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초딩 4학년까지 살았다.
우리 땐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였다.
이땐 진짜 천진난만 순진무구했음.
친구랑 싸울때도 등만 때렸다.
얼굴 때리면 죽을까봐...
그러다 5학년때 시골로 이사를 갔다.
서울은 각박. 시골은 인심 좋다?
개소리다.
시골은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그냥 정글이었다.
거기서 전학간지 2주만에 뚜드려맞았다.
이유는 없었다. 처음으로 얼굴을 맞아봤다.
싸대기 때리고 얼굴에 침뱉고.
믿어지냐? 90년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이다.
그게 시발점이었던거 같다.
맞을땐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집에 오자마자 숨을 못쉬겠는거다.
가슴에 돌 얹어논 것처럼 답답하고 물을 마셔도 갈증이 안가라앉음.
9시면 칼잠잤는데 처음으로 12시 넘어서까지 안자봤다.
잠이 안오더라. 뜬눈으로 새벽 넘기다가 기절하듯 잤다.
다음날 학교 가는길이었다.
등교길이 1키로가 넘고 바로 옆이 논이고 산이었다.
그럴 생각은 정말 1도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돌을 넣고 있더라.
가방엔 30cm짜리 단소봉만한 나무가지 몇개 집어 넣고.
좀 큰 돌도 넣었다.
넣으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아니라 몸이 멋대로 움직이고
나는 옆에서 내 몸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 다음은 잘 기억이 안난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걔들이 히죽거리면서 욕하고 툭툭 치는데
눈이 하얘지더라. 이게 내가 열받을 때 나타나는 증상인데
그 땐 몰랐음.
그리곤 정말 기억이 없다. 정신 차려보니까 점심시간이었다.
밥 안먹고 가방들고 운동장 뒤 소각장에서 기다렸다.
거기가 나 맞은데였고. 걔들이 점심먹고 노는데였다.
나무 꺼내서 휙휙 휘둘러보고.
내 주먹보다 조금 작은 넙적한 돌맹이들은
그때 이런옷 입고있었는데 배쪽에 엄청 큰 주머니가 있었다.
거기에 돌맹이를 넣어놨다.
기다리면서 놀고있는데 걔들이 오더라. 살짝 소각장 뒤로 돌아가서 숨었음.
그때 유행하던게 마시는 캔딘가 뭐시긴가 물엿같은 건데
주둥이로 쪽쪽 빨아마시는게 있었다.
그거 마시면서 모여 놀더라.
싸움 제일 잘하고 1짱이고, 어제 내 싸대기 친새끼가
고개 꺾어서 그거 쪽쪽 빨아먹고 있을때.
뒤에서 달려들어 나무가지로 뒤통수를 때렸음.
존나 쎄개 때렸는데 안쓰러지더라.
대신 뭐가 팍 튀었는데 보니까 피임.
피보니까 또 눈 앞이 순간 하얘졌다가 다시 멀쩡해졌는데
정신차려보니까 걔 머리통 계속 때리고 있더라.
손으로 머리 감싸고 도망가는데 따라 달리면서 계속 때렸다.
그러다 걔가 넘어졌는데 올라타서도 계속 때렸다.
나는 몇주전까지만해도 사람 얼굴도 주먹으로 못때렸는데
머리통을 단소봉만한 나뭇가지로 깨고 있더라.
살려달라는 말도 그 때 처음으로 들어봄.
살려달라는 말 들어서가 아니라.
체력이 다 털리니까 그제서야 정신이 들더라.
1짱 초딩 머리 다 깨지고 머리 막다가 맞은 손도 손톱 깨져서 피 질질흘렀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