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무엇으로

어떤 소리로

오해영을 떠올릴까,

 

 

 

지독한 악연이라

애써 밀어내려고 했는데

되려 신경쓰이는 여자.

 

'로맨스물의 정석'이란 생각이 드는

'또 오해영'은

우연으로 시작된 남녀가

서로에게 신경쓰여하다가

어느 순간

훅훅 들어오고

진전되어가는 감정선이

기가 막히게 펼쳐진다.

둘 다 선수가 아닌듯 선수이며

결정적인 장면들은

퍽 개연성있게 이루어진다. 

 

충실히 디테일이 구현된 도경의 직업은

드라마를 좀더 오감을 열고 보게한다.

 

여기서 그가 해영을 떠올리는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집에서 처음 마주칠 때의 그 기묘한 웃음소리,

어쩔수 없이 마음이 가게하던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되기를 바래요.' 그 말소리일지,

차도에서 지갑을 주워주던 '난 절대로 안죽어요.'란 말

...)

뭐 그런 소소한 의문들을 가져보면서, 

에릭의 좋은 눈빛연기는

그런 장면들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물론 남자가 봐도 잘생기기도)

 

 

 

 

'쓸쓸해요.' 인상적인 정서 그리고 일종의 복선

근미래의 장면이 주는 긴장감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해영의 영상이 떠오르는 느낌이 '쓸쓸하다'고 말하는 도경

그것은 자체로 앞으로 좋지않은 일이

도경 혹은 도경과 해영 사이에 일어날지 모른다는 암시로 들려

긴장감을 준다.

여지는 충분하다.

후일 해영은 도경이 자신을 알게된 비밀을 듣게될 것이다. 

도경에게 이미 복수의 동기를 가진 그녀의 약혼자도 있다.

'도경이 그의 가장 중요한 것인 청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예측도

왠지 가능해 보이고 말이다.

 

그리고 저 '쓸쓸하다'는 말은 자체로 이 드라마의 한 매력이다.

재미있는 코미디인 동시에

쓸쓸하면서도 따스한.

쓸쓸함은 생생하며 따스함은 설렘을 준다.

 

도경이 매우 가까운 근미래의 해영의 영상을 보는 것은

이미 흥미로운 긴장감을 준다.

대체 어떻게 저 상황이 등장하는 걸까 하는, 

그리고 그 궁금증 혹은 기대감은

지금까지는 배신을 한적이 없다.

 

4회 엔딩은 그 정점이었다

 

 

 

 

 

그 이상한 여자가 도경을 조금씩 바꾸어놓다.

 

 

이 난데없는 스킨쉽

잠시 '케세라세라'의 은수가 생각나던,

 

엉뚱함이란 면에서 은수와 해영은 닮았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평범함'이란

세상에 존재할수 없는 그저 가설인 건 아닐까,

 

이 마음쓰이게하는 여자의 이상함이

차츰 그의 상처를 아물게 한다.

 

심지어 '당신의 상처가 내겐 위로가 되네요.'란 말도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3회에 도경이 건넨 위로의 말 역시

사실 스스로에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같은 말조차도 듣고싶을때 그런 누군가에게서

듣게될 때 이상하게 그건 '위로'가 된다.

그 역시 우리가 혼자 살수는 없는 이유다.)

 

'제발 즐겁게 좀 일합시다.'란 감독의 말에

어느덧 '나랑 일하는게 그렇게 힘드냐?'고 묻는 도경은

해영 덕에 조금은 변한듯한 모습이다.

 

하긴 '사랑이 밥보다 좋다'고 해영이 그랬다.

이 남자를 봐라.

 

 

 

 

공들여 안배된 우연을 보여주기도 하는

'해영-도경-수경'의 관계

일하며 사는 이들의 애환

둔한 여자 예민한 남자를 만나다.

 

 

 

같은 학교 같은 반에

하필 오해영이 둘이었다는 우연이

결국 세사람을 만나게 한다.

덕분에 해영의 직장생활은 더 힘겨워졌고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그 스트레스를 잊게해주는 사람이

그녀의 동생이다.

