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먹을만큼 먹었는데
누군가와 말을 좀 섞다보면 나를 만만하게 어리숙하게 보는 것 같음
A형 + 내성적 + 소심 + isfp + 회피형 + 예민 + 다른 사람 상대하는 게 피곤 + 약간의 대인 기피 + 말 수 적음 + 말을 잘 못하고 사람 잘 못 사귐
근데 자신감 자존감은 나름 있는 편임
어렸을 때부터 나 이외의 모든 타인이 귀찮고 사교성 없고 대화하는 능력 자체가 좀 떨어졌는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화가 나면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갔음
어렸을 때부터 평생을 잘 생겼다는 말 지겹도록 듣고 고백이나 연예인 제의도 많이 받아봤는데, 마르고 조용하고 순둥하게 생겨서 그런지 나를 만만하게 봤다가 쥐어터지고 나서야 보기와는 다르게 싸움 잘 한다는 말 매 번 들음
성격이 불 같다 괴팍하다 무섭다는 말도 들어보고
반에서 나보다 센 놈이 보통 1명 정도거나 없거나 딱 한 번 2명이었던 적 있음
거기에 공부도 중학교 때까지는 전교권이었고
고등학교 가면서부터는 다른 사람과 싸우거나 때리는 게 부끄러운 거라는 걸 깨닫고 이후로는 딱 끊음
그 때부터 내가 뭔가 병신이 된 것 같다
그 전에는 만만하고 어리숙하게 보이거나 시비가 걸리거나 해도 화나면 패 버리면 그만이었는데
말주변 없는 놈이 그나마 있던 주먹질마저 빠져버리니 그냥 상병신임
머리가 나쁜 건 아님
내 iq는 모르는데 모의 iq 테스트에서 꽤 높은 점수라는 것만은 들어서 알고 있음
초등학교 때는 나는 당연히 서울대 의대나 법대를 가야 된다는 말 들을 정도
공부를 안 해도 전교 1등만 3번 했으니
책 좋아해서 꽤 읽는 편인데도
말을 못 함
말을 섞어보면 상대방이 '아 이 놈 어리숙한 병신이구나' 하는 게 느껴 짐
공부든 일이든 싸움이든 외모든 최상위권 찍어봤기에 예전에는 누가 나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든 말든 신경 안 썼는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뭔가 살면서 손해를 많이 보고 상대가 나를 이용해 먹으려 한다는 걸 경험하면 할 수록 나는 왜 이럴까. 사람들이 왜 저럴까. 이런 세상에 환멸감이 든다
내 과거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거나 패 버리거나 할 수도 없고
이런 게 결국 내가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떨어진 건가 싶기도 하고
외모 얘기만 빼면 내 과거랑 흡사하네. 난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 어리숙해 보이는 사람 만나도 함부로 안대하고 존중해준다. 껍데기가 맹해보여도 알맹이는 꽉 차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