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로코니까 당연한 것처럼 둘이 성큼 가까워지고 도경이의 예지력같은 비현실적 요소까지 개입해서 흔히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연애관계랑 다른 속도 or 수순으로 관계가 발전하는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것 다 떠나서 그 둘처럼 서로의 가장 큰 상처나 치부를 드러내면서 저돌적으로 달려나가는 관계라는건 진짜 평생 맺기 힘든 관계인것 같다.


5년을 사귀어도 10년을 사귀다 결혼해도 속내 미처 보여주지 못하고.. 아니 뭐가 속내인지도 모르고 걍 남들 하는대로 만나서 남들처럼 가까워지고 그러지

사람이 맨 감정과 감정끼리 부딪히는 경험을 한다는건 진짜 처음만난 사람하고 다짜고짜 알몸으로 포옹하는것 만큼, 그리고 그게 싫고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좋고 안심되게 느껴지는 것만큼 드물고 강렬한 일일것 같아.


난 살면서 한번도 저렇게, 그러니까 드라마적인 판타지 요소 다 빼놓고 둘 사이에 이뤄지는 대화처럼, 

서로 다 파악했다는 어느정도의 확신이나 어쨌든 지금까지의 관계상 이 사람이 날 져버리지 않을거라는 약간 보험같은 안심없이는 내 치부나 상처를 드러내려고 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 설령 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약점 잡힐일이 되지는 않을까 아니면 동정겸 호감으로 변해서 관계에서 나한테 좀더 유리한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식으로 막연히 생각했던 것도 같고... 


하다못해, 서해영이 극중에서 막 박도경 때리고 소리지르고 그러잖아? 나는 성격상 그런 것도 한 번도 못해봤어. 그렇다고 전해영처럼 완벽하게 이미지 관리하고 그랬던 것도 아니고.. 걍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본성이 좀 의심이 많고 그래서 아무한테도 그렇게 솔직하게 감정을 표출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나도 다음에 연애할때는 저렇게 솔직하게 해보고 싶다. (박도경이 아주 큰 떡밥을 숨기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ㅎ) 

성질도 내고 찌질해지기도 하고 하면서도 다 드러내고 부딪혀보고 싶다. 뭐 그런다고 다 잘되진 않겠지만.. 

해영이가 초반에 이번엔 재지말고 사랑해버리자 이런 말 하는데 난 첨에는 그게 상처받을 걱정말고 상대를 다 믿고 끝없이 사랑하고 그런거인줄 알았거든?

근데 그게 아닌것 같아. 더 자기 감정에 충실 & 솔직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다 포함한 정말 솔직한거?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