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영이가 알게 되면,

아마 허무하리만큼 싱겁게 물러서지 않을까.


그 애한테 빼앗기는 건 이미 익숙하다며,

애초에 당신 같은 사람이 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헐레벌떡 금해영한테 자기 자리를 양보하겠지.

정작 도경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자기 혼자서 판단을 마치고

태연한 척 하며 떠나려 할 것 같아.

정작 돌아서자마자 뚝뚝 눈물을 흘릴 거면서.



근데 거기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도경이가 곧바로 해영이한테 가는 거야.


단 한 번도 선택받지 못한 쪽에 서본 경험이 없는 금해영은 특별한 악의는 없지만 자연스레 몸에 베인 우월감과 함께 해영이가 자리를 비켜주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벙찔 것 같고.



사실 금해영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 같지만,

연예인처럼 모두가 우러러 보고 찬양하는 존재일 뿐이지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


당당해 보이지만 의외로 주위 평판을 신경 쓰는 착한아이 콤플렉스 같은 것도 있는 것 같고 말이야.


인위적이게 나긋나긋한 말투, 부자연스럽게 총총거리는 발걸음 같은 거. 항상 긴장하고 있고 은근히 주위 반응을 살피거든.


그런 그녀한테 유일하게 진심으로 다가왔던 사람이 도경이가 아닐까 해.

무슨 이유로 그런 사람을 결혼식 당일날 떠난 건지 예측이 1도 안 가지만 작가님이 충분히 납득이 가게 써주실 거라 믿어.



아무튼,

다 가진 줄 알았던 금해영한테

사실 하나밖에 없는 \'진짜\'가 도경이었는데,

어떻게 그 하나뿐인 사람을 나한테서 앗아가냐며 오해영한테 울분을 터트릴 것 같아.


전에 해영이는 도경이한테 나이기를 포기하고 금해영이 되는 것을 바란 적은 없다 했다면,


반대로 금해영은 우리가 아직 해영이 시점에서만 본 학창시절 중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순전히 내 느낌이지만 자존감이 낮다 생각했던 해영이보다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는 것 같았던 금해영이 사실은 더 초라한 사람이란 걸 확인하게  되는 장면이 꼭 나올 것 같아.


악역이 없는 드라마라서,

러브라인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이었듯이

누군가한테 피해가 가는 것도 모두 미필적 고의에 의해 이루어진 일일 것 같아.


한태진 입장에서 본 박도경은 진짜 썩을놈 이듯이

지금은 마냥 미워보이는 금해영을 우리가 조금 이해하고 공감하게 될 계기가 생기지 않을까 해.


나한테 이 글을 쓴 의도를 묻는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해영이를 잡으러 갈 도경이 때문에 충격받을 금해영을 미리 위로해주기 위함이라고나 할까 하핫 (벌써부터 흐뭇하군)


사실 위에 쓴거 다 궁예인데

왠지 저런 장면이 나올 것만 같은 삘이 와서 두서없이 적어봤어.

아님 말고.


근데 박도경 너, 잠시라도 금해영한테 정신 팔려서 해영이 버리면 진짜 죽여버릴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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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쓰는 글이 몇개인지..

드라마 때문에 밤 설쳐보기도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