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격이 원래 그래. 그게 나야.\'

이 말 앞에선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기대나 변화의 요구 따위는
내 알 바 아니라는 말이니까.
함께 잘 살아보자고, 그러니 서로 이런 저런 부분은 맞추어 가자는데도
자신은 원래 그렇다고,바뀌지 않을 거라고,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서로 상종하지 않는 수 밖에 없다.


그저 좀 뻣뻣하고 거친 털인 줄만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털갈이를 몇번 하고 나면
토끼털 처럼 보들보들한 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좀 더 기다려 보자,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겠지 했다.

그런데 그 털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딱딱해지고 뾰족해지는
날카로운 가시였다.

원래 그렇다는 사람,
변할 의지가 없다는 사람은 그렇다.
일체의 변화의 여지가 없는,
날이 갈수록 가시를 세우는
고슴도치. 그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껴안으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가 잘못이라 한다.

난 싫다.
내 아픈 거 참아가면서 까지
그 날카로운 가시를 끌어안을 만큼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서일 거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내 아픈 거 참아가면서 까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왜 외톨이로 만드냐고 내게 뭐라 하지 마라.
왜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 가냐고,
왜 스스로 가시 세우며 곁을 주지 않는 거냐고
내가 물어보고 싶다.

함께이고 싶다면,
다른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은 거라면
그 날카로운 가시 부터 뽑아버려라.

그게 원래 나라고, 난 원래 그렇다고
그러니 아쉬우면 네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고집 부리지 말고.

그 고집이 싫어서,
그 날카로운 가시가 싫어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