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날처럼 백수 생활로 시간을 떼우다가 과거에는 친구였던 연락 없는 친구의 잘 사는 카톡 프로필 업데이트를 보니


지금의 내 모습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변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


나라는 사람은 원래부터? 아니면 살아오면서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예가 없다.


무엇을 하고 싶어서 한다기보다는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을 하는 식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하다못해 게임을 선택할 때에도 친척형이 하는 게임이 재밌어보였으니까, 대세 게임이라니까라는 주변의 평가에 의해 했지


딱히 하고 싶어 한 것도 아니다. 게임을 안하고 남는 시간에 공부나 운동을 할 정도로 성실한 인간은 아니었기에-


다행히도 고등학교까지는 머리가 썩 나쁘지는 않았는지 꽤 준수한 성적을 받아 학창생활에 딱히 부담을 느끼진 않았지만


이 기질은 친구들이 10대 대학을 외며 목표 대학을 외치고 있을 때, 고3 여름이 되어서야 보다못한 부모님이 한 살 위의 누나에게


내가 갈 대학을 '대신' 알아보게하여 소위 지거국 대학을 가게 되었다. 과? 과야 당연히 가고 싶은 곳 없으니 제하고 제해서 결국 게임? -> 컴퓨터 쪽으로 진학.


대학 생활은 학창시절처럼 잡아주는 고삐가 없고 타지에 홀로 나와있고 사교적이지도 않은 성격에 학과 생활은 꿈도 못꾸고


외로움에 죽긴 싫었는지 동아리를 2곳 정도 들어가 적당히 보내다가 공익 가기 전 알바, 공익, 소집 해제 후 알바 후 복학.


그리고 으레 그렇듯이 이제 정신 좀 차려야지. 물론 내 의지보다는 남들 다 그러니까. 한 반년 하나 싶더니 결국 다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적당히~ 대학을 다니다 졸업. 그래도 출석과 과제, 시험 공부는 빠지지 않고 하긴 했으니 좋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은 학점을 받긴했다.


자.. 이제 우리나라 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난 진짜 자유다.


그러나 인생에 태어나서 죽는 것, 본능 외에 어느 하나 자연적인 게 있겠는가.


억지로라도 목표를 세웠어야했는데 그런 게 없이 허송세월. 다시 부모님의 공무원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 당해 시험까지 2달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앞서 언급했듯이 허송세월을 보내는 생활은 '하면 안되는 것'에 분류되었기에 이를 피하고자 공시생에 돌입. 당연히 광탈. 하고도 진심이었다면 내년 시험을


바로 준비했겠지만 그만두고 그래도 대학에 쓴 돈은 활용해야 되지 않겠나싶어 아무 생각없이 사기업 지원. 운좋게 한 곳을 면접까지 봤으나 탈락.


아.. 하다보니 내 인생을 얘기하게 되었는데 아무튼 그렇다. 나라는 인간은 주관이 없다.


몇 안 남아있는 번듯이 직장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나도 그랬어~라고하지만 나는 그들보다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탄생이라는 본질조차 태어나는 사람의 의도가 없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본인들의 사랑의 결실로서 자식을 낳지만


태어나는 자식에게는 태어나고 싶다는 의지, 생각, 주관 이런 게 배제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은 살다보면 '왜 사는 지 모르겠어요'라는 당연한 의문에 당면하게 되지만, 여기에 해답은 없다.


아니 기억나는 스님의 대답 하나가 있긴하다. '태어났으니까 사는거다.'


원론적인 대답이지만 이게 정답이다.


태어났는데 살기 싫으면 어떡하냐고? 답은 정해져있다. 죽는 것 뿐.


대다수 건강한? 아니 건강하지 않아도 생물로써 태어난 이상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니


삶에 대한 명확한 철학이 없는 사람은 사랑이니, 우정이니, 음악이니, 꿈이니, 희망이니 좋아보이는 것들에 기대하며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주위에서 흔히 말하는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나는 전자에 속한 인간이고 딱히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죽고 싶지도 않다.


그저 집이 수저를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입에 풀칠하는 데에 지장이 없기에 기생충마냥 빌어먹고 삶을 연명할 뿐.


나에게도 변화라는 게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