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이 없고 오버다 싶은 설정이었는데 나는 이 에피 참 좋다. 해영의 비참함을 바닥까지 더 바닥까지 끌어내리고 가장 가리고 싶을 상처를 온 동네 사람에게 까발리는 에피.

많은 사람들이 해영의 사랑과 아픔보다 동명이인 상태를 망각하고 이름을 말해버린 그녀의 어리석음을 비웃어.
한낱 우스개가 되어 버린 타인의 불행. 그리고 쉽게 판단내려지는 나쁜 남자 멍청한 여자.
그런데 이 사람들 혼내는 팀장의 말이 고맙고, 친구들 막아내는 희란이 고맙고, 전해영 반성하라는 수경이 든든하고, 전화 해봐야 되지 않냐는 진상이 나름 고맙고, 괜찮을리 없다는 그 아픔 고스란히 느끼는 도경이 안타깝고, 밥 위에다 장조림 얹어주는 엄마 눈물에 같이 눈물이 나고.
그리고 사람들 모두의, 심지어 자기 자신이 생각해도 그만 두어야 할 사랑에, 혼자, 도경의 위로나 고백 없이도 그래도 만나고 싶다고 말해내는 오해영이 존경스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