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잠이 안와서 머리를 비우려 쓰는 글.
그리하여 누군가는 읽어도 좋을,
그러나 본 듯 못본 듯 모른척 지나쳐주길 바라는
시덥잖은 감정의 한 쪽.
처음엔 그냥 달라서 좋았다.
화려한 미사여구 하나 필요없이
존재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이라.
행동은 방정맞은데 눈빛은 차분한,
묘한 위화감이 도는 사람이라서 마냥 다 좋았지.
어쩜, 웃는 것도 참 멋졌다.
그래서 마음 한 켠 쉽게 내어 주었더랬다.
처음 만나 손을 잡고 입을 맞추기까지
마치 운명의 실로 짜인것처럼 너무 당연하게 흘러간 날들.
그의 지난 연애의 흔적조차,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이해하게끔
나를 흔들어 놓은 이 심란한 것은 '사랑'이었던것 같다.
결국 끝에 서게 되었을 때
내 원망과 비난의 화살은 그를 향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 가슴에 블랙홀을 열개 쯤 뚫어놓았다.
그 공허함에 내 우주는 무너지고,
한 동안 절망 범벅이 되어 살았다.
그는 이제 내가 잘 지내는 줄로 안다.
그가 원하는 내 모습이 그런 것이라면 얼마든 잘 지내 줄테다.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제법 차다.
약을 달고 사는 그의 주머니에
부디 감기몸살 약이 하나 추가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