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바이오 분야 대학원 석사 마치고 이번에 박사 진학 예정인 1개월차 인턴생입니다. 근데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어 교수님께 부탁드려서 6개월만 입학 유예 부탁하려고 합니다. 지금 도전하려는 미국 대학원과 수의대 편입 도전 및 결과는 6개월 후인 내년 1월에 나와요. 현재 어떤 선택을 내릴지 굉장히 고민이에요. 우선 제 생각을 끄적여보았는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만약에 이 생활을 계속하게 된다면, 내가 만약 6개월동안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우선 나는 내 랩실 생활에는 만족을 한다. 교수님, 사람들이 좋아 마음은 편하다. 하지만, 솔직히 내 연구주제에 대한 애정이 없다. 나는 이렇게 4-5년동안 실험을 반복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 생활에 충실하면 논문 몇편정도는 낼 수 있겠지. 나는 퇴근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거나 내 취미생활을 한다. 필라테스 및 도자기 수업을 듣는다. 그리고 동호회 활동도 한다. 하지만 솔직히 나와 맞는 사람 찾기는 너무 힘들다. 이렇게 나는 내 생활에 만족하며, 읽고 싶은 책도 읽고, 취미생활을 할 학원도 열심히 다니며 하루하루를 그저 묵묵히 살아나간다.

 

내가 만약에 이 생활을 보류하고, 6개월동안에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나는 어떤 상태가 될까. 우선 나는 매일매일 새벽5시에 일어난다. 그리고 3시간 수업을 듣고, 한시간 자고 독서실로 직행한다. 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3일 안에 책 한권을 끝낸다. 그리고 1일동안은 무한반복으로 개념을 익힌다. 그리고 3일에 개념을 또 터득하고, 그리고 같은 생활을 반복한다. 이 생활이 너무 지친다. 유일한 낙은 점심, 저녁 시간이다. 하지만 옆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생각보단 외롭지 않다. 이러한 생활을 2달간 반복한다. 공부 중간에 불안할때도 있다. 제일 불안한것은, 내가 변심하면 어떡하지, 내가 이 생활을 견뎌내지 못하고 우울에 빠지면 어떡하지, 앞을 나아갈 빛과 동력을 잃으면 어떡하지? 그것뿐이다. 내 친구들은 다 친구들도 만나고, 맛집도 가고 연애도 한다. 이 기회로 인해 내 소중한 인연을 만날 기회를 잃게 될까 너무나도 두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타협하여 허송세월을 보낼까 너무나도 두렵다. 너무나도 두렵고 두렵다. 이렇게 나는 2달간 생물과 화학을 마스터하고 8월에 있는 시험도 한번 응시해 본다. 그리고 뉴욕을 가게 될 것 같다. 내가 가는 이유는 거기에서의 길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거기에 사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난 거기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설랜다. 거기에서 내가 정착할 수 있을까. 거기에서 4-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집보다 훨씬 작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거기에서 난 자아실현을 하게 될까, 아니면 여기에 온 것을 신세 한탄하며 살아나가게 될 것인가, 그게 궁금하다. 해외에서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지금까지 살아왔던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벗어나면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까. 어떠한 인생의 풍파를 맞이해도,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자세를 배우게 될까. 난 나라는 사람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리고 두 달 동안의 독립 생활동안, 나는 거기에서 인턴 아니면 알바를 하며 미국대학원 자소서와 수의대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정말 미국대에 가고 싶은지, 수의대를 가고 싶은지 생각을 해 보았다. 우선 수의대를 가고 싶은 이유는, 면허를 가지고 싶은 이유가 제일로 컸다. 난 어디에서든 소속되고 싶지 않았다. 난 그저 면허를 가진 전문의로서 어디에서 구애받지 않고, 내 길을 펼쳐 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물과 일한다는 것은 냄새나고, 힘들지만, 동물을 치료해줌으로 느끼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싶었다. 미국 대를 가고 싶었던 것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관습, 한계,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다. 사실 미국대학원 진학보다는 미국 자체로 가서 일해보고 싶은 것이 크다. 또한 미국 대학원에서는 1년동안 여러 연구실 경험 기회에 주어지기 때문에 나의 관심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점은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고, 빠른 정착을 하고 싶다. 나는 아직도 갈팡질팡한다. 솔직히 말해 내가 막상 수의대가 붙거나 미국 대학원에 붙어도 그닥 기쁠것 같지는 않다. 왜냐면 또 다른 시작은, 설램도 유발하지만 동시에 낯설음은 나를 두려움에 빠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또 어떤 환경, 어떤 풍파, 어떤 심리적 고충이 찾아와 나를 힘들게 만들지 모른다. 그런 불확실성은 나를 숨막히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성을 견뎌내면, 내가 원하는 삶을 만나지 않을까? 나는 이에 대해 희망을 가져본다.

결국에는 선택이다. 나는 지금의 삶도 충분히 만족하며 지낼 수 있다. 내가 가진 욕심, 미련을 버리면 나는 이 삶을 매우 풍족하게 보낼 수 있다. 그냥 엄마 아빠와 편하게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을 할 때, 나는 평소와 같은 성격에 우유부단한 사람이 될 것이며, 내가 자퇴했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에 대해 평생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거에 아쉬움을 느끼며 살게 될 것이다. 반면에 내가 도전을 했을 때, 불안하고, 불확실하며, 수의대에 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미국에 가는 것에 대한 더욱 큰 부담감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안이라는 것은 막상 부딪혀보면 깰 수 있다고 한다. 이를 깰 기회도 얻고, 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살면서 살 기회도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해도, 내가 선택한 이쪽 길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을 때 오히려 나는 예전의 편한 삶을 그리워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