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다 해본 연애 24살이 되도록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물론 원인은 나에게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치킨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입대 전 21살까지 비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비만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날 홀대하거나 내가 내 주제를 알기에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니까.


 제대 후 아이스크림 중독으로 인해 또다시 찐 살을 보며 난 내 자신을 원망했다.


 "이제 여자친구 만들어야 하는데......또 처먹냐?"


 이 말이 마음 속을 휘저어다녀도 난 항상 숟가락을 손에서 때지 않았다. 결국 난 비만을 여전히 탈출하지 못 했다.


 최근에는 과체중 등급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기분은 좋다만, 여전히 정상인들에게 나는 뚱뚱한 남자로 보일 것이다.


 편의점 알바를 12월부터 했다. 집 뒤에 바로 있어서 주말 오전만 하니까 큰 이유 없으면 당분간은 계속 할 것 같다.


 그런데 주말 오후를 하는 교대녀가 정말 예쁘다. 애초에 여자랑은 담 쌓고 지내던 나는 12월부터 지금까지 그냥 교대할 때 형식적인 인사만 하고 나가기 일수였다.


 가끔 들러서 얼굴 보고 그러기도 했고, 집에 열쇠가 없다고 구라를 치고 얼굴 조금 더 볼려고 여기 창고에 좀만 있는다고 하기도 하고......지금 보면 그냥 뻘짓이었지.


 어제 부점장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 여자가 이번 달만 하고 그만둔다고.


 애초에 난 12월에 겨울방학 시작하고 운동 빡시게 할 생각이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난 내가 정상체중이 된다 하더라도 여자를 무조건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보다 기회가 더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니까.


 하지만 실패했고, 난 결국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르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남자친구가 있을 것이니까 깝치지 마라 라고만 되뇌일 뿐, 하지만 되뇌이면 할 수록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심지어 운동할 때도 그녀 생각만 나서 미칠 것 같았다.


 다음주면 이제 더 이상 그녀를 볼 수 없다. 만약 내가 12월에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루었다면 상황은 바뀌었을까?


 애초에 여자 앞에만 서면 호구가 되는, 입도 열지 못 하는 내가, 대체 어쩌다 이렇게까지 온 것일까.


 다 잊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록 자꾸 그녀의 웃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인상쓰고 다니는 덩치 큰 별종이 본인 생각에 헤벌레 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치를 떨 것인가.


 자신감이 바닥으로 치닫는다. 그녀와 좀 더 말을 하고 싶기도 하고, 뭔가 썸이라도 만들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냥 조까 새꺄 하고 다음 주 마지막 그녀의 근무 날에 더 보고싶다 하고 용기내서 말을 해볼까?


 만약 인상 팍 쓰고 벌레보듯이 하면 어쩌지? 남친 있다고 하면 어쩌지? 


 자괴감이 하늘을 찌른다. 대체 난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