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각종 검색창에 자전거를 검색하며
알뜰살뜰 정보를 모으다 보면
결정장애에게 가장 넘기 힘든 관문인
최종 선택의 시간이 온다
이럴 때마다 줄곧 드는 생각은
내게도 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마치 지가 곧 구세주라도 되는 양 센척해도 용서되니
오 너한테도 이런 면이! 싶을 정도로
의외의 해박한 지식으로
기어니 소재니 프레임이니 체크하며
곧 이거 사~ 해주는 남동생 내지는 오빠 하나쯤
평생을 혼자 자란 내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형제가 화제로 오를 때 꼭 한번 씩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엄마를 공유한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엄마라는 존재는 어떤걸까도 궁금한데
그냥 나의 엄마가 아닐까
내 엄마가 니 엄마가 되기도 하는 그 관계는 어떤 기분이지?
유년기를 공유하고 떠올릴 때마다
이불을 삼천 번쯤 걷어차곤 하는
흑역사를 같이 기억하는
누군가가 있다는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사춘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부모님과 한바탕 말씨름을 하고 나면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 나의 잘못을 타박하는 듯 하지만
결국은 위로해주는 그런 형제
다음날 식탁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아 엄마 쟤 얼굴 부은거 봐 한라봉ㅋㅋ
따위의 농담으로 아이스브레이킹 해주는 그런 것
옆에서 코를 골고 방구를 뀌어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내 또래의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나에게는 원래부터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그런 관계
없어서 외롭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다
나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익숙하고 당연한거니까
그런데도 가끔은 내가 잘 모르거나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하나씩 생기면
나에게도 그런 형제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다
물론 이런 망상을 들으면
형제 있는 친구들은 신나게 나를 비웃곤 한다
그런 일은 현실에선 일어나지 않아 라면서
결론은 도와줄 형제가 없으니
난 두 배의 시간을 들여 검색질을 한 뒤
자전거를 사러 갈테다
그렇지만 형제가 없다는건 이상한데서 좋다
이렇게 힘들여 산 자전거를 공유하지 않아도 되거든
어제 샀는데 오늘 오빠가 타고 나가서
지저분한거 묻혀 오면 진짜 울고 싶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