 

이사도라의 말처럼

해영은 그 직장의 좋은 인재가 되기엔

'둔한 미각과 평범한 머리'만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좀더 근사해지고싶은 못남이 어느덧 (보는 이들로 하여금) 동일시를 가능하게했고  

탁월한 안목과 미각을 가진 직장상사에게도 퇴근 후의 술한잔은 '사는 즐거움'이다.

'일종의 동거물'로 만든 덕분에 가능해진 장면이기도 하다.

미운오리새끼 '오해영'은 '또 오해영'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질수 있을까, (이 제목의 이유는 바로 이 대목에서 오는것 같다.)

커리어우먼으로서의 그녀의 모습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진다.

 

그렇게 무딘 여자에게도

사랑은 간절하고 행복하며 

실연은 세포마디마디가 아프다.

그 무딘 여자가 덕분에 한없이 예민한 남자를 만났다.

 

"당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불쌍해 보여요.

그래서 안아주고 싶을만큼...'

 

그 남자가 몰랐거나 애써 인정하기 싫었던 아픈 곳을

자꾸자꾸 찔러댄다.

그리고 당근도 던져준다. 안아주고 싶다고,

이 여자 선수다

 

 

 

 

'또 오해영'의 시간이 시작되다.

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서현진의 눈빛연기

하긴 오해영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또 오해영'에도 불구하고 행복할수 잇어야 하니까,

 

 

 

마침내 같은 회사의

그녀가 담당하던 프랜차이즈 리뉴얼 TF 책임자로 오는

'이쁜 오해영'과의 질기디 질긴 악연

이번에도 잘못 배달된 꽃을 보는 그녀의 눈빛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망가진 우산은 좀 작위적으로 보였지만

'이쁜 오해영'은 말그대로 이뻐 보였다.

최소한 겉으로는 말이다.

반면 그녀의 넉살인지 네가지없음인지 태연함인지는 어떤 궁금증을 갖게한다.

저 태연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 이유에도 개연성이 있기를 바란다.

 

해영은 한동안 그 친구가 없어서 좀 살것 같았다고 했지만

진정 행복해지고 싶다면

'또 오해영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웃을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오해영'이 '이쁜 오해영'이 될 이유는 없는 것처럼,

앞으로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뻔하지만 충분히 효과적인 설정들

좀 난데없지만 이해가 가는 대사의 감정선들

그렇게 만들어지는 명장면들

 

 

있으나마나한 벽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과 여가 한집에서 지낸다.

한쪽에서 큰소리만 내도 들릴 그런 상태로,

그 우연이 소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좀 작위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동시에 참 효과적인 건 금새 알게된다.

 

덕분에 해영의 현관에는 구두 하나가 더 놓이게 되었고

청각이 유달리 예민하지 않아도

그 천덕꾸러기 엄마가 다녀간 후의 그남자의 한숨소리는

짐작할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영이 힘들어도 웃을 기억 하나가

일하던 도경이 해영을 떠올릴 소리 하나가

늘어만 간다.

소제목처럼 그 악연이 사준 '콧노래'다.

 

그리고 그 참 민망한 상황들의 연속

도경의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의 역사는 쪽팔림의 역사'라던가,

그 민망함의 향연 속에서

두사람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먹는거 이쁜데,'

좀 난데없다면 난데없는 대사에도 불구하고

오글거리기보다는 설레게 한다.

원래 선수가 아닌 사람이란걸 알기에 그랬던게 아닐까,

그저 첩첩산중이지만

한번쯤 제대로 행복해지고 싶은 상처투성이 인간인걸 아니까 말이다.

 

'근데 이리저리 피해도

결국 그 끈이 끊어지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 여자가 자꾸 절 풀어해쳐요.

이제 그만 불행하고

우리 같이 행복해지자고.'

 

 

아주 엉뚱하고 우연한 계기로

그는 자신의 마음을 정해버린다.

그 묘미란,

 

 

그래서

달려오는 아니 날아와 안기는 그 여자를

결국 안고야 만다.

또 한번의 '미필적 고의'의 순간이 지나간다.

정말 케세라세라다.

특히 도경의 입장에선,

'살고싶다면 사랑하기로'란 3회의 소제목도

더 선명해지는 에피였다.

 

많은 장면들이

그렇게 감각적이면서도

개연성 있게 쌓여간다.

 

그런데 제길 보다보면

술고파지고 배고파지는

나쁜 드라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