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9살이고 월 250~300정도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이 가정사는 우리 가족 빼고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고, 누구한테도 말해본적 없었는데,

오늘 10시에 엄마한테 돈 빌려달라는 전화받고 처음 털어놔 본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중학생때 이혼했다. 그냥 어느날 아빠가 집에서 없어졌다.

아빠가 바람을 피웠다고 엄마가 얘기해줬다.

나는 별 감흥이 없었음 왜냐면 부모님의 사정이니까, 다 큰 성인인 부모가 이혼하는걸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남동생이 막을 방법 따윈 없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이 이혼한건 내 10년이 넘은 친구들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이야기 할 필요도 없고, 필요성도 못느꼈기 때문이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집은 꽤 사는 편이였던걸로 기억하고 사는집도 빌라를 사서 월세를 받아서 살았다.

모자란거 하나 없었다.

내 친구들은 지금도 우리집이 좀 사는 집인걸로 알고 있다.

말할 필요를 못 느꼈기에 말을 안해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말할 생각은 없다.

걔네가 우리 집보고 좀 산다고 대충 이어받으면 넌 걱정 없을거 같다고 할 때 마다 적당히 둘러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거짓말 하는게 많이 힘들었던거 같다.

 

그렇게 세 가족은 2~3년을 지냈고 나는 고등학생이 됐다.

우리 집에는 낯선 남자가 들락날락 거리고 자주 나와 마주쳤다.

삼성보험 다니던 남자였는데 부장? 과장? 낮지 않은 직급이였던걸로 기억한다.

우리 형제는 그를 그냥 아저씨라고 불렀다.

 

아저씨는 우리 집에 들락거리는 빈도가 잦아지더니 우리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동생은 공부를 잘하는 편이였고 나는 그냥 놀기 좋아하는 중하위권 성적을 가진 놈이였다.

아저씨는 공부 잘하는 동생을 예뻐하고 용돈도 챙겨주고 그랬다.

나는 맨날 놀러다니고 공부도 못하는 나를 싫어하고 용돈도 잘 안줬다.

고등학생이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할리 만무했고, 아저씨와 나는 거의 무시하고 사는 수준이였다.

그 사람은 성인이 되고 생각해보니까 우리 엄마의 남자친구였던거 같다.

 

나는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고 4년제 지방대 기숙사로 들어갔고, 이 시기에 아빠와 연락이 닿았다.

우리는 그냥 근황을 물었고, 아빠는 나한테 용돈이라며 돈을 송금해주고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는 군대에 갔다.

군대에서 일병때쯤인가 휴가를 나와서 집에 갔는데 집이 없어져있었다. 연락을 안하고 불쑥 찾아간 것도 아니다. 그냥 이사를 갔더라.

엄마한테 연락을 했는데 엄마가 이사를 갔다면서 새로 이사간 집 주소를 알려줬고,

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없었고, 엄마한테 전화를 해봤지만 받질 않았다.

핸드폰 배터리는 나가고 집에는 못들어가고 그렇게 한 시간을 주변을 맴돌다가

공중전화 콜렉트콜로 엄마한테 전화를 하자 연락이 됐고 비밀번호를 듣고 집에 들어갔다.

이게 거의 8년전인데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21살 갓 성인된 애새끼나 다름 없는 나한테는 큰 상처였던 것 같다.

 

그렇게 집에 들어갔는데 그 집은 전에 살던 집보다 좀 더 좁은 집이였고,

나는 전에 살던 집이 세명이서 살기에는 너무 넓어서 좀 좁은 집으로 이사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냥 거기서 휴가를 보내고 군대에 복귀했고, 그렇게 전역했다.

 

다시 돌아온 집에는 내가 중고등학생때 보던 우리랑 같이 살던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딱히 캐묻지도 않았지만 엄마랑 헤어진 것 같았다.

 

그렇게 복학을 하게 됐다.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었는데, 엄마가 생활비 대출을 받으라고 권유해서

그냥 200만원 받아서 쓰자고 생각하고 생활비 대출을 받았다.

그렇게 복학을 하고 자취방을 구해서 대학 동기와 룸메이트를 해서 살고 있었다.

어느날 자려고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는데 연속으로 문자가 3통정도 날아왔다.

통장압류 문자였다.

신한,농협,국민 3개 통장계좌가 압류되었다고 문자가 날아왔고 계속 쓰던 통장이 압류된 나는

순식간에 길가다 음료수 하나 못 사먹는 거지새끼가 됐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금방 해결해준다고 걱정하지 말라고했다.

23살짜리가 통장압류를 당하고 무슨 생각이 날까. 나는 며칠뒤 우체국 계좌를 하나 개설했고,

거기로 용돈을 받는 생활을 했다.

자취하는 대학생이 엄마가 보내주는 5만원 3만원 이런 돈이 충족될 리가 만무했고,

나는 아빠에게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고 아빠에게 용돈을 받았고 엄마도 이걸 알았다.

엄마가 아빠한테 연락해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4학년이 됐고, 나는 휴학을 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 사이에 집은 한번 더 이사갔다.

빌라->아파트->상가건물 주거공간? 이렇게 세 번째 집으로.

