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자꾸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이번 생은 틀렸다는 거야 이젠 너무 늦었어

이미 게임 끝났고 남은 건 우울한 미래뿐이겠지

난 외롭게 고독사할 운명이야


결혼 같은 건 물 건너 갔어

연애도 못하는데 결혼은 어떻게 해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사랑받을 수 없었다

난 키도 작고 못생겼어 내가 상대방이었어도 날 선택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아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뭐라 하는 게 아니야

세상은 원래 그냥 불공평한 거고 다만 이번 생은 운이 좀 없었네


이제 자리도 잡히고 어느 정도 안정되니까 결혼을 생각해 보래 주변에선

그럼 나는 자리도 잡히지 못하고 돈도 못 벌면 원래 사랑할 수 없다는 반증 아니겠어 그런 말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는 쉽게

자리 잡지 못하더라도 할 수 있는

그저 그런 그냥 인간적인 감정을

내가 하려면 더 많은 현실적 여건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거 아니겠어

그렇다면 이제 와서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은 과연 날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

난 사랑을 하려면 그렇게나 많은 돈이 필요한 거였을까?

그렇다면 사랑이란 결국 매매의 대상이 되는 걸까 나에겐


소개팅을 해 보래, 소개팅, 소개팅 말이지

내가 용기를 내서 주변인들에게 소개팅을 요청하면 언제나 민폐였다는 것을 이전부터 알았어

이제 와서 소개팅이 된다고 하더라도 더 의문스러울 것 같아

왜? 이상한데, 이게 된다고?


사람을 만날 노력을 해 보래

내가 왜? 내가 호감을 짐짓 드러냈을 때 느껴지던 많은 시선들이 생각나

마치 정상인들이 불쌍한 사람을 내려 보는 것 같은 연민과 증오, 우월감과 미안함이 복합적으로 섞였었던 그 시선들

난 그냥 연애시장이라는 동일한 링 위에서 싸울 수가 없었던 거야 체급이, 체급이 안 되거든

나는 그냥 마치 장애인 같은 거야

외모가 그냥 장애인 같은 거야 하자가 굉장히 심하지 남들이 보기에 불편할 정도인 거야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한 여름 밤의 꿈이 아니라 모기처럼 싫은 거야

내가 좋아하는 건 상대방에게 귀찮을 뿐이겠지



진정으로 널 사랑할 사람이 어딘가에 있는데 그걸 만나지 못한 것뿐이라는

선심과 도덕적 월등감, 위선과 가식이 교묘히 섞인 듯한 위로의 말을 짐짓 건네는 사람들이 제일 나빠

단 한 번만이라도 나처럼 비참해 봤다면 그런 말 할 수 없을 거야

요새 알파 베타 이런 말이 유행이더군 난 오메가라고 오메가

나는 성적으로 따지면 경계선 지능 장애를 타고 나서 9등급밖에는 못 받는 인생인 거야

대학교 못 간다고 진정한 내 진로와 적성을 알건 말건 그냥 난 안 되는 인생이라고

왜 같잖게 위로하는 걸까

다들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난 진짜로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사랑받을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이제 나이도 많이 찼어

더욱 더 삶은 외로워만 가고

하지만 더 많이 포기해야 하는 거겠지


비참하다 나도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었는데

돈을 벌고 벌어도 허무하기만 해 뭐 그렇다고 해도 많은 돈도 아니지만

그래 돈이라도 벌고 있다는 게 어디겠어 나 같은 거지 같은 인생이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 바라보는 노을은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해

하지만 이번 생에는 그런 사소하지만 가장 위대하다는 일상마저 평생 모르는 채로 죽어야겠지

다음 생에는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