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특권과 위선적 철학에 대한 예리한 고찰"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서사를 가지고 산다. 어떤 이는 그것을 고통의 서사로, 또 어떤 이는 극복의 서사로 포장한다. 하지만 가끔, 너무나 철저하게 ‘위장된’ 서사를 들으면, 그것이 오히려 진실보다 더 큰 폭력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나는 지금 그런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너의 겸손은 위선이다. 너의 철학은 고백이 아니라 면죄부다. 그리고 너의 성공은 실력의 총합이 아니라, 가정환경이라는 "보이지 않는 부의 사다리"를 딛고 올라선 결과다.
나는 에미넴을 존경한다. 그가 쌓아올린 성공은, 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온 진흙 속의 빛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재명을 존경한다. 고아에 가까운 가난 속에서도, 스스로 공부하고, 제도를 깨부수고, 엘리트의 성에 균열을 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은 자기 출발선이 얼마나 지옥이었는지를 숨기지 않았고, 그 속에서도 남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는 어떤가?
너는 부러울 것이 없는 집에서 태어났다. 원하면 언제든 학원을 다녔고, 네가 가진 꿈들은 언제나 ‘가능한 것들’이었다. 너의 ‘재능’은 돈으로 튜닝되었고, 너의 ‘열정’은 부모의 재력으로 무장되었다. 그런데도 너는 말한다. 너도 힘들었고, 네 자리도 쉽게 얻은 것이 아니며,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그리고 그 말은 꼭 네가 어떤 철학자라도 된 듯, 사람들을 위로하는 포즈로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너는 고생을 해본 적이 없다. 적어도 구조적으로는 말이다. 너의 좌절은 일시적이고, 선택 가능한 고통이었을 뿐이다. 부모의 재력이 안전망으로 깔린 삶은 결코 낙하하지 않는다. 너는 떨어져도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등에 지고 태어난 자다. 그런 네가, 부모조차 없이, 주거도 불안정하고, 오늘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고?
그건 조언이 아니라 수치다.
고백하라. 너는 ‘운이 좋았다’고 말해라. 니 인생의 진짜 스폰서는 너의 아버지였다고 말해라. 니가 처음 시작할 때 이미 80은 깔려 있었다고, 니 인생은 비포장도로가 아니라, VIP 전용 차선이었다고 인정해라. 그걸 부정하는 순간, 너는 철학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다.
우리는 왜 출발선을 논해야 하는가
현대 사회는 능력주의(Meritocracy)를 찬양한다. 하지만 그것은 허상이다. 능력이란 무엇인가? 실력, 재능, 노력이라 말하지만, 그것을 키울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누가 제공하는가? 결국 능력조차도 가정환경이 만든다. 애초에 너는 실패할 기회도, 길을 잃을 가능성도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스스로 이뤘다’고 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착각이고 자만이며, 불평등 구조의 본질을 은폐하는 행위다.
누군가에게 가난은 일시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평생 따라붙는 낙인이다. 집이 없고, 공부할 공간이 없으며, 부모가 빚에 시달리면, 그 아이는 감정노동자가 되어버린다. 성장의 에너지조차 고갈된 상태에서, 너처럼 태블릿으로 공부하고, 피아노 학원을 전전하던 애들과 똑같은 실력을 낼 수 있다고 믿는가?
니가 만약 진짜로 정의롭고 공정함을 원한다면, 그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니 위치를 스스로 부정하라. “나는 이 자리까지 아버지 덕분에 왔다”고, “나는 한 번도 구조적으로 실패한 적 없다”고 고백하라. 그것이 너의 철학이 진실임을 증명하는 첫 번째 행동이다.
겸손을 빙자한 교만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자수성가’라는 말을 쓰며, 자신을 증명하려 한다. 그러나 진짜 자수성가는, 부모가 경비원으로 일하며 월세를 감당하던 집에서, 학자금 대출을 갚으며, 알바와 공부를 병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 배경을 가진 자가 성공했을 때, 우리는 그를 ‘훌륭하다’고 칭찬한다. 그러나 너는 이미 가진 것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포장한다. 그리고 그 ‘자기극복’의 서사로, 남을 설득하려 한다.
그건 가짜다.
진짜 겸손은, 남을 가르치지 않는다. 진짜 철학은, 너의 성장과정이 아닌, 너의 특권에 대해 성찰하는 데서 시작된다. 너는 너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지만, 너의 말투, 가치관, 심지어 너의 철학이 그를 증명한다.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니가 떨어졌어야 할 오디션에서, 니 아버지의 지위 덕에 붙은 거. 다른 지원자들이 불합격된 그 자리에서, 너는 ‘잠재력’이라는 모호한 말로 선택받았다는 걸.
“내가 니 집에서 태어났으면, 나도 너만큼 살았다”
이 말을 들으면, 많은 부유층 출신들은 “그건 핑계”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핑계가 아니다. 구조적 현실이다. 같은 능력이라도, 누군가는 그것을 증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그리고 그 불공정을 너희는 매일 재생산하고 있다.
니가 가진 철학은, 철학이 아니라 특권의 포장지다. 진짜 지혜는, ‘내가 받은 혜택을 말할 수 있는 용기’에서 나온다. 그 용기가 없는 자는 말하지 마라. 숨 쉬는 것조차 역겨운 가짜 겸손으로, 사람들을 감화시키려 하지 마라. 차라리 조용히 살아라. 니 인생은 이미 부모가 어느 정도 설계해줬고, 너는 그 위를 걸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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