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미국인이고 (시민권) 작년에 한국와서 일년정도 인턴핑계로 와서 놀고 쉬고 이제 다시 미국가는게 한달도 안남았어 
솔직히 집이 미국이고 가족 다 거기 있으니 미국가는거 당연한거고 대학졸업하고 일년 놀았으니 직장구해서 학비융자도 갚아야돼 
그럼에도 요즘 막상 한국떠날 생각하니까 싱숭생숭한데 안그래도 가기싫은 마당에 정말 큰 고민이 생겼어 
내가 모쏠인데다가 첫사랑을 너무 오래 힘들게 해서 사랑에 대해 좀 회의적이고 부정적이고 잘 안믿는단 말야 
내가 일년동안 영어과외를 했는데 2월말쯤부터 이제 한달밖에 안남아서 슬슬 정리하고 더이상 학생 안받기로 했었어 
그래서 문자 전화 와도 안받고 했는데 하루는 어떤남자한테 과외문의 문자가 왔어 그날따라 이상하게 한달남았지만 짧게라도 해볼까 이러면서 그사람이랑 만나기로 했다? 
이게 이상한게 만나기로 한날에 왠지 이쁘게 하고 나가고 싶고 괜히 설레는거야 얼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데 
그리구 과외미팅할때 이쁘게 하고 나가는경우는 없어 어차피 수업하다보면 거의 쌩얼로 나갈때도 가끔 있고 학생한테 이쁘게 보여봤자 뭐해 
근데 그날은 이상하게 소개팅나가는거도 아니고 한껏 꾸미고 나갔는데 처음보자마자 와... 
내 인생에서 첫눈에 반했다라는 말을 하게될지 몰랐는데 정말 얼굴 스타일 키 체격 다 너무 내이상형인거야 100프로 
근데 사실 기대는 안했어 원래 첫인상이 너무 좋으면 얘기하고 알아가다보면 호감도가 점점 내려가는게 보통이니까 
근데 얘기를 하는데 진짜 이상하게 무슨 몇년된 친구처럼 편하면서 재밌고 설레고 좋고 그리고 계속 얘기할거리가 생기는거야 
알면 알수록 성격도 정말 말도 안되게 완벽히 내 스타일이더라 적당히 재밌고 말도 잘들어주면서 안그렇게 생겨서 귀엽고 애교 막 이런건 아닌데 그냥 행동이.. 영어 시키니까 부끄러워하고 이런거 암튼 이런저런 얘기 많이 했는데 
오죽하면 그사람도 첨보는 사람한테 이런얘기까지 하다니 이러면서 어이없이 웃으면서 얘기하더라 그렇게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거의 한시간반을 얘기한거야 첨만난 사람이랑 
막 이사람이 과외가 이렇게 좋은거였구나 하길 잘했네 막 이렇게 혼잣말아닌 혼잣말도하고 그냥 왠지 느낌상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거 같지 않은 느낌도 있어서 진짜 설레고 좋았어 
근데 거기다가 또 막 이제 끝내는 분위기로 서로 둘다 빨리 끝내고 밥먹으려 했는데 이렇게 늦었다 막 이런얘기 나왔는데 
이사람이 그럼 이 근처서 (자기 동네 근처서 만났거든) 같이 먹자는거야 
근데 거기가 위치상 술집 막 이런데밖에 없어서 그사람이 자주가는 고깃집 갔어 고기 먹으면서도 계속 얘기하고 8시에 만났는데 고기먹고 나오니까 11시가 넘었더라고 
계산도 이사람이 할려고해서 미안해서 같이 내자고 계속 그러니까 다음에는 내가 사래 
그리고는 내가 집에 버스타고 가야되는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올때까지 기다려주는거야 내가 괜찮다고 10분뒤에 온다고 했는데 어차피 자기할일 없다면서 그러고 자기가 스터디룸 알아보고 연락준대 그러고 버스타고 집에 오는데 보통 과외미팅 경험상 그날 다음수업 스케줄 안잡으면 안하겠단 뜻이거든 근데 연락주겠다고만 하고 헤어졌으니 아닌가보다 하고 생각했어 그래도 그러면서 문자 계속 기다렸어 보내는거도 웃기지만 혹시 잘들어갔어요 류의 문자 올까해서 
근데 집에 갈때까지 안와서 그냥 아 한겨울밤의 꿈 막 이렇게 생각하면서 집에 와서 씻고 잘준비하는데 문자가 온거야 잘들어갔어요는 아니었지만ㅋㅋ 오늘수고하셨다고 연락하겠다고 그러고는 한 며칠 연락없었어 그래서 나는그냥 혼자 속앓이 했어 사실 하루보고 좋아하는 감정 생기는게 참 어이없고 웃기고 쪽팔리더라 그런식으로 사랑에 빠져서 쉽게 사귀고 쉽게 헤어지는 사람들 맨날 깔보던 나였는데 내가 그러고 있으니 