집은 더 좁아졌고 거기에는 처음보는 남자가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엄마의 두 번째 남자친구라고 생각한다. 우리 엄마 63년생인데 아들인 내가 봐도 이쁘다.

아무튼 두 번째 남자친구는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였다.

나는 일을 하다가 그만둔 상태로 집에서 백수로 지내고 있었는데, 엄마가 사장님이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가서 해보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사장님을 따라 일하러 갔고, 그 일은 대리석 붙이는 기공 조공들 시다바리였다.

대리석을 순서대로 끌어올려서 벽에 달아야하니까 그 대리석을 세팅하는 일이였다.

대리석은 존나게 무거웠고 팀장은 계속 빨리빨리 하라고 닦달했다. 그 일 하는 내내 손가락이 달달 떨리고 아파서 잠이 안왔었다.

일당 12만원짜리 일이였다. 지금봐도 무슨 생각으로 그거 12만원 받고 일했는지 모르겠고

우리 엄마는 그걸 왜 나를 시켰는지도 모르겠다. 사장 씨발놈의 새끼

 

그렇게 그거 3개월 하다가 때려쳤는데 아빠가 잘 그만 뒀다면서 자기 지인이 지금 집을 비워뒀다고,

거기 들어가서 잠깐 살라고 했다. 그렇게 그 집에 들어가 3개월정도 보냈다.

거기서 아빠도 자주 보고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했다.

빌라는 어떻게 됐냐는 말에 지금 두 번째 이사갔다고 말했는데, 결국 엄마가 다 말아먹었다고 그런식으로 말했다.

맞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 전에도 나는 우리 엄마 인생이 좆됐다는걸 알아버렸다.

 

아빠는 나를 최대한 도와주려고 했다.

아빠는 집에서 옷가지 하나 못가지고 쫒겨났는데,

결국 자기 힘으로 다시 일어나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빠는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보여주고 이런저런 조언도 해줬는데

나는 하고싶지 않았다. 왜냐면 성인 될 때까지 찾지도 않다가 자기 필요할때만 용돈 달라고 연락하는

씨발호로새끼가 자식이라고 아빠가 도와준다고, 덥썩 쳐물어버리는게 진짜 쓰레기같고 개새끼 같았다.

아빠한테 듣기로는 동생은 아빠가 용돈을 계속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받은 용돈이랑 동생이 받은 용돈은 자릿수가 다른거 같았다. 동생은 약아 빠졌고, 자기의 상황을

잘 이용하는 성격이였다.

나는 진짜 돈이 없으면 달라고 하는데 동생은 수시로 달라고 한다고 아빠가 그랬다.

 

지금도 아빠한테는 연락을 잘 못한다. 동생은 엄마를 닮고 나는 아빠를 닮아서

아빠도 나랑 비슷한가보다 서로가 연락이 오면 바로 받지만 연락은 잘 안 한다.

 

아무튼 아빠의 지인의 집에서 대충 시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 8월에 대학 선배한테 연락이 왔다.

일 안하고 놀고 있으면 일이나 좀 와서 도와달라고.

알겠다고 했고 지금까지 그 일을 하고 있다.

 

일당제로 들어와서 쉬는날이 많으면 덜받고 그래서 수입이 일정치 않은데,

아무튼 이걸 1년 좀 넘게 했다. 그리고 모은 돈은 200만원이다.

 

200~300씩 받는데 1년 넘게 모은돈이 200만원이다.

엄마한테 연락이 온다. 돈좀 빌려달라고, 내가 지랄 하지만 결국 계속 빌려준다.

우리 집은 올해 또 이사를 갔고 존나게 좁아졌다.

엄마는 돈을 안빌린데가 없었고, 아직도 내 통장은 압류상태다.

 

오늘 저녁에도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자기 장사해야 되는데 싣고다닐 차를 팔아버려서 없다고,

중고차 하나 사게 300만원만 달라 그래서 줬다.

중학생 때부터 아빠없이 엄마가 혼자 우리를 키웠는데, 자식새끼라고 키워놨는데,

오만곳에 고개 숙이고 다니다가 내가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곳일텐데..

달라고 할때마다 개지랄은 하는데 돈을 달라고 했는데 안줄수가 없다.

 

동생은 큰 수입이 없어서 소용없단걸 알아서 나한테 연락이 온다.

이 와중에 동생은 자취하러 빠져나갔고 아빠가 거의 500만원돈으로 자취방에 풀 세팅을 해줬고 아직도 용돈 받고 있는거같다.

이새끼가 존나 약았다고 생각 하고 막 화내버리고 싶은데, 얘라고 사정이 얼마나 좋겠냐.

그냥 참아버리고 만다.

 

아무튼 우리 엄마는 수억 재산 다 말아먹고 카드도 돌려막고 있는 악순환의 구렁텅이에 빠져있고

이제 그걸 지원 할 수 있는건 나뿐인거같은데

나도 이제 서른이 다되가는데 돈좀 모으고 싶은데 상황이 어림도 없다. 또 모아봐야 엄마가 빌려달라고 할거니까.

 

진짜 15년만에 내 가정사 처음 풀어본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