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어릴때부터 중산층쯤 되는 좋은 가정이였어요
비록 부모님이 이혼해서 어머니랑 할머니가 절 키우셨지만

이모는 어릴때 당시 기준 꽤 버시는 신세계 부장이셨고
어머니도 성형외과 실장으로 항상 바쁘셨지만 잘 버셨고
할아버지는 코오롱 건설회사의 상무 위치로 많이 버셨어요

저 어머니 이모 할아버지 할머니 5명이서 사는 집이였는데
어릴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할머니는 정말 제가 본 사람중에서 제일 인자한 분이셔서 가정도 화목하고 돈도 특히 부족할게 없었고 행복한 시절을 보냈어요

그런데 제가 제 정신에 좀 위화감을 느낀게 초등학생 때일까요
저는 남자인데 여성스러운것이 좋고 남성스러움에 거북함을 느끼고 이성으로써도 남자가 의식되기 시작했거든요

이런거에 대해서 알 리가 없었던 나이였고
이상한 것이라 생각해서 애써 머리에서 그런 생각들을 떨쳐내고 한구석에 밀어두며 남자인 저로써의 인생을 살았어요.

초등학생.. 중학생.. 나이가 먹으며 점점 생각의 크기가 커지면서 구석에 밀어둬도 신경이 더 쓰이기 시작했지만 참아냈어요
저는 남자니까

하지만 그런것도 당연히 어색할 수 밖에 없는지
동성 친구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취미 분야는 전혀 맞지 않았고
억지로 거기에 맞추려다 결국 겉돌게 되는 제가 있었어요

정말 밝은 성격이였고 누구랑도 친구로 어울렸지만
점점 그런 생각을 억누르는게 힘들어질수록 연기하는게 서툴러질수록 제 친구는 적어졌고 

결국에 중학생때는 한번 친구에게 배신도 당하며 성격이 급격하게 어두워져서 혼자 다니기 시작했죠

고등학생때 한번 손을 뻗어준 친구들이 있었지만
너무 늦었는지 아무리 좋은 말을 해주고 의지를 해줘도
제 친구들을 속으로는 전혀 믿을수 없고 제 자괴감과 우울감에 눌려서 다시 혼자가 되었어요

동시에 그 시기에 절 사실상 혼자 봐주시던 어머니같은 존재인 할머님이 긴 투병끝에 돌아가셔서 살 의욕도 잃고 망연자실하더라구요

성적도 좋고 외국어도 잘해서 부모님께 기대받았지만
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에 다니게 되어 대학도 미뤄지고

머지않아 억눌러왔던 성 정체감 문제도 터져버려서
더 병원을 가는 그런 규모가 커지고 대학 진학은 취소되기에 일렀어요

전부터 심했던 우울감과 대인기피증 정체감 장애를 억눌러오며 낮아진 자존감 문제로
결심하고 어디에 면접을 보러 가도
고등학생때부터 아예 웃는것도 우는것도 못하게 되버려서 감정이 메말라있는 상태라 그런지 전부 거절당했어요

유일한 길이라고는 막노동밖에 없었는데
제 체격 자체가 그런 일에는 아예 맞지 않을 뿐더러
성적 지향과 노동일을 해서 발달해버릴 몸을 생각하면 차마 끔찍해서 손도 댈수가 없었죠

그렇게 방구석 백수로 지냈고
그나마 친했던 중학 고등학생때의 절친한테 다시 연락이 왔지만

제 부정적인 면은 연기하려해도 숨길수도 없었고
그걸 털어놓은 이후로 그 친구는 저때문에 힘들어했고
급기야 제가 정말 죽으려고 결심했을때 자백한 성 정체성 문제를 밝히고는 그 친구도 저를 멀리하고 이제는 남으로 지내게 되어 제 옆에는 아무도 안 남은지 오래네요

한창 대학 다니거나 돈을 벌어야 할 나이에
병원비만 축내며 살아가는 저는 가족한테도 민폐이고

차라리 간단하게 암같은 물리적 병에 걸렸으면 모를까 이해받기 정말 힘든 공감이 불가능한 주제였기 때문에
가족한테도 이해받지 못하여 수많은 갈등이 있었고 상처를 받고 이런걸로 가족하고 싸우는것 자체도 자괴감이 들었어요

미래에 대해 상상해도
성전환수술을 받는들 물리적 병이 말끔히 낫듯이 그렇게는 살지 못하는 법이기 때문에 삶을 이어나가는걸 포기하려 했지만

많은 조언과 주위의 긍정적인 얘기를 들으며
할수 있는데까지는 해보자 수술은 해보고 죽자 라는 마음으로 바뀌었으나

그 시기에는 이미 코로나가 터져있었고 한창 진행되는 상황이라 경제는 악화되어 저희집안도 타격을 봤고.. 할머님이 받으신 병원 치료도 월에 수백이라는 금액이 몇년간 나갔어서 집 자체의 재산도 많이 적어진 상황에 저희 어머니는 친구에게 배신당하여 같이 사업하던 병원에서 잘리고 혼자 사업을 시도하셨지만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 봉쇄로 인해 더 내리막을 걷게 되시고, 이모님은 퇴직 할아버님은 정년퇴직.

저라도 돈을 벌어야 하지만 쓰레기같은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고 병원에만 다니고 방에 박혀있는 상황에

저희집은 부동산이 망해서 집값은 내려가서 재산조차 줄어들었어요

제 자립에 필요한 돈 자체를 제가 스스로 버는것도 문제지만
저는 언제쯤 제 인생을 살 수 있을까요?
성전환 수술의 각종 절차를 밟으면 5천만원은 우스운 돈이 나오는데 못해도 30대가 되서야..?

그마저도 수술받은 트랜스젠더 사회적으로 알면 기피당하는 반쪽자리 존재가 되어서 살아가는 것이 피눈물나는 노력을 몇년을 해서 얻어낼 만큼 가치가 있냐면 저는 전혀 없는것 같더라구요

집이 여전히 부유해서 차라리 일찍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면

할머니가 살아계셔서 정신적 지지를 얻고 제가 저인체로 못살더라도 할머니한테 효도하기 위해 살 삶의 의지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저주받은 몸뚱아리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수많은 후회랑 미련이 남네요

어릴때는 제가 이런 사람인줄 상상도 못해봤고
화목하고 유복한 집안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제 장래가 무조건 밝을거라고만 여기고 살아왔지만 눈떠보니 한순간에 지옥을 살아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