이런감정도 처음 느껴보는거라 답답하고 이상하고 표현이 안되는거야 그래도 연락 먼저 안했지 기다린거도 있지만 내가 이상황에서 먼저 다가가고 이런게 진짜 아니니까 다음주 되도 연락없길래 스트레스쌓이고 우울해서 쇼핑하고있었는데 연락이 온거야 아 차라리 하지말지 이 연락하나로 내가 이렇게될줄이야 사실 쇼핑한날엔 그나마 괜찮아지고 있던 시점이었거든 근데 연락와서 수업날짜 잡고 며칠전에 수업을 했어 
그날은 진짜... 옷장 다 털어서 제일이쁜옷 입고 화장도 최대한 여성스럽고 이뻐보이게 하고 전날에 염색하고 참나... 
원래 과외오전에 절대 안잡는단말야 아침잠이 많아서 근데 오전에 한다길래 된다고하고 평상시에 두시 수업 막 이럴때도 맨날 아슬아슬하게 겨우 일어나서 가는데 그날은 넉넉하게 일어나서 준비도 공들여하고 ㅋㅋㅋ하.. 
버스 타고 가는데 내내 막 두근거려서 미치겠는거야 내가 먼저 도착했는데 이사람이 곧 도착한다니까 막 진짜 생애 그렇게 심장이 뛰어본적이 없을정도로 막 요동치고 배아프고 장난아니었어 
근데 또 막상 수업할땐 괜찮더라고 이사람도 처음만났을때 내 그냥 느낌상 나한테 관심있는거 같다 이런 느낌도 그날은 없었어 
그래도 수업하면서 얘기하다보니 정말 알면알수록 정말 괜찮더라고 사람이 
어쨋든 설렘 이런건 첫날만큼은 없어서 아 그냥 착각이었나 하고 수업 잘 마치고 
내가 다른 수업이 바로 있어서 다음 수업도 다시 연락준다고 일단 수업료 이틀치 먼저 선불하고 그냥 선생제자처럼 헤어졌어 
근데 문제는 막상 헤어지고 나니까 후폭풍이 장난이 아닌거야 방금 만났는데 보고싶고 자꾸 연락하고 싶고 수업 날짜 못정한게 아쉽고 점심 같이 못먹은거도 아쉽고 수업 한거 계속 생각나고 이사람 행동 말 다 다시 생각나는데 죽겠는거야 
웃는거 말하는거 영어하면서 부끄러워하는거 막 다 생각나고 하 진짜 미칠거같더라고 당장 연락해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일단 마인드컨트롤 막 하고 그리고 제일 뇌리에 박히는게 첫날이랑은 다르게 정말 선생님한테 하듯 해서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 막 이렇게 생각드는거야 그날은 분위기상 그냥 그렇게 된거고 사실은 내 착각이었구나 이게 그때부터 지금까지 힘든 이유 중에 제일 커 보고싶은것도 크지만 
막 주말에 나 시간 되는데 주말에 수업하자는 얘기 왜안했지 관심있으면 어떻게든 빨리 수업 하고싶을건데 막 이런생각하게되고 
암튼 결론적으로 이번에 수업하고 나니 마음이 더 복잡해진거야 첫날엔 그냥 아 내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다니.. 이거였으면 이제는 내가 미쳤지 이사람 마음은어떨까 두번째보니 내가 별로였나 선생으로서 별로여서 그런가 보고싶다 만나고싶은데 연락 못하겠어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락하는 방법 없나 이런 갖가지 생각이 다들어 
사실 이런 감정 이상한거도 아니고 
내가 만약 한국에 지금 막 온거였으면 이렇게까지 맘이 복잡하지도 않았겠지 천천히 알아가면 되는거니까 근데 한달 남은 이시점에 이런 일이 생기니까 정말 힘들어 이사람이랑 더 길게 보면서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서 한국에 더 있고 싶은거야 정말 미친사람같게도... 남자하나때문에 내 계획 가족의 기다림 다 저버리고 싶어지다니 내가 남자는 다 쓰레기고 똑같고 사랑은 어차피 끝날거니까 시작해봤자고 이런 생각 하면서 살았던 난데 이제는 내가 이사람 하나때문에 모든걸 다 미루고싶은 심정이야 정말 미친거지 
게다가 더 심한건 이사람이 수업하면서 자기는 일찍 결혼해서 좋은 아빠가 되는게 꿈이라고 했단 말이야 내가 사랑에도 부정적인데 결혼은 말하나마나겠지 근데 이사람이면 결혼할수도 있겠다 이사람이 좋은 아빠가 될수있게 내가 이사람 딸 낳아주고 싶다 이런생각까지 하고있는거야 진짜 정말 쪽팔리고 한심하지만... 
