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송이의 튤립이 꽃도 못피우고 죽었음. 분명히 구근을 사올때만 해도 꽃집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대로 난 매일매일 꽃 자라는 걸 보고 물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루에 한번씩 확인도 해줬건만.... 한송이는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물을 줘서 말라죽고, 한송이는 잘 자라는 거 같았는데 갑자기 잎이 말라 죽었어.

식물 기르는 분들 많은 사이트에 물어보니 한송이는 필요량보다 물 많이준게 실수였고 한송이는 나도 나름 관리해 줬지만 지금이 튤립 기르기에 적합한 시기가 아니고 더운 날씨엔 튤립이 죽기 쉽다, 내 잘못은 아니라 위로해 주셨음.

튤립 화분, 흙, 구근 사는데 든 돈보다 처음으로 기르기에 도전한 식물이 죽은게 더 슬펐음. 내 마음이 올해 마치고 어떻게든 졸업해 취업하고 싶다는게 제일 급했는데 갑자기 식물 길러보고 싶어 도전한 게 잘못이었던듯.

펫로스 증후군만큼은 아니나 식물 죽은게 슬퍼 나중에 기회될때 다른 쉬운 식물부터 길러보자는 마음으로 튤립 줄기와 구근을 흙에서 꺼내 버려줬는데(아파트 화단엔 버리면 안되니) 그걸 보고 할머니가 "거봐. 내가 물 매일 주지 말랬잖아?" 라고 똑같은 말로 타박을 계속 하시니 슬프다가 갑자기 급발진한 건가 "아니, 저도 매일매일 확인하고 물 줬어요." 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서 할머니랑 또 다툼....ㅠㅠ

할머니가 말 좋게 하라고 하니 죄송하다 하고 방 들어갔는데 ㄹㅇ 현타오네. 한번만 이야기해도 충분한데 계속 똑같은 이야기 하셔 슬픈걸 짜증나게 만들어도 될까? 그리고 할머니가 나랑 꽃 사러 간 거도 아닌데 계속 내가 내 꽃 돌볼때 오지랖 부리시고..... 노인분들은 종종 아무 말이나 생각없이 하기도 하니 참으라는데도 종종 내 감정을 건드리시면 화가 터질 거 같더라.

친하게 지내는 분들중 우리 아버지보다 연세 많은 미술 작가분(원래 내 고교시절 미술선생님이었는데 학교 정년퇴임하심) 계시고 열두살은 나보다 많은 외국인 누나나 역시 아버지보다 연세 많으신 성당 다니는 할아버지도 계신데 진짜 왜 유독히 조부모님과는 이렇게 코드가 안 맞나 미치겠음.

기숙사에 이런 문제 때문에 작년에 다시 들어가고 싶다 했어도 졸업 얼마 안남았고 할머니댁이 학교랑 가까우니 좀 참자? 해서 결국 생각 접었고 잘 지내려 해봤지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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