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이와 첫만남을 코피터진 날로 알고 있나?
좋아하게 된 순간을 떠올리는 장면중에 둘이 길가에 마주치는 장면이 없어서.

나는 저 장면을 볼 때마다 어린왕자의 구절이 떠오르더라.
네가 날 길들이기 전까지는 넌 내게 많고 많은 소년들 중에 하나일 뿐이겠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넌 나에게 하나뿐인 특별한 사람이 될 거야. (정확하지 않음)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섞여있던 해영이를 보고 한 눈에 알아본 도경이와
그냥 스쳐지나가는 듯 하다가 결국 한번 되돌아본 해영이,
길들임이 절실한 두 사람이 관중 속에서 서로를 향해 돌아보는 저 장면이,
비록 해영이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상하게 뭉클하고, 설레고, 마법 같달까?

생각해보면 사실 둘 중에 더 상대에게 \'묶여있는\' 사람은 도경이다.
더 많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고,
상대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고 (엿들었고),
더 많은 것들을 줬다.

어쩌면 훗날 도경이의 마음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깊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고.

과연 저 둘보다 끈끈히 얽힌 인연이 있을까.
인생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꼭 서로를 만나게 하기 위한 것처럼.
이미 한번씩 인연을 놓쳐본 적 있는 두 사람이 이번에는 악착같이 서로를 지켜내길.
미치도록 짠한 서로를 보듬어주며 함께 행복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