뭐 막말로 남은 몇주간 더 지켜보고 이사람 놓치면 후회할거같다 싶으면 비행기표 날짜 바꿀수도 있겠지 조금 더 늦게 
근데 문제는 우리 잘난 언니께서 이미 남자때문에 나랑 똑같은 상황에서 가족 미래 다 버리고 남자를 선택하고 한국에서 살고있단 말야? 
대학 졸업하고 잠깐 한국 몇달 여행와서 중딩때 첫사랑이랑 눈맞아서 미국오는 비행기 타는날에 비행기를 안탔어 ㅋㅋㅋ 우리 엄만 당연히 난리나고 그것땜에 엄마는 딸들이 어디가는거에 트라우마 생겨서 나 이번에 한국 올때도 한바탕 했어 
근데 나는 솔직히 언니 정말 한심하게 생각했지 사랑이 밥먹여주나 엄마 마음 그렇게 아프게하고 가족 다 버리고 창창했던 미래 버리고 남자때문에 한국에서 힘들게 살아가는게 참 진짜 이해가 안갔었어 
근데 내가 언니랑 똑같은 상황이 되니까 정말 더 미치겠는거야 언니가 이미 그렇게 해버려서 내가 또 정해진 날에 미국안가겠다고 하면 우리 엄마는 어떡해? 정말 엄청 상처받을거야 우울증 걸릴지도 몰라 
그리고 혼자 남은 내 남동생은.. 누나들 다 떠나고 이제 한누나라도 다시 오겠다고 기다리고 있는데 안가겠다고 아님 늦게가겠다고 하면. 
그리고 학비 융자 갚을 날도 다가오고있어서 빨리 직장 구해서 미래 준비도 해야되는 내 상황도. 이 모든게 나를 좋아하지도 않을지도 모르는 남자 하나때문에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게 너무 힘들고 우울하고 한심하더라. 
그렇게 사랑이 별거냐 큰소리치면서 난 내 능력 키워서 혼자 돈벌어서 잘 살거야 했던 난데..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런 사람을 만난거지 원망도 되고. 참 사람 인생이라는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거지만 이건 정말 너무 아웃오브계획이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일단 사랑이라고 하긴 우습지만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해보는건 첫사랑 이후론 처음인데 첫사랑이랑은 좀 다른게 5년을 알고 천천히 점점 더 깊이 좋아진거란 말야? 처음엔 그냥 오괜찮은사람 이렇게 시작해서. 
그리고 첫사랑은 내가 미래를 위해 모든걸 버리고 그러진 않았어 케이스는 조금 다르지만 내 미래를 위해 같이 다니던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 준비했거든 그땐 그냥 힘들었지만 그래도 할순 있었다? 이사람을 위해 이 학교에 남아야겠어 이런 생각은 안했는데 
이번엔 정말... 내가 이시점에 미국 안가고 싶을 정도는 둘째치고 결혼혐오증이었던 내가 결혼할 생각까지 드는게 정말 이건 말이 안돼. 하루종일 다른 일에 몰두해도 결국엔 그사람만 생각나고. 
생각이 많은데 사실 말할 사람도 없고 주변사람들에겐 말해봤자 내 얼굴에 침뱉기니까 이렇게라도 좀 털어놓는데... 우울하고 한심하고 힘들다. 답을 물어볼수도 답을 내릴수도 없는 상황인데 마음은 급하기만하니깐.. 
그래도 이렇게 써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거같아 어수선하고 엄청나게 긴글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