작업질이라도 하면 조금 따뜻해질거야.... " 


소년은 쪼그려 앉아 초록창을 켰어요.


그러자 네티즌 채택과 함께 호구들이 보이는 듯 했어요. 


소년이 호구에게 다가가려하자 초록창은 곧 꺼져 버렸어요. 


소년은 재빨리 다른 컴퓨터를 하나 더 켜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모니터 속으로 파워블로거가 된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거에요. 


"야, 역시 킹갓제너럴고졸전문직이다! " 소년은 침을 꼴깍 삼켰어요.

 

잠시 후 모니터가 또 꺼졌어요. 


소년은 황급히 다른 컴퓨터를 켜서 금단의 사이트 디씨에 접속했어요.


그러자 소년의 눈앞에 동대문구 전역에 세워진 올해의 학점왕 동상이 나타났어요.

 

"이건 너희들에게만 말하는건데 디씨가 정보력은 젤 좋아!"




다음 날 아침,  한숨소리가 은은히 들려 오는 용두동 길 모퉁이에서

 

웅크린 채로 꽁꽁 얼어 있는 소년이 발견되었어요. 


소년의 손 앞에는 이제는 쓸모없어진 아이디들이 한 웅큼 놓여 있었어요.

 

"쯔쯧, 얼마나 오래 일했으면 아이디가 저렇게 많을까..." 


거리의 사람들은 소년을 몹시 가여워 했지만 


잠시나마 학점왕이 된 소년의 얼굴은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띄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